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직구' 가치주와 성장주 무엇을 사야합니까?

코로나 이후 성장주 쏠림 현상
"닷컴버블과 비슷" 지적 제기

 

[더구루=홍성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 이후 미국 증시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기술주가 강세를 보이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와 나스닥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다만 기술주 쏠림 현상은 2000년대 초반 '닷컴버블'과 유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초기 인터넷 산업이 급성장하던 시기에 IT기업이면 무조건 주가가 올랐던 것을 연상시킨다는 것이다. 실제로 애플,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구글), 페이스북 등 5대 기술주가 S&P500 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5%에 달한다.

 

이런 가운데 가치주와 성장주에 대한 해외직구족(族)의 관심이 높다. 기술주는 대표적인 성장주다. 성장주는 현재 실적은 낮지만 앞으로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는 종목이다. 가치주는 실적이나 자산보다 기업 가치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낮은 가격에 거래되는 주식을 말한다.

 

이와 관련, 미국 경제지 포춘은 '챔피언의 거대한 컴백 : 가치주가 번창할 준비가 된 이유'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가치주는 성장주를 능가한다"며 "가치주는 주식 투자에서 장기적인 승자임을 입증한 틀림 없는 주제"라고 밝혔다.

 

◆ "가치주는 성장주를 능가한다"

 

포춘은 "벤저민 그레이엄과 데이비드 도드, 그리고 워런 버핏, 대니얼 러브에 이르기까지 시장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전문가들이 가장 선호하는 전략은 값싸고 인기가 없지만 펀더멘탈이 우수한 종목을 선택하는 것"이라며 "이 전략은 장기적으로 훌륭하게 작동했고, 지난 60년간 가치주만 담아온 집단은 성장주에 전념한 이들보다 4배 이상 부유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최근 몇 년간 전통적인 패자는 오랜 챔피언을 완파했다"며 "가치주는 매우 깊고 긴 가뭄을 겪고 있어 월가의 많은 사람이 새로운 패러다임에 들어섰다고 믿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형 기술주는 수년간 은행, 제조업과 같은 가치주보다 더 나은 결과를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포춘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에 따른 폐쇄 조치는 성장주의 성장세를 사상 최고치로 이끌었다"며 "소비자가 집에서 일하기 위해 디지털 기기를 구입하고 온라인 쇼핑에 몰리면서 애플, 아마존과 같은 기업이 번창하는 반면, 항공사, 소매점, 호텔 등 충실한 가치주는 지난 수십년 이래로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고 강조했다.

 

포춘은 "기술 기업이 거인으로 성장해도 획기적인 분야와 제품으로 진출할 수 있는 풍부한 선택지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빨리 성장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성장주는 현재 주식 투자의 가장 매력적인 대상이 됐고 이는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했다.

 

◆ "경제 회복 환경은 가치주가 성장주 능가할 좋은 시기"

 

다만 비탈리 칼렌스닉(Vitali Kalesnik) UCLA 교수는 포춘과 인터뷰에서 "앞으로 몇 년간 경제가 회복하는 환경은 가치주가 성장주를 능가할 수 있는 좋은 시기"라고 했다.

 

이에 대해 포춘은 "가치주는 전통적으로 깊은 불황 상황에서 돋보였고 현재 미국은 대공황 이후 최악의 침체를 겪고 있다"며 "아울러 쇠퇴하는 경제가 주식 시장의 거품을 폭발시킬 때 가치주가 큰 승리를 거두게 된다"고 했다.

 

칼렌스닉 교수와 아리 폴리크로노파울러스는 '불황과 회복 속 가치주(Value in Recessions and Recoveries)'라는 제목의 글에서 6번의 경기 침체와 이에 따른 반등 과정에서 가치주의 성과를 조사·분석했다. 이들은 베트남 전쟁, 1980년대 이란 석유 위기, 1990년대 중후반 기준금리 인상, 2007~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2000년대 초 닷컴버블 붕괴 시기를 살펴봤다.

 

이들 조사에 따르면 거대한 매도 기간 가치주 하락세는 전체 S&P500 지수보다 낮았다. 평균적으로 가치주의 최저 장부가 대비 가격은 23.8% 하락한 반면 S&P500 지수는 32.2% 내렸다. 회복 구간에서 가치주의 성과가 두드러졌다. 시장이 바닥을 친 이후 2년 동안 가치주는 평균 85.6% 치솟으면서, S&P500 지수(61.4%)의 상승을 이끌었다. 가치주는 침체 시작부터 완전한 경제 회복 기간 38.5% 상승, S&P500 지수의 오름폭을 웃돌았다.

 

◆ "현재 기술주 쏠림, 끔찍한 닷컴버블 연상"

 

칼렌스닉 교수는 "현재 시나리오는 20년 전 닷컴버블의 끔찍한 날을 연상시킨다"며 "닷컴버블 당시와 다르다는 주장에 따라 투자를 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그는 "지난 몇 년간 시장의 엄청난 성장을 주도한 것은 'FANMAG(페이스북, 애플, 넷플릭스,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알파벳)'과 테슬라, 페이팔 등 빠르게 성장한 몇몇 기술그룹"이라며 "FANMAG의 평가는 2007년 초 S&P500 지수 전체 가치의 4% 수준인 5260억 달러(약 620조원)에서 현재 25% 비중인 7조1000억 달러(약 8410조원) 치솟았다"고 했다.

 

칼렌스닉 교수는 "우리는 거품의 시대의 접어들었고, 몇몇 회사가 전체 시가총액의 4분의 1을 차지한다"며 "이들은 미래에 거인과 같은 속도로 성장할 수 있다는 희망에 따라 가격이 책정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극도로 비싼 주식에 집중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칼렌스닉 교수는 "가치주는 역사상 가장 저렴한 수준"이라며 "과열된 빅캡 시장에서 가치주 투자는 최고의 매수이고 현재는 가장 좋은 매수 기간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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