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정국·정혁 닻올린 각자경영…BGF, 본업 장남·신사업 차남 '형제경영' 본격 시동

2020년 홍정국·올해 홍정혁 사장 승진
장남 편의점·차남 소재 신사업 진두지휘

 

[더구루=김형수 기자] BGF그룹 2세 경영이 본격 닻을 올렸다. 홍석조 BGF 회장의 두 아들이 모두 사장 타이틀을 거머쥐며 형제경영을 구축했다. 장남 홍정국 사장은 본업인 편의점 사업을, 차남 홍정혁 사장은 BGF그룹이 신성장동력으로 낙점한 소재 산업을 맡는 구조다.

 

눈길은 끄는 점은 차남의 차남인 홍정혁 BGF에코머티리얼즈(BGFecomaterials) 대표이자 BGF 신사업개발실장을 부사장의 사장 승진이다. 그룹의 신성장동력인 소재 사업 분야를 적극 육성하고 장남에 이은 오너책임 경영에 방점을 찍었다. 이번 인사를 통해 각자경영에 이은 안정적인 2세 경영체제를 구축하겠다는 홍 회장의 의지로 풀이된다. 

 

형제가 연이어 사장 자리에 앉으면서 BGF그룹 2세들의 경영 구도가 명확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들은 그룹의 신성장동력 찾기에 매진하고 있는데, 차남까지 승진하면서 본격적으로 경영능력을 검증받는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다.

 

앞서 지난 15일 홍정혁 부사장은 부(副)를 떼고 사장으로 승진했다. 1983년생인 홍 사장은 미국 카네기멜론대를 졸업해 일본 게이오 경영대학에서 경영학석사(MBA)를 했다. 이후 넥슨, 미쓰비시, KPMG 싱가포르 등에서 경력을 쌓았다. 지난 2018년부터 BGF 신사업개발실장을 맡고 있다.

 

차남 홍 사장은 편의점 사업과 밀접한 친환경 소재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고 자신이 이끌던 신사업추진실 프로젝트를 분사해 2019년 BGF에코바이오를 설립했다. BGF에코바이오는 지주사인 BGF가 83.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나머지 지분은 50억원을 출자한 홍 사장이 갖고 있다. 책임 경영 차원에서 출자에 참여했고 대표직도 겸임하고 있다.

 

신사업 개척에 활발한 경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BGF그룹은 지난 1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소재 부문 계열사인 코프라(KOPLA)와 그 자회사 BGF에코바이오의 합병을 종료한 뒤 BGF에코머티리얼즈로 사명을 변경한다고 예고했다. BGF에코머티리얼즈는 연말께 출범을 앞두고 있다.

 

코프라는 고기능성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컴파운드 소재 전문 생산업체다. 최근에는 전기차용 소재인 배터리 모듈 케이스, 언더커버 등을 개발 및 공급해 전기차 전용 소재 개발 및 차량 경량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전기·전자, 가전·가구 산업 등 완성차향 외 타산업군에 지속적으로 납품량을 늘리며 카테고리 확장에도 힘쓰고 있다. 



 

 

장남 홍 사장은 그룹의 주력 사업의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리는데 한 몫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2020년 11월 사장으로 승진한 그는 미국 스탠포드대학교에서 경제학과 산업공학을 공부했다. 보스턴컨설팅그룹 컨설턴트로 일하다 펜실베니아대 와튼스쿨에서 MBA를 딴 뒤 지난 2013년 BGF리테일에 입사했다. 



 

편의점은 전체 점포 수 5만 개 이상으로 포화 상태에 이르러 새로운 성장 동력이 절실한 상황에 그는 해외로 눈을 돌렸다. CU는 지난 4월 몽골 200호점 오픈에 이어 7월 말레이시아 100호점을 열며 업계 최초로 글로벌 300호점을 달성했다. 몽골에서는 내년 상반기 300호점, 말레이시아에서는 향후 5년간 500개점 이상이 문을 것으로 전망된다. 

 

몽골에서는 70%가 넘는 업계 점유율을 기록하며 시장을 주름잡고 있다. 한국형 편의점 모델을 통해 현지 소비자들의 니즈에 맞춰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차별화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한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CU는 몽골에서 김밥 등 한국식 간편식품을 포함해 토스트, 핫도그 등 즉석조리식품은 물론 몽골식 찐빵인 보즈와 몽골 전통 만두튀김인 효쇼르 등 현지 식품도 편의점 상품으로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현지 한류 팬을 겨냥한 전략이 적중했다. 한국 상품들은 전체 매출에서 60%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매출 1위와  2위를 차지하고 있는 떡볶이 2종은 하루에 4000컵씩 팔린다. 닭강정 등 한국식 먹거리와 델라페 아이스드링크 등 PB상품을 찾는 수요도 몰리고 있다. 

 

홍정국 사장과 홍정혁 사장이 손에 쥐고 있는 주식을 보면 '홍정국=편의점', '홍정혁=소재'를 담당하는 방식으로 2세 경영 구도로 정리된다. 홍정국 사장은 BGF의 지분 10.29%를 보유하고 있다. 홍석조 회장(53.34%)에 이은 2대주주다. 

 

반면 홍정혁 사장이 손에 쥔 BGF 지분은 0.03%에 불과하다. 반면 BGF에코바이오 지분은 16.67% 갖고 있다. 나머지 BGF에코바이오 지분(83.33%)은 BGF가 소유하고 있다. 홍정혁 사장은 코프라 지분도 2.71% 보유하고 있다. 50.67%에 지분을 지닌 BGF에 이은 2대 주주다. 

 

BGF그룹의 형제 경영을 두고 업계에선 계열 분리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현시점에서 계열 분리는 시기상조이고 당분간 형제 경영을 통해 계열사 간 시너지를 높이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BGF그룹 관계자는 "홍정국 사장이 편의점 사업을 담당하는 가운데 홍정혁 사장이 소재 신사업을 맡게 되는 것"이라면서 "BGF에코바이오는 주주총회를 거쳐 상호변경을 공시하는 등의 과정을 거쳐 올해 연말 쯤 출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홍 사장 형제는 범삼성가 경영인으로 분류된다. BGF그룹은 홍진기 전 중앙일보 회장이 투자해 세운 ‘보광’이 모태다. 1996년 삼성그룹 계열로 정식 편입됐다가 1999년 분리됐다. 이들 형제에겐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부인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이 고모,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이 숙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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