
[더구루=정예린 기자] 현대자동차그룹 자회사 미국 보스턴다이내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팟(Spot)’이 미국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의 반도체 공장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고도의 정밀성과 안정성이 요구되는 반도체 생산 현장에 스팟이 적용되면서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무대가 첨단 제조업으로 본격 확장되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7일 텍사스인스트루먼트에 따르면 회사는 최근 스팟이 텍사스주 리처드슨에 위치한 자사 300mm 반도체 팹 내부를 순찰하며 장비 점검과 데이터 수집을 수행하는 장면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스팟을 활용해 공정 점검을 자동화하고 생산 안정성과 품질 관리 효율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영상 속 스팟은 고해상도 카메라, 열화상, 음향 센서, 텍사스인스트루먼트가 제조한 센서까지 탑재하고 있다. 주간과 야간을 가리지 않고 공장 내부를 이동하며 점검한다. 또 고해상도의 정밀 데이터를 확보해 잠재적 문제를 사전에 포착, 예기치 못한 다운타임을 줄이는 데 기여한다. 스팟이 텍사스인스트루먼트의 제조 시설 스마트화 추진의 핵심 역할을 수행하는 셈이다.
리처드슨 단지는 텍사스인스트루먼트의 핵심 생산 거점으로, 2개의 300mm 웨이퍼 제조 공장을 운영 중이다. 2009년 가동을 시작한 세계 최초의 300mm 아날로그 웨이퍼 팹(RFAB1)과 2022년 생산을 개시한 RFAB2가 있다. 두 공장은 매일 1억 개 이상의 아날로그 칩을 생산해 전자기기 전반에 적용된다.
스팟은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지난 2019년 9월 출시한 4족 보행 로봇이다. 시속 5㎞의 속도로 이동하고 장애물을 피하거나 가파른 계단을 오를 수 있다. 상부에 360도 카메라와 다양한 센서를 탑재했으며, 인공지능(AI) 기반 소프트웨어를 접목해 위험 상황을 감지하고 해결 가능하다.
현재 스팟은 철강, 에너지, 건설, 보안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활용되고 있다.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는 고온·고위험 구간 설비 점검에 투입됐고, 싱가포르에서는 코로나19 시기 공원 순찰과 재난 대응 임무를 수행했다. 미국에서는 경찰·군수용 정찰, 영국에서는 도미노 피자의 배달 테스트에도 활용된 바 있다. <본보 2025년 7월 17일 참고 보스턴다이내믹스, 포스코 광양제철소 '스팟' 활약상 공개…투입 범위 확대 예고 [영상+]> / <본보 2025년 7월 30일 참고 보스턴다이내믹스 스팟, 도미노 피자 배달부 '변신'…'라스트마일 시장'까지 넘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