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러시아발 훈풍 부나…"유조선 200척 이상 필요"

러 에너지부 작성 보고서
유럽 대체 수요처 찾아야…유조선 200대 이상 건조 예상
삼성중공업 수주 확대

 

[더구루=오소영 기자] 러시아가 유럽을 대체할 새 원유 수요처를 모색하며 대규모 유조선 발주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사들의 수혜가 예상되는 가운데 서방의 제재가 변수로 꼽힌다.

 

3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주간지 '드제르칼로 티즈니아'(Dzerkalo Tyzhnia)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러시아 에너지부는 지난달 작성한 '에너지 산업에 대한 제재 결과'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인용해 "유럽에 수출하던 연간 1억800만t의 원유를 다른 시장에 팔아야 한다"라고 밝혔다.

 

유럽은 러시아산 원유 의존도가 높은 나라다. 지난해 상반기 유럽 원유 수입량에서 러시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25%가량이다. 하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며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지난 5월 러시아산 원유 금수 조치에 합의했다. 해상으로 운송되는 물량을 수입하지 않기로 했다. 2027년까지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전면 중단한다.

 

대체 물량 확보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포함해 아라비아반도에서 하루 120만 배럴의 원유를 들여왔다. 대이란 석유 수출 제재가 해제되면 러시아산 원유 수입량의 절반을 이란산으로 바꿀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러시아는 새 수요처를 찾아야 한다. 러 에너지부는 "우호적인 국가로 공급 노선을 바꾸고자 파이프라인 개발 계획은 승인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유조선도 더 필요하다. 최소 70척에서 최대 200척 이상 건조될 것으로 추정된다.

 

러시아는 수요에 대응하고자 대규모 발주에 나섰다. 특히 삼성중공업이 국내 조선사 중에서 가장 많은 주문을 확보했다. KTB투자증권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지난 3월 초 수주액이 50억 달러(약 6조7480억원)를 기록했다. 국내 주요 조선업체 전체 수주액인 80억5000만달러(약 10조8650억원)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수주 선박은 대부분 언 바다를 뚫고 항해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춘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이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러시아 국영 에너지회사 노바텍으로부터 아크틱(ARCTIC) LNG-2 프로젝트에 투입될 쇄빙 LNG선 4척을 따냈다.

 

다만 서방의 제재가 걸림돌이다. 선박을 발주한 회사들이 제재 대상에 오르고 러시아 주요 금융회사가 국제결제망(SWIFT)에서 배제돼 대금을 결제할 길이 막혀서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4월 유럽 지역 선주부터 수주한 LNG 운반선 1척에 대해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고 공시했다. 해당 선박은 아크틱 LNG-2 프로젝트에 투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중공업도 올해 3월로 예정된 아프라막스급(중형) 쇄빙 원유 운반선 두 척의 인도를 미뤘다. 발주사인 러시아 국영 선사 소브콤플로트가 제재 대상에 포함된 여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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