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나윤 기자] 보이스피싱 등 금융사기에 악용돼 지급 정지된 은행 계좌가 매년 늘어나면서 피해 규모도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들이 AI 기반 탐지 시스템 고도화, 전담 부서 신설, 자회사 간 정보 실시간 공유 등 ‘사전 차단’에 방점을 찍은 대응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올해 1분기까지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IBK기업은행 등 6대 은행에서 보이스피싱 등 사기 이용으로 지급 정지된 계좌는 15만82개에 달했다. 은행별로는 KB국민은행이 3만4400개로 가장 많았고, 이어 NH농협은행 2만7400개, 우리은행 2만4800개, 신한은행 2만2500개, 하나은행 2만1400개, 기업은행 1만9600개 순이었다. KB국민은행은 ‘보이스피싱 피해예방’ 체계를 전면 강화했다. 지난 8월 보이스피싱 모니터링 전담 인력을 11명에서 25명으로 두 배 이상 늘리고 AI 학습 기반 모니터링 시스템을 고도화해 의심 거래 패턴을 조기 탐지한다. 이번 달 정부 차원의 ‘보이스피싱 AI 플랫폼’이 본격 가동되면 고객별 맞춤형 탐지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신한은행은 지난 8월 서울 본점에서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과 협약을 맺고 사기의심계좌 정보 공유, 핫라인 구축, 피해금 환급, 실무자 교육 등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신한금융지주는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받아 은행·카드·투자증권·생명보험 등 4개 자회사가 보이스피싱 의심 거래 발생 시 고객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자회사 간 거래 정지·문진 강화·임시 조치가 신속히 이뤄지게 된다. 하나은행은 2018년 금융권 최초로 AI 딥러닝을 적용한 이상 금융 거래 탐지 시스템(FDS)을 구축해 운영 중이다. 특히 모바일 앱 ‘하나원큐’에는 보이스피싱 앱 탐지 기능이 탑재돼 원격조정 앱 등 악성 앱을 실시간 탐지하고 발견 시 즉시 거래를 차단한다. 정상 앱 설치 후 추가로 악성 앱이 깔리는 ‘분리설치형’ 수법도 식별 가능하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새롭게 적용되는 FDS는 전자금융 불법 이체뿐 아니라 보이스피싱·대포통장 사고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며 “사후관리 중심에서 벗어나 사전 차단에 초점을 맞춘 종합대책으로 신종 사기 수법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3월 ‘보이스피싱 의심 해외계좌 관리 시스템’을 도입했다. 경찰청과 금융보안원의 정보를 전산망에 실시간 반영해 영업점 직원이 의심 해외계좌 송금 요청 시 ‘주의 메시지’를 확인하고 고객에게 위험을 안내할 수 있도록 했다. 이달 중에는 ‘금융사기예방 부서’를 신설해 21명 규모의 전담조직을 꾸리고 FDS 고도화와 AI 기반 탐지를 강화한다.
[더구루=홍성환 기자] 추석 연휴 이후 기업공개(IPO) 시장이 회복될 지 관심이 쏠린다. 코스피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새로 쓰는 등 투자 심리가 개선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전망이 나온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말까지 12개 기업이 IPO 공모를 대기 중이다. 가장 먼저 AI 전문 기업 노타가 14일부터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희망 공모가는 7600~9100원, 예상 공모액은 221억~265억원다. 이를 시작으로 이노테크·비츠로넥스텍·그린광학·세나테크놀로지 등이 차례로 수요예측을 실시한다. 28일에는 ‘핑크퐁’, ‘아기상어’, ‘베베핀’, ‘씰룩’ 등 글로벌 슈퍼 IP(지식재산권)를 보유한 패밀리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더핑크퐁 컴퍼니가 수요예측에 돌입한다. 희망 공모가는 3만2000~3만8000원이다. 공모액은 640억원~760억원 수준이다. 상장 후 시가총액은 4592억~5453억원으로 전망된다. 이외에 이지스·아크릴·엘에스이·알지노믹스·나라스페이스 테크놀로지·페스카로 등이 지난달 중순 이후 거래소의 예비심사를 통과함에 따라 수요예측 일정을 준비 중이다. 시장에서는 최근 이어지는 코스피 강세가 공모 시장에도 긍정적으로 작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최근 상장한 기업이 기관 투자자의 의무 보유를 강화한 새 IPO 제도를 무난하게 넘어갔다는 점도 기대를 높인다. 새 IPO 제도는 상장일 이후 최소 15일간 보유하겠다고 약속한 기관에 기관 배정 물량의 40% 이상(올해 말까지는 30%로 완화 적용)을 우선 배정하도록 하고 있다. 실제로 이달 초 상장한 명인제약은 지난달 수요예측에서 488.9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공모가를 희망가 범위 상단인 5만8000원으로 확정한 바 있다. 명인제약은 유가증권시장 상장 추진 기업 중 규제가 강화된 새 IPO 제도가 적용되는 첫 사례라 주목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코스피가 사상 최초로 3400을 넘어서는 등 국내 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어, IPO 시장의 분위기도 반전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달 IPO 시장은 크게 위축됐다. 계절적 비수기에다 상장 요건 강화 등의 요인이 겹친 탓이다. 지난달 IPO에 앞서 수요예측에 나선 기업은 3개사에 그쳤다. 최근 5년간 9월 평균 IPO 기업 수(9개)와 비교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
[더구루=정등용 기자] 시공능력평가 상위 10개 건설사 중 8개 건설사의 수장이 국회 국정감사에 소환됐다. 건설현장 안전 문제가 또 다시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따르면 오는 13일 열리는 국정감사에는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 △김보현 대우건설 대표 △이해욱 DL그룹 회장 △허윤홍 GS건설 사장 △주우정 현대엔지니어링 대표 △송치영 포스코이앤씨 사장 △박현철 롯데건설 부회장 △정경구 HDC현대산업개발 대표가 증인으로 소환됐다. 건설사 수장들이 국감에 대거 소환된 데에는 중대재해 발생 시 책임자 처벌을 골자로 하는 ‘중대재해처벌법(중처법)’의 엄격한 법 집행을 강조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도 지난 8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20대 건설사 CEO를 한데 모아 고용노동부 장관과 간담회를 진행한 바 있다. 국회는 이번 국감에서 건설사들의 안전 관리 부실을 집중적으로 따질 전망이다. 올해도 안성 교량 붕괴와 신안산선 터널 사고 등 대형 참사가 이어지며 건설사의 안전 관리 체계가 비판의 대상이 됐다. 국토위에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10대 건설사에서 사고로 숨진 노동자는 113명에 달한다. 대우건설(20명)·현대건설(19명)·HDC현대산업개발(18명)·현대엔지니어링(14명)·포스코이앤씨(13명) 순으로 사망사고가 많았다. 올해(1~7월)도 16명이 추가로 사망해 중처법 시행 이후에도 개선 효과가 미미하다는 평가다. 건설사들은 건설 현장 안전 사고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많은 만큼 국감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사회적 파장이 큰 사고가 많았던 만큼 경영진이 직접 나서 해명하고 개선 의지를 밝히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기류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정치권이 안전 사고에 대해 어느 때보다 강경한 입장이라 상당한 긴장감을 갖고 있다”면서 “다만 일방적인 호통이 아닌 근본적 처방을 마련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더구루=홍성환 기자] 중국이 글로벌 탈(脫)달러화 흐름 속에서 디지털 위안화 국제화 전략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9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중국전문가포럼에 따르면 디지털 위안화는 사용자 2억5000만명, 거래실적 7조3000억 달러(약 1경240조원)을 기록했다. 디지털 위안화는 중국 인민은행이 직접 발행하고 보증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민간 금융회사가 개입하는 복잡한 과정이나 부담을 없앨 수 있는 구조적 안정성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중국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공격적인 관세 정책과 재정 정책으로 인해 촉발된 글로벌 투자자의 미국 자산 다변화 움직임을, 위안화 국제화 추진에 유리한 환경으로 판단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탈달러화 흐름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중국은 이러한 기회를 활용해 디지털 화폐 인프라 구축을 핵심 국가 전략으로 높였다. 중국은 최근 상하이에 디지털 위안화 운영센터를 설립했다. 해외결제 시스템과 블록체인 인프라 개발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루레이 인민은행 부행장은 "디지털 위안화를 위한 국경 간 금융 인프라가 이미 구축 완료됐다"고 밝혔다. 홍콩의 경우 중국 자본시장 개방 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전략적 교두보이자 핵심 거점으로서 해외 위안화 금융 인프라의 중추적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이를 위해 홍콩 통화청(HKMA)과 증권선물위원회(SFC)는 공동으로 역외 위안화 수익률 곡선을 개발 중이다. 또 홍콩은 역외 위안화 사용 확대와 위안화 표시 채권 발행 증가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위안화 비즈니스 지원 체계를 도입하고 인민은행과 체결된 통화 스와프 협정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인민은행은 홍콩 시장에 해외 국채 등 높은 신용등급의 위안화 자산 공급을 확대하고 국채 선물 출시를 가속화할 방침이다. 아울러 스와프 커넥트 거래 연결의 일일 순거래 한도를 기존 200억 위안(약 4조원)에서 450억 위안(약 9조원)으로 두 배 이상 확대할 예정이다. 중국 민간 부문에서도 위안화 표시 가상 자산에 대한 사업적 관심과 투자 의지가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중국 대표 빅테크 징둥닷컴은 중앙은행과의 논의를 통해 역외 위안화 스테이블코인 운영 모델을 구체적으로 제안하고 홍콩에서 '제이코인'과 '조이코인' 브랜드를 등록했다. 이외 50~60개에 달하는 기업이 홍콩 금융 당국의 스테이블코인 라이선스 신청 절차에 높은 관심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구루=홍성환 기자] 은값이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미국 증시에 상장된 은 채굴기업 상장지수펀드(ETF)에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9월 30일 기준 미국 뉴욕증시에서 미래에셋자산운용 미국 자회사 글로벌X의 '은 마이너스 ETF(Silver Miners ETF)' 순자산가치(NAV)는 71.63달러로 올해 들어서만 116% 상승했다. 이 ETF는 채굴기업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주요 투자 기업으로는 휘턴 프레셔스 메탈스, 팬 아메리카 실버, 쾨르 마이닝, OR 로열티스 등이 있다. 미국 ETF 전문 운용사 ETF 앰프리파이의 '주니어 실버 마이너스 ETF(Amplify Junior Silver Miners ETF)' 역시 올해 들어 120%를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아이셰어즈 실버 트러스트(iShares Silver Trust)는 올해 57% 상승했고, 에브든 피지컬 실버 셰어즈 ETF는 58% 수익률을 보였다. 은 채굴기업 투자는 현물보다 변동성이 크지만, 상승장에서는 레버리지 효과를 통해 더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생산 원가는 비교적 일정하기 때문에 가격이 오르면 채굴기업의 이익이 크게 늘기 때문이다. 최근 금값이 크게 뛰면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덜 오른 은을 대체 투자처로 삼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 최근 국제 은값은 2011년 이후 최근 14년 만에 온스당 40달러를 넘어서 최고가를 찍었다. 하나금융연구소는 "지난달 기준 은 가격은 금 가격의 약 90분의 1 수준으로, 역대 평균 수준(60~70분의 1)에 비해 크게 저평가됐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투자은행은 은 가격이 추가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스위스 투자은행 UBS는 내년 중반까지 온스당 44달러로 , 씨티그룹도 1년 내 온스당 43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투자와 보석 수요가 대부분인 금과 달리 은의 약 60%는 산업용으로 쓰이고 있다. 늘어나는 수요에 비해 공급 부족 상태가 이어지면서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더구루=김나윤 기자] 국내 4대 금융지주가 최근 발간한 지난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금융 성과를 공개했다. 공통적으로 ESG 대출을 늘렸지만 기업·개인 대출 비중과 투자 확대 여부에서 서로 다른 전략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금융은 ESG 금융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개인 중심 확대 △기업금융 강화 △투자 중심 전략 등으로 방향성을 달리했다. KB금융은 지난해 기업 ESG 대출이 2023년 5조6400억원에서 5조1400억원으로 8.8% 감소했지만 개인 ESG 대출은 3조7100억원에서 4조3600억원으로 17.5% 늘렸다. 개인 부문을 중심으로 외연을 넓힌 셈이다. 우리금융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기업 ESG대출은 1조900억원으로 8.4% 줄었지만 개인 ESG대출은 19조8500억원으로 12.8% 증가했다. 하나금융은 정반대 전략을 택했다. 개인 ESG대출이 2조24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8.4% 줄어든 반면 기업 ESG대출은 5조2100억원으로 90.9% 급증했다. 기후변화 대응과 저탄소 전환 지원을 위한 기업 ESG금융 강화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해석된다. 신한금융은 ESG 투자를 3조2400억원으로 전년도에 비해 31.8% 늘렸다. 그룹 주력 계열사 신한은행은 시중은행 최초로 4년 연속 한국형 녹색채권 발행을 이어가며 ESG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녹색채권은 채권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친환경 목적의 특정 프로젝트에만 투자하도록 한 특수 목적의 채권이다. 각 그룹은 단순히 대출과 투자 확대에 그치지 않고 ESG 평가·심사 체계 강화에도 집중하고 있다. KB금융은 기후금융 업무를 전담하는 ‘기후금융 실무협의체’를 가동하고 투자·대출 결정 과정에 ESG 요소를 반영하는 환경·사회 리스크 관리체계를 구축했다. 신한금융은 ESG 평가모형을 고도화해 기업 여신심사 단계에 ESG 요소를 반영하고 녹색·사회적 금융 적격 기준을 정의한 ‘지속가능금융 프레임 워크’를 운영 중이다. 하나금융은 ‘기업 ESG 라운지’를 통해 기업 대상 컨설팅·온실가스 배출량 산정·교육을 지원한다. 또 국내 최초로 한국형 녹색분류체계를 활용한 ‘ESG 금융 심사 시스템’을 도입해 기업금융·투자 심사를 정교화했다. 우리금융 역시 그룹경영협의회를 통해 ESG 금융 상품·서비스 개발을 논의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환경부의 ‘녹색정책금융 활성화 이차보전 지원사업’에 선정됐고 친환경 사업에 대한 여신을 확대하고 있다.
[더구루=정등용 기자] 건설사들이 재건축 대신 리모델링 기술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재건축 비용이 증가한데다 리모델링에 대한 정부 제도 개선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건설사들은 리모델링 기법에 공을 들이며 차별화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최근 ‘넥스트 리모델링(Next Remodeling)’을 공개했다. 기존 건축물의 골조를 유지하면서 내·외관을 새로 꾸미고 스마트홈, 친환경 자재, 자동주차 시스템 등 첨단 기술을 접목하는 방식이다. 넥스트 리모델링은 철거 과정을 최소화해 인허가 절차와 공사 기간을 줄이고 자원 낭비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삼성물산 주거 플랫폼 ‘홈닉(HomeNik)’과의 연계도 준비 중이다. 현대건설 역시 ‘힐스테이트 리모델링’ 브랜드를 앞세워 친환경 설계, 스마트홈, 커뮤니티 시설 강화를 주요 전략으로 삼고 있다. 기존 골조를 살리면서 커뮤니티 공간과 주차장, 외관을 개선하는 방식으로 서울 삼성동 힐스테이트 단지에서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다. 포스코이앤씨는 그룹사 포스코의 특수강건재를 활용해 리모델링 전용 수직증축 시스템과 고강성 강관 보강파일 개발에 성공했다. 층간 소음 저감을 위한 바닥 차음 시스템과 모듈러 방식의 난방 및 급탕 시스템, 리모델링 전용 천장형 에어컨 등 입주자 생활 편의를 고려한 기술도 함께 선보였다. 이처럼 건설사들이 리모델링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는 데에는 재건축 비용 급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발표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재건축 공사비는 30% 이상 증가했다. 리모델링에 대한 정부 제도도 개선됐다.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발표한 ‘9·7 주택공급 확대방안’에는 리모델링이 공급 확대 수단의 한 축으로 공식 포함됐다. 전용 85㎡ 초과 주택 분할 허용, 총회 전자의결 도입, 인허가 절차 간소화 등으로 사업성을 높이는 것이 골자다. 이태희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철거·신축 중심의 재건축은 사업성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며 “현실적으로 리모델링 합리적인 대안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더구루=정예린 기자] 중국 내 최대 규모 휴머노이드 로봇 훈련장이 오픈했다. 로봇 산업 데이터 확보와 체현형 인공지능 발전을 가속화하며 자동차 제조와 물류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의 적용 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8일 베이징시에 따르면 최근 스징산구에 휴머노이드 로봇 훈련장이 개장했다. 해당 훈련장은 스징산구 정부가 주도하고 지역 산업회사, 베이징 은행보험산업단지, 러쥐로보틱스 등이 협력해 조성했으며, 1만㎡가 넘는 부지에서 연간 600만 건 이상의 데이터를 생산할 수 있다. 훈련장 내부에는 스마트 제조, 스마트 홈 등 4개 분야 16개 세부 공간이 마련돼 있으며, ZTE의 생산 라인과 이치 자동차 공장 등 실제 산업 현장이 1:1로 재현돼 있다. 이를 통해 로봇은 현실과 유사한 환경에서 물류 분류, 자재 운반 등 20여 가지 기본 기술을 학습하며, 수행 성공률은 95% 이상에 달한다. 훈련장의 핵심 훈련 로봇 '콰푸(夸父)'는 VR과 모션 캡처 장비를 활용해 실시간 학습을 수행하며, 생산되는 데이터는 '수집-정제-라벨링-출력' 과정을 거쳐 합격률 99%의 고품질을 보장한다. 향후 이 데이터는 쑤저우, 지난 등 지역 훈련장과 연계돼 국가 로봇 데이터 허브로 확장되며, 범용 로봇 모델 학습과 산업 표준화에도 직접 기여할 예정이다. 새로운 훈련장은 단순한 로봇 학습 공간을 넘어 데이터 생산·거래, 연구 협력, 스타트업 육성, 인재 양성을 아우르는 생태계를 구축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를 통해 중국은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 고도화와 산업 경쟁력 강화, 스마트 산업 적용 확대라는 전략적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훈련장 설립으로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이 연구 중심에서 본격적인 산업화·규모화 단계로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더구루=홍성환 기자] 러시아가 2030년까지 세계 최초 폐쇄형 연료주기 원자력 발전소를 건설한다는 방침이다. 폐쇄형 연료주기는 원전에서 사용한 핵연료에서 우라늄·플루토늄을 추출해 재사용하는 기술이다. 8일 코트라 및 크렘린궁 등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세계 원자력주간 국제포럼에서 "러시아는 2030년까지 폐쇄형 연료주기를 갖춘 세계 최초의 원자력 에너지 시스템을 출시할 것"이라며 "원자력 기술 전반에 걸쳐 전문성을 갖춘 나라는 러시아뿐"이라고 밝혔다. 현재 러시아 국영 에너지기업 로사톰이 톰스크에 300㎿(메가와트) 규모 4세대 시범 발전소를 건설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사용후 핵연료의 95%가 원자로에서 여러 번 재사용된다는 의미"라며 "방사성 폐기물 문제가 거의 완전히 해결되고, 우라늄 공급 문제도 근본적으로 해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평화적 원자력을 장기적으로 사용하려면 근본적으로 새롭고 더 효율적 기술이 필요하다"며 "러시아는 이미 솔루션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러시아는 기술 식민주의에 반대하며, 협력국이 러시아 기술에만 의존하도록 만들지 않는다"며 "러시아는 어떤 정치적 상황과도 무관하게 핵 분야의 계약상 의무를 엄격히 이행한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푸틴 대통령은 "최우선 순위는 핵시설이 있는 곳 어디든 핵 안전과 설비의 물리적 보호를 보장하는 것"이라며 "원자력 분야 규제는 평화적 핵에너지 개발과 핵 비확산 체제 강화 사이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도록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더구루=오소영 기자] 삼성SDI가 '범(凡)삼성가'인 한솔케미칼과 배터리 소재 개발에 협력한다. 미국에서 이온 전도성 고분자를 활용하는 기술 특허를 냈다. 7일 미국 특허청(USPTO)에 따르면 지난달 25일(현지시간) 삼성SDI와 한솔케미칼이 출원한 '이온 전도성 고분자 및 이를 포함하는 리튬 이차전지 전극과 리튬 이차전지(Ion-conductive Polymer, and Lithium Secondary Battery Electrode and Lithium Secondary Battery Which Comprise Same)' 특허가 공개됐다. 이번 특허는 리튬이온이 원활히 이동할 수 있도록 통로를 만드는 '이온 전도성 고분자'에 대한 기술을 담고 있다. 리튬이온의 이동성을 향상시켜 충방전 속도를 개선하고 수명을 늘리며 고온에서도 안정적인 구조를 유지하도록 한다. 삼성SDI는 배터리 재료 시장의 전문성을 가진 한솔케미칼과 협력해 차세대 배터리 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한다. 한솔케미칼은 2015년 음극재 바인더 상용화에 성공하며 이차전지 시장에 뛰어들었다. 2016년 배터리용 특수 테이프 전문기업 대만 테이팩스를 인수했으며 2021년 실리콘 음극재 투자를 시작했다. 약 850억원을 투자해 전북 익산에 공장을 지었다. 삼성SDI에도 바인더를 공급하며 오랜 파트너십을 이어왔다. 지난 2020년에는 리튬이온전지 탄소음극용 고접착 코어셀 타입 수성바인더를 공동 개발해 IR 52 장영실상을 받았다. 한편, 한솔그룹은 고(故)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장녀 고(故) 이인희 고문의 두 아들이 각각 이끌고 있다. 장남 조동혁 회장이 한솔케미칼의 지분 8.91%(101만 주)를 보유하고 있다.
[더구루=김예지 기자] 전기차 생산 확대와 에너지 저장 수요 증가에 따라 글로벌 배터리 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각국 정부의 탈탄소 정책과 기업들의 설비 투자 확대로 배터리 수요가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며, 오는 2032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은 19.06%에 이를 것으로 분석됐다. 기술 및 공급망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7일 시장조사업체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배터리 시장은 지난 2023년 1219억4000만 달러(한화 약 170조원)에서 오는 2032년 5813억5000만 달러(한화 약 814조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지난 2023년 기준 전체 배터리 시장의 53.91%를 차지하며 전 세계 배터리 생산과 소비를 주도하고 있다. 중국과 인도, 일본은 △전기차 보급 확대 △전자제품 수요 증가 △정부의 정책적 지원 등에 힘입어 글로벌 배터리 산업의 중심지로 부상했다. 미국 시장도 오는 2032년까지 651억4000만 달러(한화 약 91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세액 공제 △공급망 재편 전략 등 정부 주도의 지원 정책을 기반으로 전기차 및 배터리 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배터리 시장 성장의 핵심 동력은 전기차 보급 확대다. 지난 2023년 한 해 동안 전 세계에서 약 1400만 대의 전기차가 판매되며 전년 대비 40% 증가한 수치를 기록했다. 각국의 △전기차 구매 보조금 △친환경차 확대 정책 △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전기차 수요를 끌어올리고 있다. 이에 따라 자동차용 배터리 수요도 함께 급증하고 있다. 아울러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확산에 따른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 수요도 배터리 시장 확대를 견인하고 있다. 특히 대규모 그리드 연계 ESS부터 가정용, 분산형 마이크로그리드까지 다양한 용도에서 배터리 활용이 확대되고 있다. 배터리 기술은 리튬이온이 여전히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높은 에너지 밀도와 긴 수명, 넓은 온도 범위에서의 작동 특성으로 인해 다양한 산업에서 폭넓게 채택되고 있다. 동시에 고체전지(Solid-State Battery), 나트륨이온, 아연공기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 기술 개발도 본격화되고 있다. 글로벌 주요 기업들도 기술 경쟁에 나서고 있다. 2024년 CATL은 1000km 이상 주행이 가능한 'Shenxing PLUS'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공개했다. 같은 해 7월 LG에너지솔루션과 현대차는 인도네시아에 10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완공하며 동남아 시장 확대를 본격화했다. 파나소닉은 인도 국영기업인 인도석유공사(IOCL)와 손잡고 인도 내 실린더형 배터리 생산을 위한 합작 법인을 설립하며 시장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이처럼 배터리 수요가 급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가장 큰 위험 요소는 원자재 가격 변동성이다. 리튬, 코발트, 니켈, 흑연 등 배터리 핵심 소재의 공급 불안정과 가격 급등은 제조원가 상승으로 이어져 수익성 악화 및 배터리 가격 경쟁력 저하로 직결된다. 이에 따라 주요 제조사들은 원재료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재활용 기술 고도화 및 대체 소재 연구개발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응용 분야별로는 자동차 부문이 전체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소비자 전자기기 △에너지 저장 △산업·철도 분야에서도 배터리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형태별로는 리튬이온과 납축전지가 시장을 양분하고 있으며, 재사용 가능한 2차전지가 단일 사용 1차전지보다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K-배터리 3사'가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핵심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제너럴모터스(GM), 현대차 등과 합작법인을 설립하며 현지 생산기지를 확장 중이다. 삼성SDI는 독일 BMW, 미국 스텔란티스와 협력 관계를 강화하며 프리미엄 전기차용 배터리 공급에 주력하고 있다. SK온은 포드와의 협업을 통해 미국 내 배터리 생산라인 확대에 나서고 있다. 이들 3사는 기술력과 품질 신뢰도를 바탕으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의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더구루=홍성환 기자] 동남아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현지에 진출한 우리 은행들이 전기차 관련 대출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7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은행 베트남 법인은 최근 전기차를 구매하는 개인과 기업, 사업자를 대상으로 특별 우대 대출 프로그램을 출시했다. 최소 연 6.9% 금리로 차값의 80%까지 대출을 제공하고 있다. 현지 금리가 7%대인 일반 차량 대출 상품보다 낮은 수준이다. 신한은행 베트남법인은 이어 베트남 대표 전기차 기업인 빈페스트의 차량을 구매하는 고객에 대해 최소 연 4.8% 금리를 적용하는 우대 대출 패키지도 출시했다. 신한은행은 인도네시아 시장에서도 현대캐피탈 인니 법인에 지분 투자하며 전기차 금융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현대캐피탈의 인니 법인은 지난달 본격적인 자동차금융 영업을 개시했다. KB국민은행은 이미 수년 전부터 인니 전기차 산업에 특화된 맞춤형 금융을 제공해 왔다. KB국민은행 인니 법인은 2022년부터 현대차 전기차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우대 대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전기차 관련 기업에 대한 여신도 지속해서 확대 중이다. '전기차 불모지'로 불렸던 동남아 시장에서는 친환경차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모도르인텔리전스에 따르면 동남아 전기차 시장은 지난해 11억4000만 달러(약 1조6000억원)에서 2029년에는 47억 달러(약 6조6000억원)로 네 배 넘게 커질 전망이다. 특히 최근 3년간 베트남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베트남 전기차 판매량은 2022년 1만 대 미만에서 올해 10만 대 이상으로 10배 증가할 전망이다. 베트남 공상부 통계를 보면 지난해 신차 판매에서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 차량 비중은 22%에 달했다.
[더구루=홍성일 기자] 칠레에서 남미 최초로 테슬라 라이트쇼가 개최된다. 테슬라는 이번 라이트쇼로 칠레와 남미에서 상당한 홍보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더구루=길소연 기자] 세계 2위 컨테이너선사인 덴마크 머스크(A.P. Moller-Maersk)가 한국이 아닌 중국 조선소에 대형 컨테이너선을 발주했다. 한국과 중국 조선소를 두고 저울질 하다가 가격 경쟁력이 앞선 중국에 신조 발주했다. 최근 미국의 중국 선박에 대한 입항 수수료 유예 조치로 글로벌 해운사들의 대규모 발주가 중국을 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