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칠레 2위 리튬 업체와 탄산·수산화리튬 구매 계약을 맺었다. 배터리 원재료의 공급망을 확충하고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대응 역량을 한층 강화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SQM은 LG에너지솔루션과 리튬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지난 5일(현지시간)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부터 2029년까지 7년간 10만톤(t)을 공급받는다. 리튬 단일 구매 계약으로는 최대 규모다. 고성능 순수 전기차 200만 대 이상의 배터리를 제조할 수 있는 물량이다.
이번 계약은 양사가 2020년 체결한 계약을 대체하는 건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당시 SQM으로부터 2021년부터 9년 동안 리튬 약 5만5000t을 받기로 했다. 급증하는 글로벌 배터리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자 7개년치 잔여 물량인 3만6000t을 약 3배 가까이 확대했다.
1968년 설립된 SQM은 칠레와 호주 등에 리튬 광산을 소유한 기업이다. 전 세계 리튬 시장의 약 19%를 차지하고 있다. 작년 11월 SK온과 2023~2027년 수산화리튬 총 5만7000t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하며 한국 배터리 회사들과도 활발히 협력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는 지난 2020년 공급 계약을 시작으로 작년 5월 양극재 합작공장 설립과 폐배터리 재활용 연구에 협력하기로 하며 파트너십을 넓혔다. <본보 2022년 5월 6일 참고 LG에너지솔루션, 세계 2위 리튬업체 SQM 양극재 합작공장 추진>
LG에너지솔루션은 SQM과의 계약을 토대로 배터리 원재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하이니켈 고용량 전기차 배터리'의 원료로 사용되는 수산화리튬 뿐만 아니라 '로우니켈·리튬인산철(LFP) 배터리'에 주로 사용되는 탄산리튬도 대규모로 공급받는다. LG에너지솔루션은 앞서 미국 애리조나주 퀸크릭(Queen Creek)에 애리조나 원통형 배터리 독자 생산공장(27GWh)과 16GWh 규모의 ESS용 LFP 배터리 공장 건설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리튬은 배터리 4대 구성요소 중 하나인 양극재 생산에 쓰인다. 양극재 원가의 40~50%, 배터리의 20~30%를 차지한다. 전기차 보급이 확대되면서 리튬 수급의 불안정성도 커지고 있다. 이는 리튬 가격 추이에도 나타난다. 리튬 가격은 2020년 1월 ㎏당 39.5위안에서 이듬해 252위안까지 뛰었다. 우크라이나 전쟁 직후 581.5위안까지 치솟았다 전쟁이 장기화되며 다시 안정세를 찾았다. 탄산리튬 가격은 지난 4월 152.5위안까지 떨어졌다.
가격이 요동치며 안정적인 리튬 수급은 배터리 업계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가 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일찍이 리튬 공급망을 다각화해왔다. 독일 벌칸에너지와 캐나다 시그마리튬, 호주 라이온타운 등으로부터 리튬을 확보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SQM과의 계약으로 리튬 수요를 충족하는 동시에 미국의 IRA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게 됐다. IRA는 전기차 세액 공제를 받으려면 배터리 광물을 일정 비율 이상 미국이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조달해야 한다고 못 박았다. 칠레는 미국과 FTA를 체결한 국가다.
김명환 LG에너지솔루션 생산·구매 최고책임자(CPO) 사장은 "이번 계약을 통해 핵심 배터리 광물인 리튬의 수급 안전성을 높이고 공급망 다변화를 통해 IRA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강화하게 됐다"며 "차별화된 원료의 안정적인 수급과 독보적인 제품 경쟁력으로 세계 최고의 고객 가치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