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길소연 기자] 최대 150억 달러(약 18조원) 규모의 카타르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80척 수주전이 전면 중단될 위기에 놓여 있다. 카타르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신규 LNG 사업을 전면 중단하면서 관련 선박 발주 일정도 무기한 연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카타르발 수주전에 참여한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대형 조선업체들의 일감 확보에 차질이 우려되는 이유다.
9일 카타르 언론 '페니슐라'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사드 빈 셰리다 알 카비(Saad bin Sherida Al-Kaabi) 카타르 에너지부 장관 및 카타르 페트롤리엄 최고경영자(CEO)는 "카타르 페트롤리엄(QP)가 오는 2025년까지 새로운 가스 시설에서의 생산 개시를 연기한다"라고 밝혔다.
알 카비 장관은 "그동안 카타르 페트롤리엄은 코로나19와 함께 경기 악화에도 불구하고, 6개의 새로운 LNG 생산 시설 건설 계획을 축소하지는 않겠다고 말했지만 계약업체의 상업적 입찰 지연 등으로 인해 생산 개시가 더 늦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규 생산시설 증산 계획이 중단됨에 따라 신조 발주 일정도 연기된다고 알렸다.
일정만 지연될뿐 프로젝트가 취소되는 건 아니다. 알 카비 장관은 "현재 추진중인 노스 필드 프로젝트 개발 취소 계획은 전혀 없다"며 "전 세계 가스 수요 증대가 예상돼, 프로젝트는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카타르의 이번 결정으로 대규모 LNG 운반선 수주전에 뛰어든 국내 조선소와 중국 조선소의 올해 수주 목표액 달성에 비상등이 켜졌다.
해당 수주전은 국내 조선소 '빅3'인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그리고 중국 후동중화 조선소 등 4파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조선 3사는 지난해 카타르 국영석유 산하인 카타르 가스에서 실시한 LNG운반선 수주 입찰에 응찰했다. <본보 2020년 2월 21일 참고 '18조' 카타르발 LNG 수주전 '4파전' 압축…빅3·中 후동중화 격돌>
당초 예정대로라면 카타르 페트롤리엄이 자회사 카타르가스를 통해 지난 2월 LNG 운반선 건조입찰에서 수주전 참가업체 입찰 수정안을 접수하고, 최종 계약자 선정을 진행해야 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입찰 일정 자체가 무기한 연기된 것이다.
카타르가스가 원하는 발주량은 확정분 40척과 옵션분 40척이다. 미얀마 가스전인 '노스필드' 확장 프로젝트(연산 3300만t 증가), 카타르 페트롤리엄과 미국 엑손모빌이 미국에서 진행하는 '골든패스 LNG'(텍사스주, 연산 1600만t) 프로젝트 등 도합 80척 규모의 신조 발주를 계획했다.
신조선 인도 시기는 오는 2023년 부터 4년간으로, 조선소들과의 건조 계약도 올 2분기 중에 공식화할 예정이었다.
수주전 무기한 연기로 카타르발 대규모 LNG 운반선 발주를 바라온 국내 조선소는 충격이 예상된다. 조선 3사 모두 눈독을 들이고 있는 발주건으로 공동전선까지 구축해가며, 적극 수주경쟁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발주량도 상당해 수주 성공시 수주 목표액 달성에 성큼 다가서게 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카타르가 코로나19로 신규시설 증산 계획을 중단하면서 신조 발주 일정도 무기한 연기될 전망"이라며 "조선 3사의 수주 계획에 차질이 우려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