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산업을 둘러싼 글로벌 생태계는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그 어느 곳보다 전기차 생태계 구축에 힘을 쏟는 곳은 북미 지역입니다. 천문학적인 규모의 보조금을 앞세워 자국 내 생태계를 구축하는 한편 다양한 혜택을 내세워 전 세계 주요 기업들을 품 안으로 불러들이고 있습니다. 더구루는 미국과 캐나다 정부 고위 관계자와 전기차 산업을 주도하는 글로벌 기업, 고등 교육기관 등을 접촉해 △정부 정책 △현지 파트너사 간 이해관계 △배터리 등 공급망 주도권 △일자리 창출 등 지역 경제 기여도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고 한국 산업계가 나아갈 길에 대해 살펴봅니다. -편집자주-
[버지니아(미국)=정예린 기자] SK시그넷은 글로벌 2위 전기차 충전 솔루션 회사다. 미국 텍사스주에 처음으로 해외 생산기지를 설립하며 글로벌 확장 준비에 첫발을 뗐다. 지난달 버지니아주에서 오승준 미국법인 법인장을 만났다.
Q : 최대 고객사인 일렉트리파이에 기 납품한 충전기의 불량률 논란이 대두됐는데, SK시그넷의 대응책이 있나?
A : 불량률 이슈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만큼 SK시그넷의 충전기가 많이 보급돼 있다는 뜻이다. 현재 미 전역에 설치되어 있는 것만 2500여 개에 달한다. 또 불량률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서는 배경을 살펴봐야 한다. 전기차 충전기는 아직 규격화가 되지 않았다. 40여 종에 이르는 전기차의 충전 포트 위치부터 내부 설계까지 모두 다르다. 출시하기 전 차량과 매칭 테스트를 하지만 이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등이 이뤄지면 충전기와 차량 간 통신이 이뤄지지 않는다. 고장 사례를 살펴보면 대부분 소프트웨어 버전 차이의 문제다. 테슬라는 불량 얘기가 거의 들리지 않는데, 규격 종류가 하나뿐이기 때문이다. 테슬라 규격인 NACS가 오픈되면 슈퍼차저도 불량 이슈가 나올 것이라고 예상한다.
Q : 미국 내 전기차 보급은 어느 정도 이뤄졌나?
A : 아직까진 캘리포니아주 등 서부 쪽에만 전기차 보급이 많이 돼 있다. 워싱턴DC, 버지니아 쪽도 보급이 많이 된 상태는 아니다. 하지만 정부 기관이 많이 위치한 데다 정부가 경찰차, 소방차, 관용차 등을 전기차로 교체할 예정이어서 보급률은 높아질 것이다. 최근 제니퍼 그랜홈 에너지부 장관이 인근 충전소 4곳을 방문해 SK시그넷 충전기를 직접 사용했다. 정부 전기차 도입을 앞두고 충전 인프라를 점검한 것이다. 관용차로 쓸 포드 F-150, 쉐리 볼트, 캐딜락 리릭 등 3개의 전기차로 충전 테스트를 실시했다. SK시그넷 충전기를 사용해 리릭을 충전했고 만족스러운 경험을 했다고 들었다.
Q : 미국 내 전기차 충전기 사용 현황은?
A : 각종 쇼핑몰과 월마트 등 주차장에는 충전기가 대부분 설치돼 있다. 특히 월마트에 설치된 충전기 사용률이 높다. 버지니아주 인근에 설치된 SK시그넷 충전기를 살펴보면, 가동률이 높은 곳은 40%에 이른다. 쇼핑몰에 설치된 충전기 가동률이 40%라는 것은 24시간 중 8시간은 사용 중이라는 뜻이다. 쇼핑몰 영업 시간엔 거의 빈자리가 없다고 보면 된다.
Q : 미국 내 전기차 충전 사업 경쟁사 현황은?
A : SK시그넷이 텍사스주 플레이노시에 공장을 설립한 뒤 ABB, LG전자 등 많은 후발주자들도 이 곳에 터를 잡고 있다. LG전자 공장 부지는 SK시그넷 공장에서 약 1시간 거리에 위치한다. 이제 막 부지를 선정한 단계이기 때문에 실제 생산에 돌입하려면 최소 1년이 소요될 것이다. LG전자는 아직까지 수주를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
Q : SK시그넷의 일자리 창출 현황은 어떤가?
A : SK시그넷은 숙련된 전문 기술 인력을 확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인력 고용이 쉽지는 않지만 텍사스주와 플레이노시의 지원으로 채용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플레이노시가 산학협력을 제안해 검토 중이다. 예를 들어, 현지 전문대학교 졸업생을 인턴으로 뽑아 교육한 뒤 직원으로 채용하면 학생 1명당 2000불의 보조금을 지원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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