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등용 기자] 현대건설과 웨스팅하우스가 핀란드 국영 에너지 기업 포르툼(Fortum)의 신규 원전에 원자로 기술을 지원한다. 현대건설과 웨스팅하우스는 23일(현지시간) 포르툼과 AP1000 원자로의 잠재적 도입을 위한 EWA(사전업무착수계약)를 체결했다. EWA에는 초기 프로젝트 계획과 부지 평가, 허가·승인 활동 등이 포함된다. 세 회사는 2년 간의 타당성 조사 이후 AP1000 원자로 도입을 추진한다. AP1000은 3세대 가압경수로형 원자로 기술이다. 모듈식 건설 설계가 가능해 작은 부지 면적으로 설치가 가능하다. 현재 전 세계 각 지역에서 6기가 가동 중이며 향후 10년 안에 18기가 추가될 예정이다. 앞서 현대건설과 웨스팅하우스는 지난 3월 포르툼의 신규 원전 잠재 공급업체로 선정된 바 있다. 포르툼은 핀란드와 스웨덴에 신규 원전을 건설하기 위해 지난 2022년 10월부터 상업적·기술적·사회적 조건을 평가하기 위한 타당성 조사를 진행해왔다. 포르툼은 현재 두 개의 VVER-440 가압 경수로로 구성된 로비사 원자력 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다. 각 가압 경수로는 지난 1977년과 1981년부터 가동돼 왔으며, 오는 2050년까지 운영을 연장한다는 계획이다.
[더구루=정등용 기자]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폴란드 고속도로·터널 공사 입찰에 참여했다. 다만 가장 높은 가격을 써내 낙찰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폴란드 도로공사(GDDKiA)는 23일(현지시간) 오드라 강 고속도로·터널 공사에 대한 입찰 참여사를 공개했다. 삼성물산은 폴란드 대형 건설사 미르부드(Mirbud)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이번 입찰에 참여했다. 이 밖에 4개 입찰사가 이름을 올렸다. △PORR·PORR 바우·귈러막 컨소시엄 △버디멕스·퍼로비얼 건설 컨소시엄 △NDI·도우쉬 건설무역·도우쉬 건설 폴란드 컨소시엄 △CCS 클레임 컨설팅 샘손 즈비그뉴 심차크 등이다. 이번 공사는 오드라 강 바닥과 강변 아래에 고속도로와 터널을 짓는 사업이다. 전체 구간은 23km에 이르며 총 사업비는 48억5000만 즈워티(약 1조8000억원)로 책정됐다. 현지에서는 삼성물산 컨소시엄의 수주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입찰사 중 가장 높은 가격인 85억 즈워티(약 3조1700억원)를 써냈기 때문이다. 유력 후보로는 53억 즈워티(약 1조9700억원)를 제안한 NDI 컨소시엄이 거론된다. 입찰사들의 사업 제안서는 폴란드 공공조달청의 사전 검토를 받는다. 이후 올해 4분기 중 최종 수주 기업을 선정해 계약을 체결한다. 한편, 삼성물산은 폴란드를 중·동부 유럽 지역 확장의 교두보로 삼고 협력 관계를 넓혀 나가고 있다. 지난 2023년에는 폴란드 조립식 건축업체 페카벡스(Pekabex)와 교통 인프라 관련 투자 협력 가능성에 관한 MOU를 맺기도 했다.
[더구루=정예린 기자] 국내 자동차 부품사 '에스엘(SL)'이 멕시코 공장을 설립해 북미 시장 공략을 가속화한다. 최대 고객사인 현대차그룹의 현지 생산 확대 기조에 발맞춘 전략적 투자로, 공급망 안정성 강화와 원산지 요건 충족에 기여할 전망이다. 23일 산루이스포토시 경제개발비서부(Secretaría de Desarrollo Económico de San Luis Potosí)에 따르면 에스엘은 최근 비야 데 레이예스(Villa de Reyes)의 로지스틱 II(Logistik II) 산업단지에 신공장을 완공하고 조만간 가동에 돌입한다. 총 투자 규모는 4500만 달러(약 622억원)이며, 약 500개의 현지 일자리 창출 효과가 기대된다. 신공장은 8.9헥타르 부지에 연간 최대 100만 개의 헤드램프 모듈을 생산할 수 있는 12개 생산 라인을 갖췄다. 현대차·기아, 제너럴모터스(GM), BMW 등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에 램프 모듈을 공급하며, 2030년까지 연매출 1억4400만 달러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에스엘은 자사 미국 생산 거점인 '에스엘 아메리카'에 부품을 공급하고, USMCA(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의 자동차 원산지 규정을 충족하기 위한 목적으로 멕시코 공장을 설립했다. 작년 3월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약 1년 3개월 만에 설비 구축을 마무리하고 본격 양산을 앞두고 있다. 이번 공장 설립은 북미 완성차 고객사들의 수요 확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원가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결정이다. 특히 현대차가 미국 조지아주 메타플랜트와 알라바마·조지아 생산 거점을 통해 현지 생산을 강화하는 가운데, 안정적인 부품 조달이 가능한 에스엘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에스엘은 현대차그룹의 최대 헤드램프 공급사로, 북미 시장 매출이 전체의 35%를 차지한다. GM의 말리부, 터레인 등 주요 모델에 부품을 공급 중이며, 향후 현대차·기아와 GM의 미국 내 신차 생산 확대에 따라 공급 물량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산루이스포토시는 "에스엘 공장 설립은 멕시코 자동차 산업의 다각화 및 현대화 전략에 중요한 진전을 의미한다"며 "이번 투자 유치는 멕시코에 대한 국제 자본의 신뢰를 재확인하고 멕시코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한 매력적인 목적지로서의 멕시코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스엘은 1954년 ‘삼립자동차공업주식회사’로 출발해 1976년 현대차의 첫 독자 모델 ‘포니’에 헤드램프를 독점 공급하며 자동차 조명 부품사로 성장했다. 현재는 헤드·리어램프, 사이드미러 등 외장 부품을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에 납품하고 있으며, 자회사로는 백미러 전문기업 에스엘미러텍이 있다. 조명 계열사인 에스엘라이팅은 흡수합병을 통해 통합 조명 사업 역량도 강화하고 있다.
[더구루=정예린 기자] 삼성전자가 베트남 호찌민시로부터 약 3년간 지연됐던 수백억원 규모의 세금을 전액 환급받았다. 현금 유동성 확보와 함께 베트남 내 생산기지 운영 안정성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23일 베트남 일간지 '뚜오이쩨(Tuoi Tre)'에 따르면 김년호 베트남 코참(한국상공회의소)연합회 회장은 최근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삼성전자 호찌민 가전복합단지(SEHC)가 부가가치세(VAT) 환급금 약 5820억 동(약 305억원)을 전액 돌려받았다"고 밝혔다. 환급 대상 기간은 지난 2021년 6월부터 2024년 9월까지다. 삼성전자는 이 기간 중 수출가공업체(EPE)로 전환되며 발생한 세금 환급금을 수차례 요청해왔지만, 명확한 처리 시한을 받지 못한 채 답보 상태에 놓여 있었다. 오랜 기간 지연됐던 환급 문제는 지난 3월 호찌민시와 삼성 간 고위급 대화를 계기로 베트남 재무부가 직접 개입하면서 일단락됐다. 권춘기 SEHC 법인장은 호찌민시가 주최한 한국 기업 간담회에서 환급 문제를 제기하며 "지난 3년간 총 5820억 동 규모의 부가가치세가 환급되지 않아 사업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조속한 조치를 호소했었다.
[더구루=김은비 기자] 현대자동차가 중국 전략형 1호 전기차 '일렉시오'의 현지 출격을 위한 활시위를 당겼다. 중국 당국에 '일렉시오'에 대한 형식승인(OTTS)을 신청하고 3분기 '일렉시오' 출시를 위한 만반의 채비를 갖춘다는 방침이다. 23일 중국 공업정보화부(MIIT)에 따르면 현대차 중국 합작법인 베이징현대는 MIIT에 일렉시오 OTTS를 신청했다. 이 과정에서 일렉시오 차량 외관, 제원, 파워트레인 등 핵심 사양이 공개됐다. 이번에 공개된 정보에 따르면 일렉시오는 5인승 전기 SUV로, △전장 4615mm △전폭 1875mm △높이 1673mm △휠베이스 2750mm의 제원을 갖췄다. 테슬라 모델 Y(전장 4790mm, 전폭 1980mm)와 비교하면 다소 작은 수준이다. 전용 전기차 플랫폼 E-GMP 기반으로 제작, 800V 아키텍처를 적용해 27분 만에 배터리를 30%에서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일렉시오는 전륜구동(FWD)과 사륜구동(AWD) 두 가지 버전으로 출시된다. FWD는 최고출력 160kW(약 218마력) 모터를 탑재해 최고속도 185km/h를 구현한다. AWD는 동일한 160kW 전륜 모터에 73kW 후륜 모터가 추가돼 합산 출력 233kW(약 312마력)를 발휘한다. 최고속도는 전륜 모델과 동일하다. 배터리는 중국 BYD 자회사 핀드림(FinDream) 리튬인산철(LFP) 제품을 탑재했다. 세부 용량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CLTC 기준 최대 700km 주행이 가능하다고 현대차 측은 설명했다. 현대차는 최근 일렉시오의 충전 인프라 호환성도 확보, 현지 전기차 시장 공략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일렉시오는 중국자동차기술연구센터(CATARC)로부터 현지 최초 '충전 적합성 인증'을 획득, 대륙 99% 지역에서 충전 인프라와 호환성을 입증한 바 있다.
[더구루=홍성환 기자] KB국민은행 인도네시아법인이 약 1300억원 규모 채권 발행에 나선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민은행 인니법인 KB뱅크는 총 1조5000억 루피아(약 1300억원) 규모 지속가능채권을 발행할 계획이다. 이번달 수요 예측을 거쳐, 다음달 초 공모를 실시한다. 지속가능채권은 친환경적 또는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사업부문에 한정하여 발행대금을 사용하는 채권이다. KB뱅크는 "채권 발행을 통해 조달된 자금은 채무 원금 상환에 일부 사용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KB뱅크는 최근 모기업인 국민은행으로부터 직접 자금을 지원받는 대신 자체 자금조달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앞서 작년 10월에는 3억 달러(약 4100억원) 규모 미국 달러화 채권을 발행한 바 있다. KB뱅크가 글로벌 채권을 발행한 것은 처음이었다. KB뱅크는 현지 회계 기준으로 올해 1분기 설립 후 첫 분기 흑자를 기록했다. 또 지난달에는 첫 현지인 행장을 발탁하며 현지화 전략을 강화했다. 국민은행은 2018년 당시 부코핀은행 지분 22%를 인수하며 2대 주주에 올랐고, 2020년 두 차례 유상증자를 통해 지분율을 67%까지 끌어올리며 최대 주주가 됐다. 이듬해인 2021년과 2023년 5월 두 차례에 걸쳐 유상증자를 진행해 현재 지분율은 66.88%다.
[더구루=정등용 기자] 현대건설이 중국 신재생 에너지 기업 콩코드 뉴에너지 그룹(Concord New Energy Group)과 전력구매계약(PPA)을 체결했다. 현대건설은 지난 19일 콩코드 뉴에너지 그룹과 계약 기간 30년 짜리의 PPA를 체결했다. 이에 따라 현대건설은 콩코드 뉴에너지 그룹이 강원도 평창에서 추진 중인 21MW 규모의 ‘개수리 태양광 프로젝트’에서 전력을 공급 받는다. 이 프로젝트는 내년 상업 운영을 시작해 30년 간 가동될 예정이다. 두 회사는 이번 계약을 시작으로 녹색 에너지 분야에서의 협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한다. 더불어 지역 에너지 구조 최적화와 녹색 저탄소 발전을 공동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콩코드 뉴 에너지 그룹은 “이번 계약은 그룹의 첫 번째 글로벌 RE100 PPA 프로젝트로, 국제화 녹색 에너지 전략의 중요한 돌파구를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콩코드 뉴에너지 그룹은 홍콩 주식 시장에 상장된 중국 신재생 에너지 기업으로 풍력 발전 엔지니어링과 관련 장비 제조 등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싱가포르 증권거래소에 2차 상장 신청을 진행한 바 있다.
[더구루=홍성일 기자] 전세계 정부가 자국 인공지능(Sovereign AI, 소버린 AI) 구축을 내세우며, AI 분야에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유명 AI 투자자가 소버린AI가 디지털 식민지를 만들고 있다는 주장을 해 눈길을 끌고 있다. [유료기사코드] 22일 업계에 따르면 AI부문 유명 투자자인 네이선 베나이치(Nathan Benaich)는 경제전문매체 포브스를 통해 "소버린AI는 정치적 브랜딩이며 현실은 디지털 식민주의에 가깝다"는 주장을 펼쳤다. 네이선 베나이치는 소버린 AI에 대한 환상만을 본다면 미국 기술에 종속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네이선 베나이치는 "프랑스와 UAE 등은 미국 인프라 기술을 기반으로 AI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있다"며 "주권을 추구하더라도 반도체, 데이터, 미들웨어에 이르는 스택 전반에 걸쳐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스트랄AI를 키워내며 소버린 AI의 대표주자가 된 프랑스도 자체 AI모델은 만들었지만, 데이터센터 인프라는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수입해 만들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유럽연합(EU)도 소버린 AI 구축을 지원하기 위해 엔비디아 기술을 기반으로 200억 달러(약 28조원) 규모 데이터센터를 건설하기로 했다. 네이선 베나이치는 "이는 새로운 종류의 디지털 식민주의의 단면이다. AI 스택 모든 계층에 구조적으로 종속되는 것"이라며 "많은 국가들이 AI독립이라는 환상에 빠져 주권이라는 상징성을 소유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막대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업계는 한국 정부도 소버린 AI의 좁은 정의가 아니라 생태계 육성에 집중해야한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재명 정부는 '인공지능(AI) 글로벌 3대 강국'을 목표로 소버린AI 강조하며, 하정우 네이버 클라우드 AI이노베이션 센터장을 초대 AI미래기획수석으로 임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AI모델에 집중해서는 우리도 미국 GPU 등 기술 스택에 종속될 수 밖에 없다"며 "진정한 소버린AI 구현을 위해 AI모델은 물론 인재 양성, 데이터, 반도체까지 우리만의 생태계 구축에 나서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옌볜(중국)=진유진 기자] '어떻게 이런 곳을 찾아냈을까.' 지난 16일, 중국 연길 공항에서 2시간여를 달려 도착한 곳은 외부 오염으로부터 철저히 차단된 백두산 자락 깊숙한 곳. 공해시설도, 농경지도, 사람도 보기 어려운 한적한 시골이었다. 삼엄한 경비를 지나 울창한 수림 속을 걷는 기자를 반긴 건 새소리와 물소리뿐이었다. ◇ 살아 있는 화산암반 용천수 숲의 끝자락, 농심 백산수 수원지 '내두천'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곳은 중국 지린성 옌볜조선족자치주 이도백하(二道白河) 지역, 세계 3대 수원지 중 하나인 백두산 천지에서 직선거리로 42km 떨어진 해발 670m 지점에 자리 잡고 있다. 사시사철 수온이 6.8~7도를 유지하는 세계 유일의 저온 용천수(천연화산암반수)다. 내두천 물을 그대로 마셔봤다. 일반 계곡에서 나는 이끼 냄새나 흙냄새 하나 없이 깔끔하고 시원했다. 백두산의 현무암층과 부석층이 거대한 천연 필터 역할을 한 결과다. 41년 백두산 정기를 받아 내려온 물이라는 말이 실감났다. 해발 2744m 백두산 천지에 고인 물이 아래에 있는 현무암층과 부석층을 거쳐 50여 km를 흘러 670m에 있는 내두천에서 뿜어져 나온다. 이 과정에서 실리카와 각종 기능성 미네랄을 함유하게 된다. 백산수는 전 세계 생수 중에서 실리카 함량이 가장 높다. ◇ '그 물'을 공기와 닿지 않게 농심은 백두산 천지에 담긴 영양소를 그대로 전달하기 위해 내두천에 솟아올라 오는 물줄기에 파이프를 연결했다. 내두천에서 곧장 연결된 SUS 316L(임플란트 등 의료용 기기 등급) 배관은 외부 공기와의 접촉 없이 용천수를 펌프장으로 보내고, 이는 3.3km 떨어진 백산수 공장으로 이어진다. 펌프장은 내두천 앞에 있다. 펌프장에서는 주황색 고무볼을 물줄기에 흘려보내 배관 내부를 세척한다. 화학약품 없이, 오직 물의 힘으로 이뤄지는 비살균 정화 방식으로 아시아에서는 유일한 배관 세정 시스템이다. ◇ 자동화된 공장, 스마트 팩토리 내두천에서 10여 분을 달려 도착한 백산수 공장은 약 30만㎡ 부지에 연면적 8만2000㎡, 연간 생산량 100만 톤에 달하는 초대형 시설을 자랑한다. 독일 펜테어·크로네스, 캐나다 허스키 등 세계적 설비 기업들의 기술이 집약돼 있다. 농심이 2600억원을 투입해 구축한 이곳은 무인 자동화 스마트 팩토리다. 5개 라인이 풀가동되면서 연간 200만톤 생수가 쉴 새 없이 쏟아져 나왔다. 공장 내에는 최소 인력만 투입되며, 페트병부터 뚜껑까지 자체 일괄 생산한다. 연구원들이 백산수의 품질을 검사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이날 만난 안명식 옌볜농심 대표는 "첨단 분석 장비를 통해 100여 가지 항목 품질검사 관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농심 백산수는 세계 최고 권위의 국제 물맛 전문기관 'ITQI'와 '몽드셀렉션'으로부터 지난 3년 연속 최고등급을 수상했다. 농심은 공장에서 대련항까지 연결된 철도를 단독으로 확보해 백산수를 중국 전역과 한국, 해외 시장으로 공급하고 있다. 판로 확대를 위해 전 세계 88개국에 수출 중인 신라면의 유통망을 활용하는 등 공격적인 공급 전략을 펼칠 방침이다. 수원지부터 생산, 운반까지 전 과정을 농심이 독자적으로 관리한다. ◇ '자연정수기간 40년, 좋은 물은 오래 걸린다' 윤윤열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하수환경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이 이끄는 연구팀은 지난 2023년부터 지금까지 내두천 용천수 연대측정을 연구 중이다. 지난해 4월까지 이뤄진 용천수의 함양고도와 함양연대 측정 결과, 백산수의 나이는 평균 40.8살로 추정된다. 백두산에 내린 비와 눈이 현무암층을 지나 40여 년 동안 천천히 흘러 내두천에 도달한다는 것이다. "좋은 물은 오래 걸린다"는 농심의 말은 과학적 근거를 가진 문장이라는 설명이다. 공장 견학을 마친 뒤, 전시관 한켠에 걸린 고(故) 신춘호 농심 창업주의 철학이 눈에 들어왔다. "물로 무병장수를 염원한다." 이 한 문장에 농심의 물에 대한 집념이 담겨 있었다. 처음 내두천 앞에 섰을 때 떠올랐던 '어떻게 이곳을 찾아냈을까'라는 물음에, 기자는 이제 고개를 끄덕일 수 있었다.
[옌볜(중국)=진유진 기자] 농심이 프리미엄 생수 브랜드 '백산수'로 누적 매출 1조1000억원을 달성했다. 지난 2012년 12월 출시 후 약 12년 만의 성과다. 농심은 이를 계기로 국내외 시장에서 백산수 브랜드 재도약에 나선다. 안명식 옌볜농심 대표는 지난 16일 중국 지린성 옌볜조선족자치주 이도백하의 농심 백산수 공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34조원 규모 중국 생수 시장에서 특수 수요를 공략하며, 글로벌 시장 확대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국·동남아·중동 등을 공략해 현재 전체 매출의 25% 수준인 해외 매출 비중을 3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백산수는 백두산 천지에서 45km 떨어진 내두천에서 솟아나는 용천수로,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 따르면 평균 40.8년 동안 지하 화산암반층을 통과하며 자연 정수되는 것이 특징이다. 이 과정에서 실리카와 마그네슘, 게르마늄 등 기능성 미네랄이 풍부하게 함유된다. 안 대표는 "백산수 인지도가 높은 중국 내 동북지역뿐 아니라 내륙 지역으로도 공급 범위를 넓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백산수는 지난 2013년 매출 약 240억원으로 출발해 2015년 중국 옌볜 백산수 공장 가동 이후 10년간 급성장했다. 2019년부터 연 매출 1000억원 브랜드로 자리매김했으며, 출시 이후 지난해까지 백산수 연평균 성장률(CAGR)은 약 16%에 달한다. 농심은 올해 백산수 누적 매출 1조원 돌파와 백산수 신공장 가동 10주년을 맞아 백산수 브랜드 재도약을 추진한다. 국내에서는 백산수만의 차별화된 브랜드 자산인 '40년 자연정수기간'을 앞세워 과학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품질 마케팅을 강화한다. 단순히 '제주 삼다수' 등과의 경쟁보다는 건강과 품질이라는 본질적 가치를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최근엔 마라톤 대회와 편의점 등 유통 채널을 확대하고 젊은 소비자층을 겨냥한 마케팅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농심 관계자는 "국내 생수 시장은 브랜드 충성도가 높고 소비 습관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빠른 성과보다는 꾸준한 신뢰 구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해외 시장에서는 중국을 핵심 전략 시장으로 삼고 있다. 현재 백산수 전체 매출의 약 25%가 중국에서 발생하는데, 농심은 이를 더욱 확대하기 위해 현지 특수 수요 개척에 집중하고 있다. 실제로 백산수는 공장이 위치한 중국 연길시 내 생수 시장에서 70~80%에 달하는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을 만큼 높은 인지도를 확보하고 있다. 이런 전략의 일환으로 농심은 지난 2022년부터 중국 전용 5L 제품을 선보이며 대용량 생수 수요에 대응하고 있으며, 2021년에는 중국 천연광천수위원회로부터 수원지 종합 평가(환경, 유량, 품질 등) 최고 등급인 '5A'를 인증받는 성과도 거뒀다. 이를 바탕으로 현지 유통업체와 연간 약 1억 병(약 5만 톤) 규모 납품 계약을 체결했고, 이달부터 본격 생산에 돌입한다. 이외에도 현지 정부기관(광천수관리국 등)과 협업을 통해 품질에 대한 공신력을 확보하고, 백산수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활용한 굿즈 마케팅 등 다양한 캠페인을 전개하며 판매 채널을 다변화하고 있다. 물류 측면에서도 경쟁력도 강화했다. 농심은 중국 정부 지원 아래 백산수 공장과 대련항을 직접 연결하는 독자 철도 운영권을 확보했으며, 이는 계약 기한이 없는 영구권으로 운송 안정성을 확보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안 대표는 "백산수는 지난 12년간의 꾸준한 성장을 통해 국내 대표 프리미엄 생수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누적 매출 1조원을 돌파하는 성과를 거뒀다"며 "앞으로도 백두산의 청정 자연과 시간이 빚은 '40년 자연정수기간'이라는 차별성과 세계가 인정한 품질을 적극 알리며 제2의 도약을 이뤄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농심은 고(故) 신춘호 창업주의 철학인 '물로 무병장수를 염원한다'는 가치 아래 백산수 사업을 시작했다. 농심 관계자는 "생수는 가격이 아닌 원천이 품은 시간과 건강이 중요하다"며 "백산수는 세계 최고 수준의 수원지와 최첨단 설비, 지속 가능한 관리체계를 모두 갖춘 국내 유일의 생수 브랜드"라고 전했다. 농심은 오는 2030년까지 연간 20% 매출 성장을 목표로, 글로벌 시장 확대와 젊은 소비자층을 타깃으로 한 마케팅을 강화할 방침이다. "백산수는 천천히 가지만 끝까지 간다는 마음으로, 좋은 물이 지닌 가치를 전달해 나가겠다"는 것이 농심의 포부다.
[더구루=김은비 기자] 기아의 첫 픽업트럭 ‘타스만(Tasman)’이 호주 시장 출격을 앞두고 강력한 확장성과 실용성을 내세우며 주목받고 있다. 오프로드 전문 브랜드가 전용 액세서리 렌더링 이미지를 공개한 가운데 타스만의 무한 변신 가능성이 드러나며 시장 반응에 불을 지피고 있다. 21일 호주 오프로드 전문 브랜드 ARB에 따르면 이 회사는 전용 오프로드 액세서리를 장착한 타스만 렌더링 이미지를 선보였다. 이 액세서리는 출시가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타스만이 캠핑, 오프로드, 작업용 등 다용도로 활용될 수 있음을 시사하며 현지 운전자의 눈길을 끌고 있다. 이미지를 살펴보면 차량 전면에는 투포스트 불바(견인용 범퍼)와 통합형 주행등, 견인 고리가 장착됐다. 측면에는 도어 하단을 보호하는 일체형 사이드 스텝이 연결돼 있다. 후면은 기본 적재함 대신 △하프트레이+하프사이즈 수납박스 △풀사이즈 박스+스페어타이어 캐리어 등 다양한 구조로 변형된 모습도 담겨 있다. 렌더링 이미지 중 일부에는 하드탑 위에 캠핑 전용 액세서리를 장착한 모습도 담겼다. 앞서 기아가 서울모빌리티쇼에서 공개한 타스만 콘셉트 모델 ‘위캔더(WKNDR)’처럼 △서스펜션 리프트업 △전·후방 범퍼 보강 △오프로드 전용 타이어 △적재함 캠핑 모듈 등을 장착한 형태다. 기아는 타스만이 미국과 일본 브랜드가 장악하고 있는 현지 픽업트럭 시장 '게임체인저'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타스만은 오는 7월 현지 출시될 예정으로 출시 전부터 사전 예약 2만 건을 돌파하는 등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타스만 인기를 토대로 '호주 年 10만대 시대' 진입도 점쳐진다. 기아는 지난해 호주 시장에서 총 지난해 8만1787대를 판매한 바 있다. 타스만은 공공 조달 시장에도 노크를 하며 브랜드 인지도를 확장하고 있다. 지난 3월 호주 호바트에서 열린 ‘제19회 호주 경찰·긴급 서비스 게임’에서 타스만을 전시한 데 이어, 최근에는 경찰 순찰차 도입을 위한 실차 테스트도 진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호주 소비자들은 실용성과 개성을 중시하는 만큼, 다용도로 활용 가능한 타스만의 구조는 충분히 매력적인 요소”라며 “타스만은 기아 브랜드의 존재감을 호주 픽업 시장에서 한 단계 끌어올릴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더구루=정예린 기자] 한화비전이 미국 대마 산업 전용 인공지능(AI) 감시 솔루션을 전면에 내세우며 틈새시장 공략에 나섰다. 빠르게 성장하면서도 엄격한 규제가 적용되는 시장에서 한화비전이 규제 대응력과 기술 차별화를 바탕으로 북미 보안 시장 내 입지를 확대할 것으로 기대된다. 22일 한화비전에 따르면 미국법인은 대마 산업에 특화된 AI 기반 지능형 감시 솔루션을 제공하며, 현재 북미 시장 내 관련 제품 적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또 AI와 영상관리시스템(VMS)을 연동해 효율적인 통합 운영을 구현하고 있다. 미국 대마 산업은 빠른 성장세와 엄격한 보안 규제라는 두 가지 특성을 동시에 갖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Grand View Research)에 따르면 올해 미국 대마 산업은 약 443억 달러(약 61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38개 이상의 주에서 의료용 및 기호용 대마가 합법화됐으며, 각 주별로 24시간 영상 저장, 출입통제, 프라이버시 보호 마스킹 등 까다로운 보안 규제가 시행되고 있다. 이로 인해 감시 시스템은 단순 관리 도구를 넘어 ‘법적 인프라’ 역할을 하고 있다. 한화비전은 이같은 시장 상황에 대응해 대마 산업 밸류체인 전반을 아우르는 맞춤형 카메라 제품군과 AI 영상 분석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재배 시설에는 온도·습도 등 환경 변화에 강한 고정형·열화상 카메라를, 추출·가공 시설에는 C1D1 등급 방폭 카메라를 배치한다. 물류 창고와 운송 환경에는 모바일 전용 IR카메라와 영상 저장 장치를, 소매점과 소비 라운지에는 다방향 멀티센서 카메라와 AI 기반 이상행동 감지 기능을 적용한다. 특히 AI 분석 기술은 사람과 차량 구분, 메타데이터 기반 검색, 대기열 분석, 히트맵 생성 등 다양한 기능을 갖췄다. ‘베스트샷(BestShot)’ 기능은 핵심 장면만 선별해 저장함으로써 데이터 효율성을 높인다. 모든 제품과 기능은 자체 영상관리시스템 ‘와이즈넷 웨이브(Wisenet WAVE)’와 연동돼 다지점 사업자의 중앙 통제와 확장성을 지원한다. 한화비전은 작년 1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대마 산업 박람회 '엠제이비즈콘(MJBizCon) 2024'에 참가해 전용 부스를 마련하고 전 라인업을 선보인 바 있다. '대마 산업에 맞게 설계되고, 엄격한 규정 준수를 기반으로 한다(Designed for cannabis. Driven by compliance)'라는 슬로건 아래 규제 중심 산업에 최적화된 기술 역량을 강조했다.
[더구루=길소연 기자] 러시아 국영 원전 기업 로사톰(Rosatom)이 튀르키예 첫 원자력발전소인 '악쿠유(Akkuyu)' 프로젝트 지분을 매각한다. 현재 로사톰이 지분 99%를 보유하며 설계·건설·운영 전 과정에 전권을 행사하고 있지만, 절반에 가까운 지분을 처분해 과도한 러시아 의존 구조에 대해 우려를 지운다. [유료기사코드] 7일 러시아 원자력 전문 학술지 아토믹 에너지(atomic-energy)와 러시아 국영통신사 '타스'에 따르면 로사톰은 250억 달러(약 34조원)에 달하는 악쿠유(Akkuyu) 원전 프로젝트 지분 49% 매각을 위해 외국 투자자들과 협상 중이다. 악쿠유 원전의 지분 매각은 2010년에 체결된 프로젝트 실행에 관한 정부 간 합의에 규정됐다. 정부 간 협정의 조건에 따라 러시아 기업은 최소 51%의 지분을 보유해야 하며, 제3자 투자자는 최대 49%의 지분을 인수할 수 있다. 현재는 로사톰이 지분 99%를 보유하며 설계·건설·운영 전 과정에 전권을 행사하고 있다. 로사톰은 "우리는 튀르키예 기업을 포함한 잠재적 파트너와 기회를 논의하고 있다"며 "프로젝트 실행에 관한 정부 간 합의 조건에 따라 잠재적 파트너를 선택하려면 튀르키예 측과
[더구루=길소연 기자] 이라크가 '한국의 패트리엇 미사일'로 불리는 천궁-II의 도입 과정이 '순항 중'이라며 가격·납품 일정 등으로 불거진 수출 갈등설을 일축했다. [유료기사코드] 7일 이라크 매체 바스뉴스(basnews)에 따르면 이라크 국방부는 방공 현대화 프로그램이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 타흐신 알 카파지 이라크 언론·도덕지도국장 겸 안보·미디어실 부국장(소장)은 최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라크는 방공 능력 향상에 꾸준한 진전을 보이고 있다"며 "곧 프랑스와 합의한 최첨단 레이더 시스템 외에 한국형 방공 시스템이 도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무기 도입은 방어 체계를 강화하기 위한 작업으로, 이라크 정부의 육군, 공군, 방공 부대를 현대화하려는 의지가 가속화되고 있으며 계획 이행에 차질이나 장애물이 없다"고 전했다. 이라크는 작년 9월 LIG넥스원과 3조7000억원 규모의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천궁-II' 수출 계약을 단독으로 체결하고 도입을 추진했다. 이는 UAE(4.6조원), 사우디(4.3조원)에 이은 중동 3개국 수출로, 한국 방산 역사상 최초의 조 단위 수출 사례이다. 다만 이라크 수출을 앞두고 체계 종합기업인 LIG넥스원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