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글로벌 반도체 장비 상위 10개사의 반도체 사업 매출이 올 상반기 고공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첨단 공정 장비 수요 확대와 중국·미국·일본 기업 간 경쟁 구도 속에서 시장 집중도가 높은 모습이 나타났다. 20일 중국 시장조사업체 '시노리서치(CINNO Research)'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글로벌 반도체 장비사 상위 10곳의 매출 합계는 약 640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약 24% 늘었다. 상위 5개사의 매출 합계는 540억 달러로 전체의 85%를 차지했다. 작년과 비교해 순위 변동은 크지 않았다. 부동의 1위는 네덜란드 ASML이었다. ASML은 상반기 매출 170억 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38% 성장했다. 첨단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와 메모리 투자 확대 속에서 7나노미터(nm) 이하 공정용 극자외선(EUV) 노광기 독점 공급이 매출 증가를 견인했다. 미국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AMAT)는 매출 137억 달러로 2위를 기록했다. △램리서치 3위 △일본 도쿄일렉트론(TEL) 4위 △미국 KLA 5위에 올랐다. 톱5 업체 중 ASML을 제외하고 올 상반기 매출 성장률이 가장 두드러진 기업은 램리서치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9% 증가했다. 상위 5개사 중심의 매출 집중은 글로벌 반도체 제조 구조와 맞물려 있다. D램·낸드플래시 수요 회복과 첨단 파운드리 투자 확대가 장비 매출을 견인했다. 특히 고부가 EUV·검사 장비의 점유율이 전체 매출 성장세를 주도한 것으로 분석된다. 6위인 일본 '어드반테스트(Advantest)'는 후공정 테스트 장비와 소터를 중심으로 매출 124% 급증하며 '톱10' 기업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중국 '나우라 테크놀로지(NAURA Technology, 이하 나우라)'은 올 상반기 매출 22억 달러, 전년 대비 31% 성장하며 7위에 올랐다. 나우라는 상위 10개 기업에 포함된 유일한 중국 기업으로, 현지 장비 수요 확대와 일부 첨단 장비 개발이 매출 성장을 뒷받침한 것으로 보인다. 뒤를 이어 △네덜란드 ASM인터내셔널(ASMI) △일본 스크린(Screen) △일본 디스코(Disco) 등이 8~10위를 차지했다. 이들은 각각 매출 증가세 28%, 2%, 13%를 기록했다. 증착·식각·세정·웨이퍼 절단 등 특정 장비 분야에서 안정적인 수요를 유지했다.
[더구루=정예린 기자] 삼성전자가 시리아에 재진출하며 14년 만에 공식 영업을 재개한다. 내전 종식과 미국 등 국제사회의 제재 해제에 따른 정치·경제 환경 변화에 맞춘 전략적 결정으로, 시리아 시장에서 장기적 입지를 확보하고 중동 지역 사업 확대를 본격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19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레반트법인은 최근 시리아 시장에서 다시 진출해 사업을 개시한다고 발표했다. 레반트법인은 요르단에 본사를 두고 중동 레반트 지역 전체를 총괄하며, 시리아를 포함한 현지 시장 운영과 소비자 서비스를 책임진다. 삼성전자는 시리아에서 스마트폰, TV, 디지털 가전, 웨어러블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또 현지 쇼룸과 공식 서비스센터를 운영해 소비자에게 종합적인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고, 현지 소매·유통망과 협력해 기술 접근성을 높일 예정이다. 2005년 시리아 진출한 삼성전자는 2011년 내전 발발과 안전 문제, 국제 제재로 인해 사실상 영업을 중단했다. 14년간 대부분의 한국 기업도 철수 상태였으며, 외교부의 여행금지국 지정 등으로 추가 투자도 제한됐다. 작년 말 아흐마드 알샤라 시리아 임시 대통령이 이끄는 과도정부가 수립되면서 내전이 사실상 종식됐다. 지난 6월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리아 제재를 전격 해제하면서 해외 기업 활동과 투자도 가능해졌다. 실제 시리아는 이달 초 타르투스 항구에서 14년 만에 원유 수출을 재개하며 하루 60만 배럴의 중질유를 글로벌 원유거래 회사 BB에너지와 연계된 B서브에너지에 판매했다. 아랍에미리트(UAE)·사우디아라비아·튀르키예 투자자들과 항만 개발, 인프라 재건 등 대규모 계약을 체결하며 경제 재건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유엔개발계획(UNDP),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WB) 등 국제 기구도 시리아 재건 자금을 투입해 인프라와 사회보장, 디지털 스타트업 지원을 진행할 계획이다. 삼성전자의 재진출은 단순한 영업 재개를 넘어 디지털 인프라 강화, 소비자 접근성 확대, 전자산업 활성화 등 다양한 파급 효과가 기대된다. 현지 파트너십과 협력을 통해 시리아 경제 재건에 기여하는 한편 중동·북아프리카(MENA) 지역 내 추가 시장 확장 가능성도 점쳐진다. 강종호 삼성전자 레반트법인 법인장(상무)은 "시리아 복귀는 단순히 사업 재개를 넘어 이 지역의 개발과 혁신을 지원하는 전략적 최종 단계"라며 "삼성은 전 세계와 동등한 수준의 최고의 기술과 최신 제품을 최고 수준의 기준으로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더구루=김예지 기자] 미국 차세대 원전 기업 테라파워(TerraPower)가 SK그룹과의 굳건한 협력 관계를 재확인하며, 최태원 SK그룹 회장에게 공식적으로 감사 인사를 전했다. 양사의 '차세대 원전 동맹'이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테라파워는 19일(현지시간) 자사의 공식 링크드인 계정을 통해 "우리의 기술 솔루션과 SK 그룹의 선도적인 사업 간에 강력한 공조가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나트륨(Natrium) 기술의 이점과 에너지의 미래를 재편할 수 있는 잠재력을 알아봐 주신 최(태원)회장님께 감사드린다"고 언급했다. 이번 메시지는 지난달 21일 최태원 회장이 테라파워의 설립자인 빌 게이츠 이사장과 직접 만나 SMR 분야 협력 강화를 논의한 직후에 나온 것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SK는 지난 2022년 테라파워에 2억5000만 달러(당시 약 3000억원)를 투자해 2대 주주로 올라선 바 있다. 최고경영진 간의 직접적인 교류와 대규모 투자는 양사의 관계가 단순한 투자자-피투자사를 넘어선 전략적 파트너십임을 보여준다. 테라파워는 나트륨 기술이 차세대 원자력 에너지를 대표하는 혁신 기술이라며, 향상된 안전 기능과 효율성, 유연성을 동시에 갖췄다고 강조했다. 또한 "증가하는 에너지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한국과 글로벌 시장에서 SK와 협력할 수 있는 많은 기회를 기대한다"며 SK와의 긴밀한 협업 의지를 다시 한번 내비쳤다. 테라파워의 나트륨 기술은 소듐냉각고속로(SFR)를 기반으로 한 차세대 원전 기술이다. 기존 원전보다 안전성과 경제성이 뛰어나고, 사용후 핵연료 재활용이 가능해 폐기물 문제 해결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평가다. SK는 이 기술을 활용해 에너지 솔루션 사업의 새로운 성장 축을 확보하고, 그룹 차원의 탄소중립 전략 실현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테라파워가 최 회장에게 직접 감사 인사를 전하며 SK와의 협력 관계를 공개적으로 강조함에 따라, 양사가 어떤 시너지를 통해 글로벌 SMR 시장을 공략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더구루 타이페이(대만)=오소영 기자] 한화세미텍이 대만 반도체 전시회에서 애플 최대 협력사인 폭스콘에 이어 세계 1위 후공정 업체 ASE와 연쇄 회동했다. 주력 장비 포트폴리오를 홍보하고 협력을 검토한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AI) 붐을 타고 한국을 추월해 반도체 강국으로 거듭난 대만 시장에서 수주를 모색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세미텍은 지난 10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세미콘 타이완'에서 폭스콘 실무진들과 미팅을 가졌다. 자체 부스에 별도로 마련된 프라이빗 미팅룸에서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어 11일에는 한화세미텍 부스를 직접 찾은 ASE 관계자들과도 회동해 반도체 협력을 검토했다. 폭스콘은 대만 AI 생태계를 주도하는 기업 중 하나다. 류양웨이 폭스콘 회장은 지난 5월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아시아 최대 IT·컴퓨팅 전시회 '컴퓨텍스 2025'에서 AI에 최적화된 제조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선언했다. 폭스콘은 미국 엔비디아를 고객사로 두며 AI 서버 시장에서 4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반도체 시장 진입도 준비하고 있다. 인도 정보 서비스 업체인 HCL 그룹과 4억3500만 달러(약 6000억원)를 투자해 반도체 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웨이퍼 2만 개와 디스플레이 드라이버 칩 3600만 개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 2027년부터 가동한다는 목표다. 프랑스 방산기업 탈레스, 커넥터 전문업체 라디알과 손잡고 유럽에서 처음으로 '팬아웃 웨이퍼 레벨 패키징(FOWLP) 기반 반도체 후공정(OSAT) 공장 구축에 나섰으며, 30억 달러(약 4조1800억원)를 들여 싱가포르 반도체 패키징업체 UTAC를 인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ASE는 OSAT 선도 기업으로 엔비디아와 퀄컴, 인텔, AMD 등 글로벌 고객을 보유했다. AI 반도체 시장 성장에 대응해 시설 투자를 늘리고 있다. 지난해 미국 캘리포니아에 두 번째 테스트 공장을 건설한다고 발표했고, 멕시코 할리스코주 토날라 지역에도 부지를 취득했다. 글로벌 영토를 확장하며 장비 발주도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ASE는 지난 5월 한미반도체와 80억원 규모의 플립칩 본더 장비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한화세미텍은 이번 전시회를 통해 대만 기업들과 활발히 교류하고 이를 수주 성과로 이어지도록 한다는 전략이다. 대만 경제부 산하 산업경제지식센터(IEK)에 따르면 지난해 대만 반도체산업 생산액은 5조3151억 대만달러(약 234조원)로 전년 대비 22.4% 증가했다. 이는 전 세계 반도체산업의 증가율(19.1%)보다 높은 수치다. AI 호재로 올해 상반기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63%나 뛰었다. 반도체 산업이 가파르게 성장하며 대만은 장비 업체들이 놓쳐선 안 되는 주요 시장이 됐다. 한화세미텍은 한화정밀기계 시절인 지난해에도 세미콘 타이완에 참석해 고대역폭메모리(HBM)의 핵심 장비인 TC본더 'SFM5-Expert'를 처음 선보였다. 올해 전시회에선 플럭스리스본더 'SFM5 Expert+'와 하이브리본더 'SHB2 Nano'를 내년 초 출시한다는 로드맵을 공유했다.
[더구루=정예린 기자] 포스코인터내셔널이 미국 '리엘리먼트 테크놀로지 코퍼레이션(ReElement Technologies Corporation, 이하 리엘리먼트)'과 손잡고 희토류부터 영구자석 제조까지 아우르는 통합 생산단지를 미국에 조성한다. 공급망을 다변화해 북미·유럽 완성차 업체에 안정적으로 자원을 조달, 글로벌 시장에서 우위를 확보하려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전략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19일 리엘리먼트에 따르면 포스코인터내셔널과 리엘리먼트는 전날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희토류 공급망 강화 및 미국 내 희토류·영구자석 통합 생산단지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서명식에는 이계인 포스코인터내셔널 사장, 마크 젠슨 리얼리먼트 테크놀로지스 최고경영자(CEO), 나성화 산업통상자원부 산업공급망정책관, 조셉 윤 주한미국대사관 대사대리 등이 참석했다. 양측은 미국 내 단일 거점에서 △희토류 원료 확보·분리·정제 △영구자석 제조 △폐자원 재활용까지 전 과정을 수행하는 전주기 생산체계 구축을 추진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원료 조달과 영구자석 사업을 총괄하고, 리엘리먼트는 분리·정제·재활용 기술을 맡는다. 한국과 미국 정부도 프로젝트가 본격화될 경우 정책·재정·규제 측면의 지원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이번 협력은 작년 11월 체결된 초기 단계의 희토류 공급 MOU가 한층 구체화된 것이다. 당시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리엘리먼트로부터 북미산 중·경질 희토류와 재활용 원료를 공급받기로 했다. 이번 파트너십은 중국이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희토류 공급망을 미국 현지에 직접 구축, 자원 안보 확보와 공급망 다변화를 달성한다는 데 전략적 가치가 있다. 2017년 설립된 리엘리먼트는 의약품 개발에 활용되는 크로마토그래피(Chromatography) 기술을 희토류 정제에 접목해 고효율·저비용·저탄소 공정을 구현한다. 기존 습식야금 방식 대비 환경 부담을 줄일 수 있어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원가 경쟁력과 친환경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 특히 리엘리먼트가 인디애나주에서 운영 중인 정제 시설은 향후 통합 단지 가동에 핵심 기반이 될 전망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대규모 영구자석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사업 기반을 다지고 있다. 미국법인은 약 9000억원 규모의 수주를 확보했으며, 독일법인도 2025~2034년 총 2600억원 규모의 물량을 유럽 프리미엄 완성차 브랜드에 공급하기로 했다. 통합 단지가 본격 가동되면 수주 계약 이행은 물론, 전기차 시장 공략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계인 사장은 "이번 협약은 한국과 미국 양국의 자원 안보 강화 및 공급망 다각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공급망 집중 위험을 줄이고 국내외 자동차 제조업체에 핵심 소재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크 젠슨 CEO는 "리엘리먼트의 특허받은 정련 기술과 포스코의 산업 역량을 결합함으로써 희토류 가공 규모를 확대하고 한미 파트너십을 강화해 핵심 소재에 대한 회복력 있고 지속가능한 공급망을 구축하고 있다"며 "양사는 혁신과 협력을 통해 소재에 의존하는 산업과 국가에 안전하고 장기적인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음을 함께 입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더구루=길소연 기자] HD현대가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의 본격 가동을 앞두고 미국 조선소 인수 협상에 나선다. 한화오션이 미국 필리 조선소(Philly Shipyard)를 인수해 미국 내 선박 건조 사업에 진출한 것처럼 현지 조선소 인수로 미국 내에서 선박을 건조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 HD현대중공업은 오는 2035년까지 미 해군 군함 건조로 연간 22억 달러(약 3조원)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19일 영국 통신사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HD현대는 미국 함정 시장 진출을 위해 미국 조선소 인수를 논의 중이다. 정우만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 상무는 "언젠가는 미국에 제조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며 협상에 참여하는 기업명과 잠재적 투자 규모를 밝히지는 못하지만 "현지 조선소 인수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과 중국 간의 해군력 격차가 벌어지고 미국의 군함 건조 역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미국은) 불가피하게 조선 시장을 개방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미국은 단기적인 선박 부족을 극복하기 위해 동맹국들이 이미 구축한 인프라와 역량을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과 사업을 하려면 미국에서 해야 한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라며 "현지 조선소 인수 가능성을 두고 여러 기업과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정 상무는 현재 미국 내 조선소의 선박 건조 어려움으로 숙련된 노동력 부족과 법률 문제를 꼽았다. 그는 "미국 조선소의 노동자 다수가 1년 이내에 퇴사해 인력 유지가 힘들다"며 "페루조선소 협력을 경험으로 보아 미국 근로자들을 훈련시켜 생산성을 높이는 데 3년에서 5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HD현대중공업은 페루 조선 산업의 재건의 조력자로 평가받고 있다. 이민 정책도 지적했다. 최근 조지아주에 현대자동차의 배터리 공장에서 수백 명의 한국인 근로자가 체포된 이후 한국 기술자들에 대한 비자 정책 개선을 촉구했다. 외국 기업의 선박 건조를 제한하는 미국법률도 해결 과제 중 하나이다. 존스법(Jones Act)으로 잘 알려진 미 해운·조선업 보호법은 미국 내 항구를 오가는 모든 화물 운송을 미국에서 건조되고 미국 국적을 가진 선박으로만 제한하고 있는 반면, '번스-톨레프슨법'(Byrnes-Tollefson Amendment)은 외국 조선소의 군함 건조를 금지하고 있다. 정 상무는 "미국 의회가 외국 기업들이 미국을 위해 선박을 건조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해당 법들에 대한 수정안을 검토 중"이라면서도 "100년이 넘은 법률이 완전히 폐기될 가능성은 낮다"고 전했다. 현재 미국에서 수주잔고를 보유한 조선소는 21곳이다. 지난해 한화오션이 인수한 필리조선소와 제너럴 다이내믹스(GD.N)가 운영하는 나스코 조선소와 배스 아이언 웍스, 미국 최대 방산 조선그룹인 헌팅턴 잉걸스의 잉걸스 조선소, 버지니아주에 위치한 뉴포트 뉴스 조선소 등이 대표적이다. 대부분 군함 건조와 유지보수(MRO) 사업 등을 담당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이들 중 헌팅턴 잉걸스과 '함정동맹'을 맺고 조선 기술을 협력하기로 했다. HD현대는 지난 4월 헌팅턴 잉걸스와 선박 생산성 향상과 첨단 조선 기술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미 해군은 전투함 수를 295척에서 2054년까지 390척으로 확대할 계획이지만 헌팅턴 잉걸스의 생산 능력으로는 불가능하자 HD현대의 공정 노하우를 활용, 조선소의 생산성을 30~50% 이상 높일 계획이다. 한편, HD현대중공업은 K-조선과 방산의 글로벌 경쟁력 제고와 미래 시장 선점을 위해 HD현대미포를 흡수 합병, 통합 HD현대중공업으로 출범한다. 통합 HD현대중공업은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의 합병은 양적·질적 대형화를 통해 시장 확대와 기술력 고도화,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전략적 조치이다. HD현대중공업의 국내 최다 함정 건조·수출 실적과 기술력을 HD현대미포의 함정 건조 적합 독(dock) 및 설비 등과 결합해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한다. HD현대중공업은 미국 시장을 포함한 글로벌 군함 시장에서 전투함, 잠수함, 지원함, 무인함 등을 수주해 방산 시장에서 2030년까지 7조원, 2035년까지 매출 1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더구루=정등용 기자] 한국이 페루의 ‘리마·카야오 메트로 3·4호선’ 건설 사업 수주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총 사업비만 100억 달러(약 14조원) 이상으로 중국과 일본, 영국 등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메트로 사업 시공 경력을 갖춘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에도 기회가 올지 주목된다. 19일 페루 교통통신부(MTC)에 따르면, 강희업 국토교통부 2차관은 지난 17일 서울 삼성동 웨스틴 조선 파르나스 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인프라 협력 콘퍼런스(GICC) 2025'에 참석해 리마·카야오 메트로 3·4호선 건설 사업에 대한 수주 의지를 밝혔다. 강희업 차관은 “한국 기업 컨소시엄이 노선 설계부터 공사, 시스템 운영, 유지·보수에 이르기까지 프로젝트 전(全)과정을 지원할 수 있다”며 “페루 철도와 공항 등 다양한 인프라 분야 협력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세사르 산도발 교통통신부 장관은 “한국과의 긴밀한 협력이 페루에 새로운 발전 기회를 가져다줄 것”이라며 “이러한 관계는 더 많은 인프라 프로젝트를 추진해 수백만 페루 국민에게 혜택을 줄 것”이라고 화답했다. 리마·카야오 메트로 3·4호선 사업은 페루 교통통신부가 추진 중인 핵심 철도 교통 프로젝트다. 3호선은 총 34.8km 구간으로 코마스에서 산 후안 데 미라플로레스까지 리마 13개구를 연결한다. 4호선은 23.6km 구간에 추가로 파우세트-감베타 지선을 포함한 8km 구간이 건설된다. 이번 사업은 정부 대 정부 협력 방식으로 진행되며 프로젝트 전 단계(설계·실행·운영·유지관리)에서 전문기술지원(PMO)이 제공된다. 현재까지 한국을 포함해 중국, 일본, 영국 등 8개국이 프로젝트 추진을 위한 기술 방안을 제출했다. 우리나라가 이번 사업 수주에 강한 의지를 나타내면서 메트로 사업 시공 경력을 갖춘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에도 새로운 기회가 될지 관심사다. 삼성물산은 스페인 건설사 FCC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우디아라비아 최초 대중교통 시설인 리야드 메트로 4~6호선을 시공한 이력이 있다. 킹 칼리드 국제공항과 킹 압둘라 금융지구 등 리야드 핵심 지역을 가로지르는 노선으로 지난해 12월부터 본격적인 운행을 시작했다. 페루와는 지난 7월 사업 협력 가능성을 모색하기도 했다. 페루 기획재정부 산하 투자청(ProInversión) 기술 팀을 만나 철도 노선 최적화를 위한 삼성물산의 신규 기술 서비스를 소개했다.<본보 2025년 7월 22일 참고 [단독] 삼성물산, 페루 첫 사업 '철도' 타깃…투자청과 회동> 현대건설은 지난 2019년 현대엔지니어링, 포스코건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파나마 메트로 3호선 사업을 수주한 경험이 있다. 파나마 수도 파나마시티와 서부 아라이잔 지역을 연결하기 위해 총 25㎞의 고가철로와 13개 역사, 1개 차량기지를 건설하는 파나마 정부 최대 규모 인프라 사업이었다.
[더구루=오소영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노르웨이로부터 K9 자주포를 추가 수주했다. 2017년 첫 수출로 현지에서 호평을 이끌어내며 24문의 추가 수주에 성공했다. 한화의 인지도를 높이며 다연장로켓 천무 수출 추진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19일 노르웨이 방산 전문지 포르스바레트스 포럼 등 외신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8일(현지시간)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국방물자청(Forsvarsmateriell)과 K9 자주포 24문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체결식에는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장과 라르스 레르빅(Lars Lervik) 노르웨이 육군참모총장, 그로 야레(Gro Jære) 국방물자청 청장 등이 참석했다. 레르빅 참모총장은 "이번 합의를 통해 핀마르크 여단은 가장 중요한 무기체계 중 하나를 보유하게 됐다"고 밝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7년 말부터 K9 자주포를 인도할 예정이다. 이듬해 노르웨이 육군에 전달돼 운용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2017년 노르웨이에 K9 자주포 24문 사업을 수주했다. 실전 배치를 통해 성능을 입증하며 현지에서 호평을 받았다. 레르빅 참모총장은 앞서 군사 포럼(Armed Forces Forum)에서도 "최고의 포이므로 K9을 택했다"며 "우리의 동맹국인 핀란드도 동일한 무기를 운영하고 있어 K9은 합리적인 선택일 것"이라고 밝혔었다. 지난 4월에는 노르웨이 집권여당인 노동당이 국회에 K9 자주포 24문의 구매를 제안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노르웨이와 장기적인 협력을 모색하며 추가 수주를 위한 토대를 닦았다. 지난 2월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한화-노르웨이 산업의 날'을 열고 콩스버그(Kongsberg)와 남모(Nammo) 등 현지 기업들과 공급망 현지화를 모색했다. 이어 6월 노르웨이 방산 행사인 'INFO ERFA 2025'에 참가해 천무를 선보였고, 지난달에는 대표단을 꾸려 노르웨이를 찾으며 미팅을 이어갔다.
[더구루=진유진 기자] 대웅제약이 인도네시아 제약·바이오 시장 공략을 위해 약 1990억원을 추가 투자한다. 오는 2030년까지 현지 시장 1위 기업을 목표로 삼고, 생산력 확대와 기술 이전 등을 통해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19일 대웅제약 인도네시아에 따르면 총 투자 규모는 5조2600억 루피아(약 4430억원)로 확대된다. 앞서 대웅제약은 지난 20년간 인도네시아에 약 2조9000억 루피아(약 2440억원)를 투자하며 기반을 다져왔다. 투자금은 △보툴리눔 독소 생산 기술 이전 △신약 개발 △바이오의약품 생산 시설 확충 △제형·기술 개선 △신규 제품군 도입 △협력 연구 프로젝트 △웰니스 사업 등 다양한 분야에 투입된다. 이를 통해 인도네시아의 의약품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현지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웅제약은 지난 20년간 인도네시아에서 여러 성과를 거뒀다. 2012년 현지 최초 cGMP 바이오의약품 공장을 설립했고, 2017년 현지 첫 바이오시밀러 '에포디온'을 출시했다. 2020년에는 에포디온 등이 세계 최초 할랄 인증을 획득, 현지 바이오 산업 발전을 선도해 왔다. 특히 대웅재단을 통해 차세대 바이오 인재 육성에도 힘쓰고 있다. 대웅재단은 지난 2009년 인도네시아에서 장학사업을 시작한 이후 현재까지 700명 이상의 우수 인재를 배출했다. 인도네시아 주요 대학·연구 기관과 협력해 줄기세포·유전자 편집·오가노이드·약물전달시스템 등 첨단 분야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한편 대웅제약은 인도네시아 보건 분야에서 20년간 쌓은 협력 성과를 인정받아 한국 기업 최초로 '2025년 프로미넌트 어워즈(Prominent Awards 2025)' 최우수 생명공학 혁신상을 받았다. 백인현 대웅제약 인도네시아 사업본부장은 "올해 수상은 지난 20년간 성과를 뛰어넘는 새로운 출발점"이라며 "대웅제약은 앞으로도 혁신적인 의약품과 첨단 기술을 제공하고, 현지 생산과 협력 연구를 통해 인도네시아 제약·바이오기술 산업의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전했다.
[더구루=오소영 기자] 캐나다 정부가 차세대 잠수함 사업자를 결정할 주요 평가 항목으로 '일자리 창출'을 꼽았다. 1차적으로 잠수함 사양을 확인한 만큼 최종 평가에선 경제적 파급효과를 중점적으로 살피겠다는 입장이다. 방산부터 광물까지 한국의 광범위한 협력 제안이 최종 잠수함 수주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유료기사코드] 18일 캐나다 방송사 CBC에 따르면 스티븐 푸어(Stephen Fuhr) 국방조달 담당 국무장관은 지난 16일(현지시간) 인터뷰에서 "한국과 독일 컨소시엄의 잠수함 제안 모두 군사적 요건을 충족한다"며 "일자리를 가장 많이 창출하는 제안을 선호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두 컨소시엄은 캐나다에 가장 좋은 경제적 성과를 제공하고자 경쟁해야 한다"며 "막대한 국방비를 지출하는 만큼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캐나다 정부는 지난달 한화오션·HD현대중공업 컨소시엄과 독일 티센크루프 마린시스템즈(TKMS)를 최종 후보로 선정했다. 일자리 창출을 비롯해 사양과 인도 일정, 비용 등 주요 요건을 평가하는 중이다. 한화오션·HD현대중공업 컨소시엄은 잠수함 12척 사업에 대해 200~240억 달러(약 27조6700억원~33조2000억원) 규모로 제안서를 냈다. 인도 시기와 관련 캐나다 현역 잠수함인 빅토리아급 퇴역 시기에 맞춰 내년 계약 체결 시 2035년까지 4척을 납품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반면 TKMS는 2035년까지 1척 인도를 약속해 납기 속도는 한국이 우위에 섰다. 또한 한국 측은 잠수함 사업을 계기로 캐나다와 폭넓은 경제 협력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쳐왔다. 어성철 한화오션 특수선사업부장(사장)을 비롯한 경영진은 지난 7일 거제조선소를 방문한 스테파니 벡 캐나다 국방차관과 만나 캐나다와 장기 파트너십을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유지·보수·정비(MRO) 센터 설립, 블랙베리(BlackBerry)·L3 해리스 맵스(L3 Harris MAPPS) 등 캐나다 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해 방산 산업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방산을 비롯해 에너지와 광물 등으로 협력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한국 컨소시엄이 제안한 장보고-Ⅲ(KSS-III) 배치-II는 배수량 3600톤(t) 급으로 TKMS의 모델인 212CD형(2800t)보다 크다. 둘 다 디젤 엔진을 쓰며, 공기가 필요 없는 '공기불요추진장치(AIP)'와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했다. 3주 이상 수중 작전이 가능해 북극해 작전에 적합하며 어뢰와 탄소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
[더구루=정예린 기자] 삼성전자가 텍사스주로부터 추가 보조금을 확보하며 약 7200억원 규모의 주정부 지원을 받는다. 내년 테일러 공장 가동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주정부 지원으로 '날개'를 단 삼성전자는 현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생산 역량을 강화, 첨단 반도체 공급망 확대에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텍사스주는 17일(현지시간) 그렉 애벗 주지사가 이날 전영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부회장)과 만나 삼성전자의 테일러 공장에 2억5000만 달러(약 3460억원) 규모의 텍사스반도체혁신기금(TSIF)을 제공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가 텍사스주로부터 받는 지원 규모는 지난 2021년 확보한 2억7000만 달러(약 3734억원) 규모의 보조금을 포함해 5억2000만 달러(약 약 7191억원)에 달한다. 신규 보조금은 삼성전자가 테일러 공장에서 진행하는 47억3000만 달러 규모 추가 투자를 지원사격하기 위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텍사스주 보조금을 활용해 첨단 2나노미터(nm) 공정 기반 반도체 생산과 패키징·연구개발(R&D) 시설을 확충할 계획이다. TSIF는 텍사스 칩스법(CHIPS)에 따라 운영되는 주정부 차원의 첨단 반도체 지원 기금이다. 반도체 연구·설계·제조 역량 강화와 지역 경제 활성화,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한다. 이번 지원은 연방정부의 칩스법 기반 지원과 별개다. 삼성전자는 테일러 공장 설립을 포함한 미국 내 반도체 투자와 관련해 지금까지 미국 연방정부와 텍사스주 주정부를 합쳐 총 52억6500만 달러 규모의 보조금을 확정했다. 이 가운데 연방정부가 47억4500만 달러를, 텍사스주 주정부가 5억2000만 달러를 지원한다. 삼성전자는 지난 2021년 텍사스주 윌리엄슨 카운티 테일러시를 미국 제2 파운드리 공장 위치로 낙점하고 이듬해 11월 착공했다. 사업 초기 170억 달러 투자를 예상했으나 작년 미국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는 대가로 투자 규모를 370억 달러 수준으로 2배 이상 늘렸다. 오는 2026년 테일러 공장을 가동해 4·2나노 공정 기반 반도체를 양산하고, 2027년께 추가 공장과 패키징·연구개발 시설의 문을 연다는 계획이다. 5G·고성능컴퓨팅(HPC)·인공지능(AI) 등 다양한 분야의 첨단 시스템반도체를 생산할 예정이다. 애벗 주지사는 "삼성은 텍사스에 약 400억 달러를 투자함으로써 텍사스가 반도체 제조 분야에서 선도적인 주라는 입지를 굳건히 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며 "삼성의 이번 47억3000만 달러 투자는 미국 주요 산업에 더욱 안정적인 국내 반도체 공급을 제공하고, 차세대 기술을 뒷받침할 최첨단 칩이 텍사스에서 생산되도록 보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영현 부회장은 "삼성은 지난 30년간 텍사스를 자랑스럽게 생각해 왔으며, 이처럼 의미 있는 보조금을 지원해 주신 텍사스 주와 주지사실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이 보조금 지원을 통해 테일러에 위치한 당사의 반도체 생산 시설은 전 세계 고객에게 최첨단 기술을 제공하고 미국 내 칩 공급망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더구루=진유진 기자] 롯데쇼핑이 내년 싱가포르에 국제 본사를 설립하며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 '출사표'를 던졌다. 동시에 싱가포르 증권거래소(SGX) 기업공개(IPO)를 검토해 해외 자금 조달에 나선다. 동남아에서 확산하는 K-컬처 열풍에 힘입어 싱가포르를 글로벌 유통 허브로 삼고 성장 궤도를 가속하겠다는 전략이다. 김상현 롯데쇼핑 대표이사 부회장 겸 롯데그룹 유통군 총괄대표는 18일 "롯데를 동남아 최고의 쇼핑 명소로 만들겠다"며 "싱가포르는 인프라와 인재, 네트워킹 환경을 두루 갖춘 자연스러운 중심지"라고 밝혔다. 김 부회장은 현지 매체 '스트레이츠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싱가포르를 해외 본부이자 '컨트롤 타워'로 삼아 기존 베트남·인도네시아 법인을 총괄하고, 급성장하는 동남아 유통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싱가포르 IPO 검토가 주목된다. 롯데가 해외 자본시장에서 직접 자금을 확보해 인수·합병(M&A)이나 신규 투자에 활용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셈이다. 김 부회장은 "재무적 안정성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우선시하면서도 공격적인 확장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새롭게 설립될 싱가포르 본부는 초기 소규모 조직으로 출발해 점차 확대될 예정이다. 롯데는 △AI 기반 운영 효율화 △리테일 미디어 네트워크를 통한 맞춤형 광고 △글로벌 조달 체계 다각화 등을 중점 추진 과제로 내세웠다. 아울러 현지 기반 글로벌 소비재 기업·유통업체들과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미래 사업 발굴에도 나설 계획이다. 롯데는 이미 싱가포르 시장에서 시험 운영에 착수했다. 올해 5월 비보시티 내 페어프라이스 엑스트라에 롯데마트 익스프레스를 선보였으며, 현지 대형마트 체인 100여 곳에서 자체 브랜드(PB) 제품을 판매 중이다. K-컬처 확산에 따른 한국 식품·라이프스타일 수요 증가를 겨냥, 싱가포르를 글로벌 브랜드 전초기지로 삼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서의 성과도 싱가포르 전략을 뒷받침한다. 롯데는 현재 베트남에 19개, 인도네시아에 49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롯데몰 베트남 하노이 서호점에는 개장 1년 만에 1000만명 이상이 방문하기도 했다. 회사는 오는 2030년까지 베트남 주요 도시에 프리미엄 복합몰을 추가 개발하고, 해외 매출 3조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싱가포르 IPO가 동남아 전략 신호탄이자 글로벌 유통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인 만큼, 현지 소비문화와 K-콘텐츠 간 결합이 롯데의 장기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