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길소연 기자] 카타르발(發) 대규모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발주가 예고된 가운데 한국 조선업계가 건조 견적서를 제출하는 등 적극적으로 수주전에 뛰어든 것과 달리 일본 조선업계는 입찰 참여를 망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조선업계 스스로 단가 대응이 어렵고 건조 능력이 딸린다고 판단, 건조 견적서 제출을 자체 보류한 것인데 이를 두고 사실상 한국 조선 3사의 경쟁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타르 국영 석유회사 카타르페르롤리엄(QP)이 최대 80척 이상의 LNG 운반선 발주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최근 카타르 정부가 한국·일본·중국의 제반 조선소들로부터 LNG 운반선 건조 견적서를 제출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최종 발주 척수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한국 조선업체 1곳당 40척의 건조 견석서를 제출해 오는 2023~26년까지 4년동안 연간 10척씩 건조를 상정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업계에서는 이번 수주전이 한국 3사의 독식 경쟁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국이 적극적으로 건조 견적서를 제출하며 수주전에 열의를 보인 것과 달리 일본은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며 입찰 참여를 망설이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조선업계는 카타르가 요구하는 선형이 일본이 주력하고 있는 선형과 다른데다 건조능력이 딸려 카타르가 원하는 척수의 건조가 힘들다는 반응이다.
현재 국내 조선업체의 경우 멤브레인(Membrane)형 LNG 운반선을 주종을 이루고 있으나 일본의 경우 개발비용 등의 문제로 아직도 초창기에 개발된 모스형을 주력으로 건조하고 있어 수주전에서 불리한 게 사실이다.
여기에 한국보다 뒤쳐진 LNG 운반선 건조능력도 문제다.
한국 조선업체들은 LNG 운반선 건조 능력이 메이저 1개사당 연간 15척 안팎에 달해 카타르의 요구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지만, 일본 조선소는 지난해 미국발 셰일혁명에 힘입어 사상 최대 건조 규모를 넘겼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일본 전체 10척 정도를 건조했다. 이는 대우조선해양 1개사가 수주한 17척 보다 밑도는 실적이다.
신조선 단가면에서 대응이 어려운 이유도 있다. 카타르발 신조 LNG 운반선 투자액은 선가 베이스가 1척당 2000억원으로 일본이 원하는 수준과는 거리가 멀다.
이로 인해 일본 조선업계 내부적으로도 한계론이 일고 있다.
일본 조선업체 관계자는 "카타르 정부로부터 건조 견적서 제출 요청을 받았으나 1개사가 3년간 40척 건조는 무리한 요구사항으로 대응할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일본의 LNG 수입량이 한국과 연간 1·2위를 다투는 아시아 주요국 중 최대 수입국으로, 일본의 정부계열 유틸리티(전력·가스 등) 기업이 카타르 정부와의 LNG 조달(수입) 계약 수립시 신조 안건 중 일부를 일본 조선소에 발주하라는 조건의 계약을 체결하면 일본 조선업계 수주 가능성은 남아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일본 조선업 관계자들에 체념 무드가 감돌고 있는 가운데 한국이 카타르발 LNG 운반선 수주 물동량을 싹쓸이 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