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길소연 기자] 조선 '빅3' 수장들이 카타르 에너지 장관과 만나 카타르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프로젝트에 대해 논의했다.
슬롯(도크) 확보 문제로 조선 3사 중 한곳에서 수주 싹쓸이가 힘들자 공동전선을 구축해 적극 수주경쟁에 펼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최대 18조원에 달하는 카타르발 LNG 운반선 프로젝트는 조선 3사 모두 눈독을 들이고 있는 발주건이라 이번 장관 회동에 관심이 집중된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사드 셰리다 알 카비 카타르 에너지 담당 국무장관은 지난 18일 한국을 방문, 이낙연 총리 등 정부 고위 관계자와 만나 에너지 협력 방안을 논의한 데 이어 채희봉 한국가스공사 사장과 조선 3사 사장 등과 별도 면담을 진행했다.
구체적인 면담 장소와 시간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알 카비 장관이 현재 카타르발 LNG 운반선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만큼 이번 면담이 프로젝트 발주와 연관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알 카비 장관은 카타르 석유공사 사장직과 카타르 가스이사회 의장직을 겸임하고 있어 사실상 에너지 정책에 대한 전권을 갖고 있다.
현재 카타르는 미얀마 가스전인 '노스필드' 확장 프로젝트(연산 3300만t 증가), 카타르 국영석유와 미국 엑손모빌이 미국에서 진행하는 '골든패스 LNG'(텍사스주, 연산 1600만t) 프로젝트 등 도합 60척 규모의 신조 발주 수요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카타르발 LNG를 운송해 온 고령화된 기존 선박의 대체를 포함하면 향후 10년간 최소 100척 이상의 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발주처인 국영 석유회사 카타르페트롤리엄(QP)은 이미 세계 주요 조선소를 접촉, 견적서 제출을 요청했고, 지난 6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대형 조선업체를 비롯해 중국과 일본 등이 견적서를 제출한 상태이다.
카타르발 프로젝트의 건조 야드 선정도 임박했다. 당초 내년 선정이 유력했으나 카타르 정부가 연내 발표를 공식화해 올해 안에 발주가 진행될 예정이다.
카타르가 발주를 서두르는 데는 건조 슬롯(도크) 확보 이유가 크다. 지난해 예상보다 많은 LNG운반선 발주가 이뤄지면서 이미 각 조선소 도크가 상당 부분 채워진 상태다. 배를 건조할 슬롯이 없으면 선가 인상 및 수주 불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안영균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전문연구원은 "카타르가 올 하반기 이전에 한·중·일 주요 야드와 협상을 개시하고, 특히 한국 조선업체 메이저 3사에는 2023-26년 납기로 1사당 40척(연 10척)의 견적을 요청했다"면서도 "다만 카타르의 정확한 조달 척수에 대해서 시장 관계자 누구도 확실한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