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LNG선 건조' 中조선소 슬롯 예약…'빅3' 기선제압 당해

카타르, 가격 경쟁력 때문에 중국 후동중화조선소 택해
현대·삼성·대우, 기술력 앞서 추가 발주 기대 

 

[더구루=길소연 기자] 최대 150억 달러(약 18조원) 규모의 카타르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수주전에서 중국이 초반 승기를 잡았다. 

 

중국 조선소가 가격 경쟁력에서 앞서 첫 건조 물량을 확보한 것인데 슬롯 역량 때문에 물량이 분배될 가능성이 높아 국내 조선소는 추가 발주를 기다리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카타르 국영 석유회사 카타르페트롤리엄(QP)은 중국 후동중화조선소에 17만4000㎥급 LNG 운반선 신조 프로젝트 관련 건조 슬롯을 예약했다. 

 

계약 규모는 '8척 건조+8척 옵션' 형태로, 총 16척 건조 계약으로 알려졌으며 계약 규모는 3조5000억원으로 알려졌다. 납기는 2027년이다. 

 

다만 후동중화조선소가 연간 12척의 LNG 운반선을 건조할 수 있어 남은 물량은 국내 조선소로 분배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사드 빈 셰리다 알 카비 카타르 에너지 장관 겸 국영석유회사 카타르페트롤리엄(QP)의 CEO는 글로벌시장 분석기관 스탠더드앤푸어스글로벌플래츠(S&P Global Platts)와 인터뷰에서 "카타르는 최소 60~80척의 LNG운반선이 필요해 올 여름 전에 조선사들에 120척분 슬롯을 예약할 것"이라며 "카타르가 글로벌 LNG운반선 건조능력의 60%를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카타르페트롤리엄은 자회사 카타르가스를 통해 노스필드 가스전의 확장 계획을 추진해왔다. 지난해 초부터 노스필드 가스전에 필요한 LNG 운반선 건조 확보를 위해 접촉해 온 것. 

 

지난 2월 카타르페트롤리엄은 글로벌 조선사들에 LNG운반선 발주를 위한 최종 입찰제안서까지 보내 발주가 임박했음을 알렸다. 

 

이번 수주전은 국내 조선 빅3인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과 중국 후동중화조선이 입찰에 참여하면서 4파전 양상 구도를 보여왔다. 

 

이 과정에서 코로나19 사태로 수주전이 수개월 연기될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조선업계는 애타는 마음이 고조되기도 했다. <본보 2020년 4월 19일 참고 LNG선 발주 연기설에 애타는 조선업계…"예정대로 발주" 희망>

 

카타르 LNG 신조선 프로젝트는 금액대가 커 조선소들 사이에서 올해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최근 조선업계가 코로나 여파로 수주 가뭄에 시달려온 터라 예정대로 신조선 발주 결정이 이달 중 발표되기만 바래왔다. 

 

 

조선소의 바램대로 이달 중 발주 결정이 진행됐으나 카타르가 택한 건 중국이었다. 국내 조선소가 뛰어난 기술력으로 수주전 우위를 점했으나 중국 조선소의 가격 경쟁력에서 앞서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 조선소는 정부 차원의 선박 금융 지원을 등에 업고, 고부가가치 선박 경쟁력 확보하고 있다. <본보 2020년 4월 11일 참고 中, 금융기관 자국 조선소 무한 지원…"수주 경쟁력↑"> 
 

정부 지원 덕에 글로벌 에너지메이저 로얄 더치 쉘의 LNG 이중연료 추진식 LR2 탱커(Long Range two) 최대 12척 발주 사업을 확보하고, 독일 해운선사 하팍로이드 발주 예정인 1조3000억원 규모 초대형 컨테이너선 6척 수주 경쟁에서 중국이 한국 조선소를 제치고 수주전 우위를 점했다. 

 

카타르 수주전 역시 중국 정부 재정 지원에 힘입어 중국 조선소가 초반 승기를 잡은 셈이다. 

 

그렇다고 한국 조선소의 수주 가능성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중국 조선소의 슬롯 역량이 제한돼 있고, 납기 시기를 맞추려면 남은 주문량을 국내 조선소에 배분, 발주할 가능성이 높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국내 조선 빅3 모두 카타르가 원하는 선박을 건조한 경험이 있고, 대우조선은 과거 카타르 수주 물량을 성공적으로 인도한 바 있어 추가 발주 확보에 유리하다"라고 밝혔다. 

 

한편 카타르 LNG 운반선 발주는 60∼80척으로 발주 금액은 약 150억 달러(약 18조원) 규모로 추산되지만, 120척 규모로 발주가 늘어나면 약 216억 달러(약 26조6000억원) 규모의 초대형 프로젝트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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