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현대차, 러시아 인력 80% 구조조정…"철수 대신 일단 버티기"

현지법인 성명 내고 “노동법에 따라 감축 조치”
내년 1월 희망퇴직자 대상 '퇴직금+1년치 급여'

 

[더구루=윤진웅 기자] 현대자동차가 러시아 공장 인력 구조조정에 나선다. 공장 장기간 폐쇄에 따른 부담을 덜어내기 위해서다. 여기에 현지 시장 철수 시 재진입에 어려움이 예상되는 만큼 일단 버티기 전략을 선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 러시아 생산법인(HMMR)은 19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내년 1월 23일부터 2월 17일까지 4주간 인력 구조조정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 직원 대상 최대 80% 인력 감축에 나선다고 덧붙였다.

 

구조조정에 앞서 내년 1월 16일부터 2월 3일까지 3주 동안 희망퇴직자를 모집하고, 이들에게 퇴직금을 포함해 1년치 급여를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이후 희망퇴직자를 제외한 남은 인력에 대해선 현지 노동법에 따라 추가적인 인력 감축 조치를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HMMR은 "지난 3월 부터 이어진 공장 유휴에 따른 인력 최적화 조치 차원에서 구조조정을 실시할 계획"이라며 "올해가 저물어 가고 있지만 여전히 생산 공정을 시작할 준비를 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려운 시기(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면 생산 정상화에 따른 복직 기회가 주어지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HMMR은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 휴업 기간을 10월에서 11월 말까지 1개월 연장한 데 이어 최근 연말까지 한 차례 더 연기한 바 있다. <본보 2022년 12월 16일 참고 현대차, 러시아공장 휴업 연말까지 추가 연장…철수 분기점>

 

르노 등 완성차 브랜드가 선택한 시장 철수를 대신 버티기 전략에 들어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번 구조조정 결과에 따라 휴업 기간 재연장하고, 장기간 공장 폐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이후 시장 재진입을 고려할 때 비용과 노력이 배로 들어갈 수 있는 데다 재진입에 성공하더라도 그동안 중국 업체들에 빼앗긴 점유율을 되찾는 데 드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며 "구조조정에 따른 비용 부담 최소화를 토대로 휴업 기간을 연장하고 최대한 버티는 쪽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전쟁 장기화될 경우 러시아 시장 철수를 고민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높은 매몰 비용과 전쟁 장기화로 인한 손실이 막대하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르노와 닛산, 토요타 등 러시아 시장에서 발을 뺀 완성차 업체들과 마찬가지로 러시아 국영 자동차연구개발센터(NAMI)에 현지 자산을 헐값에 매각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

 

한편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은 연산 23만대 규모로 투싼과 펠리세이드 등을 생산해 러시아에 공급하는 현대차의 핵심 해외 생산 거점 중 하나다. 지난 3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라 공장을 폐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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