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 생태계=미래 일자리] ④ "10만 인재 양성" 캐나다, 전기차에 사활 거는 이유

마그나, 브램튼 신공장 내년 4분기 가동
온타리오 공장 신·증설로 年 15만개 생산
캐나다 전기 컨셉트카 '애로우', 온타리오 공과대학·캐나다 50개사 합심한 결과물

 

전기차 산업을 둘러싼 글로벌 생태계는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그 어느 곳보다 전기차 생태계 구축에 힘을 쏟는 곳은 북미 지역입니다. 천문학적인 규모의 보조금을 앞세워 자국 내 생태계를 구축하는 한편 다양한 혜택을 내세워 전 세계 주요 기업들을 품 안으로 불러들이고 있습니다. 더구루는 미국과 캐나다 정부 고위 관계자와 전기차 산업을 주도하는 글로벌 기업, 고등 교육기관 등을 접촉해 △정부 정책 △현지 파트너사 간 이해관계 △배터리 등 공급망 주도권 △일자리 창출 등 지역 경제 기여도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고 한국 산업계가 나아갈 길에 대해 살펴봅니다. -편집자주- 

 

 

[온타리오(캐나다)=오소영 기자] 로봇 1000개가 쉴 새 없이 움직이고 직원 1600명이 분주하게 투입된다.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스텔란티스 등 미국 '빅3 업체' 차량에 들어가는 부품 100여 개가 끊임없이 만들어진다. 올해 '25살'이 된 캐나다 마그나인터내셔널(이하 마그나)의 포맷(Formet) 공장의 모습이다. 

 

캐나다 온타리오주 세인트토머스에 위치한 이 공장의 역사는 1998년부터 시작된다. 주요 고속도로와 기차, 공항 등 교통 인프라가 발달한 세인트토머스에 둥지를 터 오늘날 세계 최대 자동차 프레임 생산시설로 거듭났다.

 

 

◇ 마그나 '미래 먹거리' 배터리 인클로저 투자 활발

 

기자가 공장을 찾은 6월 21일(현지시간)은 마침 포맷 생산시설의 25주년 기념 행사가 진행되는 날이었다. 조 프레스턴 세인트토머스 시장과 션 다이크 경제개발공사 CEO 등 정부 관계자와 지역 매체 등이 찾아 축하를 전했다. 포맷 공장에서만 24년 일한 필립 페이지(Philip Page) 공장장은 "감사하고 한편으로 겸손해진다"며 소회를 전했다. 

 

굉음을 뿜어내는 장비들 옆으로 비공개 축하 행사가 열릴 무대가 설치됐다. 천장에는 직원들의 자필 서명이 담긴 각종 부품들이 매달려있었다. 포드의 전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에 들어가는 배터리 인클로저도 그중 하나였다.

 

 

페이지 공장장은 "F-150 라이트닝에 쓰이는 배터리 인클로저 수요만 15만 개까지 늘었다"며 "수요에 대응해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그나는 지난해 포맷 공장에 1만5800㎡를 추가해 배터리 인클로저 생산라인을 추가로 깔았다. 온타리오주 브램튼에 4억7000만 달러(약 6039억5000원)를 쏟아 신공장 건설에도 나섰다. 내년 4분기 가동되면 총 연간 생산능력이 15만 개로 증가한다.

 

마그나는 포드에 이어 GM도 공급처로 확보했다. 마그나는 미국 미시간주 세인트 클레어에 위치한 공장에서 GMC 허머와 쉐보레 실버라도향 배터리 인클로저를 생산 중이다. 최근에는 테네시주 스탠튼 블루오벌시티 서플라이어파크에 공장 2곳을 설립하겠다고 발표했다. 7억9000만 달러(약 1조원)를 쏟아 포드와 SK온의 합작사 ‘블루오벌SK’에 공급할 프레임·배터리 인클로저, 전기 트럭용 시트를 생산한다.

 

페이지 공장장은 "마그나는 업력이 상당한 글로벌 회사이며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배터리 인클로저 시장 공략에 자신감을 표명했다.

 

◇온타리오 2040년 100% 무공해차…북미 2위 생산지 자존심 지킨다

 

마그나는 배터리 인클로저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며 캐나다의 전기차 산업 육성을 지원할 것으로 기대된다.

 

자동차·자동차 부품 산업은 캐나다 경제의 핵심 축이다. 전체 경제성장률(GDP)의 약 7%를 담당한다. 온타리오만 살펴보면 미시간 다음으로 북미에서 자동차 생산량이 많다. 자동차 산업 종사자는 약 10만명에 달한다. 빅터 페델리(Victor Fedeli) 경제개발부 장관은 "발 빠르게 전기차로 전환하지 않으면 전통 자동차를 만들던 10만명이 일자리를 잃게 된다'고 지적했다.

 

온타리오는 북미 2위 생산국의 명성을 사수하고자 전기차로의 전환을 앞장서고 있다. 코트라 토론토무역관에 따르면 온타리오는 2030년까지 최소 40만대 전기·하이브리드 자동차 생산 계획을 세웠다. 2040년까지 신차의 100%를 무공해 차량으로 채운다. 

 

 

◇캐나다 '산학 협력'으로 전기차 기술 확보

 

전기차 육성 움직임은 산학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온타리오 공과대학(Ontario Tech University)은 캐나다 자동차부품생산협회(APMA)의 주도로 진행된 전기차 개발 사업인 ‘프로젝트 애로우(Project Arrow)’에 참여했다. 석박사를 포함해 학생 74명과 교수진 등 100명 이상이 연구에 동행했다.

 

이들은 캐나다 회사 50곳과 협력해 2020년부터 개발에 났다. 이미 완성된 부품을 스캔해 구조를 파악하는 리버스 엔지니어링을 적용했다. 3년의 노력 끝에 올해 초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2023 CES'에서 컨셉트카를 공개했다.

 

컨셉트카는 4인승 크로스오버 차량이다. △82.5kWh 리튬이온 배터리로 500마일의 주행거리 구현 △특정 조건에서 운전자 개입을 최소화한 레벨3 자율주행 △운전자의 심박수와 졸음 여부 등 생체 정보를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인공지능(AI) 기능 △태양광 패널을 통한 전기 저장 등을 특징으로 한다. 기존 전기차 대비 부품도 적어 컨셉트카 기준 무게는 약 5000파운드에 불과하다.

 

애로우 프로젝트를 이끈 아마드 바라리 온타리오 공과대학 교수는 "캐나다의 EV 제조 역량을 보여주고자 진행됐다"고 강조했다.

 

윈저대학은 전기모터 연구과 활발하다. 2003년 차지랩(CHARGE Lab)을 설립 후 리노베이션을 거쳐 1만 평방피트(ft²) 이상의 실험실과 대규모 사무실을 만들었다. 포드와 마그나, 세계 1위 자동차 부품 주조회사 네막 등으로부터 2016년 이후 약 1400만 캐나다달러(약 140억원) 상당의 지원을 받았다.

 

나라얀 카르 윈저대학 교수는 "캐나다 전역에서 가장 좋은 전기모터 연구시설"이라며 "설계부터 시제품 제작, 테스트까지 전기모터 개발에 필요한 모든 작업을 여기서 수행할 수 있다"고 자부했다.

 

윈저대학은 마그나와 포드, 네막 등 5개 파트너와 전기차 관련 연구도 진행 중이다. 차지랩 내부에는 연구 보완을 유지하고자 각각의 회의실을 마련했다.

 

빌 반 헤이스터 윈저대학 교수는 기업과 협업이 활발한 이유로 정부 지원금을 들었다. 캐나다 정부는 캐나다 자연과학 및 공학 연구위원회(NSERC)를 통해 혁신 연구에 대한 자금을 지원해준다. 헤이스터 교수는 "기업이 1을 투자하면 대학이 (기업으로부터) 프로젝트를 받아 정부에 지원을 요청하고 정부에서 3을 얹어준다"고 설명했다.

 

※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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