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절묘한 타이밍…신한은행, 日은행과 손 잡는다

-키라보시은행과 '亞 진출’ 한·일 중소기업 지원 협력체 구성
-양국 경제 갈등에 따른 리스크 줄이는 효과 예상

 

[더구루=김병용 기자] 신한은행이 일본 키라보시은행과 손잡고 아시아 지역에 진출한 양국의 중소기업을 지원한다.

 

일본 정부의 경제 보복 조치에 따른 한국과 일본이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는 시점에서 현지 은행과 협력 관계를 구축, 안전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한은행의 일본법인 SBJ은행은 최근 키라보시은행과 아시아 지역에 진출한 한·일 중소기업 지원하기 위한 협력체를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이미 두 은행은 자체적으로 중소기업 지원 프로그램을 갖춘 상태다.

 

신한은행은 중소·중견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운영하는 ‘글로벌 경영 컨설팅’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대상 지역으로 아세안(ASEAN) 지역과 인도로 대상 국가를 확대했다.

 

신용등급이 높지 않거나 담보가 부족하더라도 기술력 또는 사업전망 등을 근거로 기업에 자금을 지원하는 ‘관계형 금융’으로만 대출한 누적금액이 1조원이 훌쩍 넘는다.

 

신은행도쿄 등 3개 은행이 합병해 탄생한 키라보시은행은 이미 아시아 지역에 진출한 자국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현지 통화로 대출하는 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이번 협력으로 중소기업 지원 등에 특화된 금융 기법을 아시아 전역으로 확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일본의 경제 보복에 따른 불확실성도 줄일 수 있게 됐다.

 

신한은행의 국가별 자금조달 편중도를 보면 지난 3월 기준 △한국 28.24% △일본 23.83% △중국 13.3% △미국 6.69% △영국 2.95% 등으로 국내를 제외하면 일본의 비중이 가장 크다.

 

또한 일본은 신한은행 탄생 과정에서 떼어 놓을 수 없는 곳이다. 1982년 재일교포들이 자본금 250억 원을 투자해 세운 국내 최초의 순수 민간은행이 바로 신한은행이다.

 

재일교포 주주들은 현재 20%가량의 신한금융지주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년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신한은행장이 일본을 방문해 재일교포 주주들과 만나는 이유다.

 

금융권 관계자는 "일각에서 일본이 반도체 소재 수출제한 등에 이어 송금규제 등 금융부문의 추가적 경제보복 조치를 내놓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며 "이번 협력 관계를 구축으로 현지영업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SBJ은행은 신한은행이 2009년 100% 출자해 세운 일본법인이다. 한국 금융회사의 유일한 일본법인이자 일본에서 외국계 법인으로는 씨티은행에 이어 두 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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