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지리 합작' 국내 진출…르노삼성차 '약' 될까 '독' 될까?

국내 전기차 시장 다양성 제공 측면에선 긍정적인 영향 예상하지만
지리차 산하 브랜드 전기차 차별화 없인 브랜드 정체성 타격 불가피

 

[더구루=윤진웅 기자] 프랑스 르노그룹과 중국 지리자동차의 합작사가 국내 진출을 준비 중이다. 양사가 공동 개발하는 새로운 전기차 모델 생산은 르노삼성자동차가 맡기로 했다.

 

국내 전기차 시장의 다양성을 확대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는 해석이 있는 반면 지리차 브랜드 산하 볼보자동차, 폴스타 등의 전기차와 크게 다르지 않은 브랜드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차는 최근 르노그룹과 지리홀딩그룹이 한국 시장을 위한 양사 합작 모델 출시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상호 협력안에 최종 합의했다.

 

이에 따라 르노삼성은 지리차 산하 볼보차 'CMA 플랫폼'과 지리차의 하이브리드 기술을 기반으로 새로운 제품을 개발한다. 지리는 스웨덴의 연구·개발(R&D)센터를 중심으로 기술을 지원하고 르노는 차량 디자인을 담당할 예정이다.

 

특히 CMA 플랫폼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내연기관·하이브리드·플러그인하이브리드 차량은 물론 순수 전기차에도 적용 가능한 높은 유연성을 특징으로 하는 이 플랫폼은 현재 볼보 XC40과 C40을 비롯해 지리홀딩 산하 다양한 브랜드에서 적용하고 있다.

 

먼저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 모델을 선보일 예정이다. 오는 2024년부터 르노삼성 부산공장에서 생산, 르노삼성 브랜드로 국내 시장 판매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판매 및 A/S 서비스 네트워크를 모두 포함해서다.

 

이와 함께 향후 해외시장 수출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해당 모델이 생산되는 르노삼성 부산공장은 1개의 조립 라인에서 최대 4가지 플랫폼의 8개 모델을 내연기관, 하이브리드, 전기차 구분 없이 동시에 생산할 수 있다는 강점을 가졌다.

 

르노삼성은 이번 합작 모델이 국내 시장의 반등을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리홀딩그룹의 라인업과 기술적 자원을 적극 활용해 경쟁력이 높은 제품으로 생산하겠다는 각오다.

 

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 대표는 "폭넓은 친환경차 라인업을 갖게 됐다"며 "르노와 지리 간 협력의 중심에 르노삼성이 자리하게 된 것은 우리 역할과 책임이 더 커진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모델이 부산공장의 안정적인 생산 물량으로 자리 잡는다면 국내 자동차 산업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르노삼성 브랜드 정체성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그동안 르노 전기차는 낮은 경쟁력 탓에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외면받아왔다"며 "그만큼 이번 합작 모델 출시로 다양성을 충족하며 주목을 받을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지리차 산하 볼보와 폴스타의 전기차가 디자인, 성능 등 여러 면에서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고 소비자들을 양분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합작 모델 역시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이 경우 경쟁력이 없는 것은 물론 브랜드 정체성에도 타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르노삼성 관계자는 "합작 모델은 CMA 플랫폼을 기반으로 르노삼성만의 차별화된 제품 및 서비스 품질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국 소비자를 위한 최고의 제품으로 개발하여 선보일 예정"이라며 "지리차의 기술력을 최대한 활용하여 한국 소비자들의 기대에 맞는 최고의 모델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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