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윤진웅 기자] 현대자동차·기아 인도 전기차 시장 입지가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현지 정부 전동화 전략에 보조를 맞춰 투자를 진행, 현지 기반을 토대로 브랜드 존재감을 확장하고 있는 만큼 성장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12일 인도 도로교통부 데이터(Vahan Dashboard)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지난달 인도 전기차 시장에서 총 208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월(89대) 대비 133.7% 세 자릿수 급증한 수치로 전체 판매 순위 5위에 올랐다. 점유율은 2.8%로 집계됐다. 단일 브랜드 기준 현대차는 전월(51대) 대비 220% 성장한 163대로 점유율 2.2%를 기록했고 기아는 전월(38대) 대비 18% 증가한 45대로 점유율 0.6%를 나타냈다.
전기차 판매 1위 업체는 타타모터스가 차지했다. 같은달 총 5822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월(4477대) 대비 30% 상승한 수치로 점유율은 78.4%에 달한다. 이어 MG모터가 437대로 2위, 마힌드라앤마힌드라가 364대로 3위를 차지했다. 시트로엥은 308대로 4위를 기록했고 BYD는 138대로 현대차·기아에 70대 차이로 밀리며 6위로 떨어졌다. BMW그룹은 70대로 7위에 이름을 올렸다.
현대차·기아는 현지 전기차 시장 공략을 토대로 판매량을 확대, 현지 전기차 시장 규모 발전과 보조를 맞춰 '톱3' 전기차 브랜드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이다. 타타모터스 등 로컬 브랜드 전기차 판매량을 감안하면 아직까진 현저히 낮은 판매량을 나타내고 있지만 인도 전기차 시장이 발전 초기 단계라는 점에서 역전을 위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 시간이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타타모터스 전기차 시장 점유율이 지속해서 하락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신호로 읽힌다. 수입 전기차 선호도가 상승하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이유에서다. 2~30대 젊은 운전자를 중심으로 전기차 수요가 확대되는 만큼 가격보다 디자인과 성능을 우선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타타모터스는 지난 한 해 동안 현지 전기차 시장 점유율 80%대를 유지했으나 지난달 73%까지 하락하는 등 수요가 크게 줄었다.
현대차는 2028년까지 6년간 400억 루피(한화 약 6072억원)를 투자, 전기차 관련 R&D와 인프라를 확장하는데 이어 순차적으로 6개 전기차 라인업을 강화하고 현지 전기차 시장 주도권을 잡겠다는 목표다. 기아 역시 오는 2027년까지 5년 간 총 200억 루피(약 3036억원)를 투자, 현지 전기차 생산을 앞당기고 시장 공략에 나선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기아는 이미 전기차 기술력에 있어 로컬 브랜드를 크게 앞서고 있다"며 "대규모 현지 투자가 이뤄지는 만큼 로컬 브랜드 전기차 수요가 현대차·기아로 옮겨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한편 인도는 지난해 내수 시장에서 425만대를 판매하며 일본을 제치고 세계 3위 자동차 시장로 등극했다. 14억 명이 넘는 인구가 자동차 판매를 견인했고, 올해 중국을 추월, 세계 1위 인구 대국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