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예지 기자] LG가 미래 배터리 핵심 기술 확보를 위해 점찍은 미국의 나트륨이온 배터리 스타트업 '유니그리드(UNIGRID)'가 본격적인 제품 양산 및 공급 단계에 진입했다. 중국 기업들이 독점하다시피 했던 나트륨이온 배터리 시장에서 미국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대규모 상업적 수출에 성공하며 '차세대 배터리' 시장의 판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16일 유니그리드에 따르면 회사는 독자 개발한 '나트륨 크롬 산화물(NCO) 나트륨이온 배터리' 셀의 상업적 물량에 대한 국제 배송을 시작했다. 이번 수출은 40피트 해상 컨테이너 규모의 대량 인도 건이다. 유니그리드는 이를 통해 중국 이외 지역의 나트륨이온 배터리 업체 중 최초로 글로벌 시장에 대규모 공급을 실현한 기업이 됐다.
유니그리드의 이번 성과는 LG의 초기 투자 효과가 현실화된 사례로 평가된다. LG그룹의 기업형 벤처캐피털(CVC)인 LG테크놀로지벤처스는 앞서 유니그리드에 지분 투자를 단행하며 잠재력을 확인한 바 있다. 배터리 업계에서는 리튬 가격 변동성과 공급 리스크가 심화되는 가운데, LG가 일찌감치 나트륨이온 기술에 베팅한 것이 상업화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니그리드는 기존 배터리 업계의 상식이었던 '기가팩토리' 건설 대신 '파운드리(위탁생산) 구독 모델'을 채택해 빠르게 생산 규모를 키웠다. 직접 공장을 짓는 데 드는 막대한 비용과 시간을 절약하고, 숙련된 제조 파트너를 통해 고품질의 셀을 신속하게 시장에 공급하는 전략이다.
유니그리드의 NCO 배터리는 리튬, 코발트, 니켈 등 희귀 금속을 사용하지 않아 가격 경쟁력이 뛰어나며, 화재 위험이 거의 없는 '초안전' 기술을 자랑한다. 특히 영하 40도에서 영상 60도까지 극한의 온도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발휘해 ESS(에너지저장장치)와 납축전지를 대체할 12V 자동차 시동용 배터리 시장에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대런 탄(Darren H. S. Tan) 유니그리드 CEO는 "이번 인도 달성은 막대한 자본 투입 없이도 파운드리 파트너와의 협업을 통해 첨단 배터리 기술을 상업화할 수 있음을 입증한 것"이라며 "2026년부터 본격적으로 글로벌 오프테이크(선매수) 계약 물량을 이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업계에서는 유니그리드의 이번 상업화 성공이 리튬이온 배터리에 치중됐던 글로벌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 등 LG 계열사와의 향후 협력 범위가 어디까지 확대될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