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봉고 카자흐스탄서 조립 생산 시작…경상용차 시장 공략

스포티지 현지 생산 결정 3개월 만

 

[더구루=윤진웅 기자] 기아가 카자흐스탄에서 중형 트럭 모델 '봉고' 조립·생산을 시작했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 '스포티지' 현지 생산을 결정한 지 약 3개월 만이다. 러시아 공장 생산 공백을 만회하기 위한 '플랜-B'의 연장선으로 보인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지난 6일 카자흐스탄 수도 아스타나(Astana)에 위치한 오르비스 그룹 자회사 '오르비스 머시너리'(Orbis Machinery) 소유 자동차 공장에서 CKD(완전조립생산) 방식으로 봉고 생산을 시작했다.

 

오르비스 머시너리는 지난해 기아와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합 자동차 반조립 업체다. 지난 1월 이곳 자동차 생산 공장을 착공한 뒤 4개월 뒤인 5월 기아와 함께 봉고 시범 생산을 시작했었다. 이곳 공장의 연간 생산 능력은 약 1만2000대다. 내년 하반기 3만대 이상 생산을 목표하고 있다.

 

봉고 생산을 결정한 이유는 인지도다. 현지 생산 전부터 이미 한국에서 중고 상태로 상당량 수출된 모델이라는 점에서 현지 운전자들에게 친숙한 모델로 여겨지고 있다. 특히 경상용차 수요가 많은 카자흐스탄 남부 지역에서 인기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에서 생산되는 봉고의 스펙은 국내와 차이를 나타낸다. 4륜 구동에 2.5L 터보 디젤 D4CB 엔진과 6단 수동변속기를 탑재, 최고출력 130마력, 최대토크 255Nm의 성능을 낸다는 점은 동일하지만 서스펜션을 강화하고 차체 부식 방지 코팅을 적용하기로 했다. 현지 특성상 높은 습도와 공기 중 염분이 많아서다. 또 낮은 품질의 연료를 견딜 수 있도록 별도 엔진 튜닝도 실시할 계획이다.

 

현지 판매 가격은 1300만 텡게(한화 약 3575만원)로 책정했다. 향후 정부와 협의를 통해 비용을 절감하는 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양사는 △더블 캡 드롭 사이드 △카고 △냉장 밴 등 다양한 바디 스타일도 선보일 계획이다. 1.5톤과 3톤 트럭도 생산도 고려하고 있다. 현재는 현지 전략형 8톤 트럭 모델 TY(Ti Wye)를 준비하고 있다. 한국계 카자흐스탄 엔지니어들이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기아는 지난 4월 스포티지 현지 조립생산 채비에도 들어갔다. 카자흐스탄 북부 코스타나이에 있는 자동차 반조립 회사 '사리아카 압토프롬'(Saryarka AvtoProm)과 기아 차량 조립생산 내용을 공유하고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사리아카 압토프롬은 연간 2만대 생산 능력을 보유한 현지 자동차 조립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앞서 기아는 지난 2021년 3월 부터 이곳에서 리오 등 모델을 생산하는 등 중앙아시아 공략을 위한 생산 거점으로 활용하고 있다.

 

업계는 기아가 러시아 생산 공백을 카자흐스탄에서 만회하는 '플랜B' 전략이 본격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  '플랜B'는 러시아 생산 차질을 최소화하고 전체 판매는 유지하겠다는 게 골자다. 스포티지와 봉고에 이어 현지 생산 모델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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