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윤진웅 기자] 기아가 글로벌 전기차 시장 공략을 위해 전동화 전환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량(PHEV) 관련 미래 경쟁력에 대한 부정적인 내부 평가가 나왔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딘 노비아토(Dean Norbiato) 기아 호주 마케팅 총괄은 최근 호주 자동차 전문 매체 카익스퍼트(CarExpert)와의 인터뷰에서 PHEV 차량의 미래 경쟁력에 대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PHEV 기술에 대한 고객들의 이해도가 낮은데다 고객 대상 PHEV 관련 별도 교육을 실시할 수도 없기 때문에 판매 전략을 세우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인터뷰 과정에서 PHEV가 막다른 기술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도 전해진다.
노비아토 총괄은 "개인적으로 PHEV는 판매하기 힘든 개념이라고 생각한다"며 "구매를 결정해야 하는 소비자들의 PHEV 기술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가 부족할뿐 아니라 OEM 관점에서도 기술 홍보에 적극 나서고 있지 않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기아를 비롯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순수 전기차(BEV)에 집중하며 BEV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는 상황에서 PHEV 기술 관련 별도 마케팅을 추진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라는 것이다.
노비아토 총괄의 이 같은 발언은 기아 브랜드가 PHEV 개발을 포기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지속해서 PHEV 모델 판매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호주의 경우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 쏘렌토 PHEV를 판매하고 있다. 무엇보다 유럽 시장에서 기아 PHEV 모델에 대한 인기가 계속되고 있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기아 스포티지 PHEV 모델은 지난 1월 기준 유럽 시장에서 총 2304대 판매를 기록, 월간 베스트셀링PHEV 모델 순위 5위에 올랐다. 이어 니로 PHEV 모델은 2143대 판매로 6위에 이름을 올렸다.
니로 PHEV의 경우 '2023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Red Dot Design Award) '제품 디자인'(Product Design) 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 상은 고객 요구에 부응하는 혁신적인 자동차 디자인을 적용한 모델에 주어지는 것으로 최첨단 디자인 선두에 서겠다는 기아의 의지를 나타낸다.
업계 관계자는 "노비아토 총괄의 개인적인 우려와는 달리 기아 PHEV 모델들의 인기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며 "향후 BEV 시장 확대로 PHEV 시장이 점차 쪼그라들 수는 있지만 미래 경쟁력을 따지기에는 시기가 적절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