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색국가 제외' 항공·여행업계 '비상'…"일본 여행상품 어쩌나"

-불매운동 장기화 우려…여행 상품 폐지 및 항공 노선 운휴 추가될듯 


[더구루=길소연 기자] 일본 정부가 한국을 화이트리스트 국가에서 배제하면서 경제 후폭풍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본 경제보복에 항의하는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은 더욱 거세질 예정이며, 대규모 피해가 우려되는 산업계는 피해를 축소하기 위해 대책 마련을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여객 감소로 직접적인 타격을 입은 항공업계과 여행업계는 수요 감소에 따른 실적 개선과 일본 여행객 감소세 장기화를 대비한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지난 2일 아베 신조 총리 주재로 각의(국무회의)를 열고, 한국을 수출절차 간소화 혜택을 인정하는 ‘화이트 리스트’ 명단국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지난 2004년 백색국가로 지정됐던 한국이 이번에 배제되면서 향후 무기로 전용될 우려가 있는 '전략물자' 1102개 품목은 포괄허가에서 일일이 허가를 받아야 하는 '개별허가' 대상으로 바뀐다. 

 

개정안은 주무 부처 수장인 세코 히로시게 경제산업상과 아베 총리가 서명한 이후 일왕이 공포하면, 21일 이후 효력이 발생, 이달 말부터 시행될 전망이다. 

 

한국의 화이트 리스트 제외가 확정되면서 산업계 중 여행업계와 항공업계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타 업종에 비해 엄청난 타격은 없지만, 불매운동의 여파로 이용객이 감소하면서 운영에 차질에 빚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상당수 항공사가 일본 노선 운휴 및 감축에 나섰고, 여행사들은 부서를 줄이는 등 특단의 조치를 취했지만 여행객 추가 감소가 우려되면서 일본 여행상품 줄폐지 및 운휴가 늘어날 전망이다.  

 

실제 대한항공은 다음달 3일부터 부산∼삿포로, 훗카이도 노선 운항을 중단한다. 아시아나항공도 다음달 중순부터 일본행 노선 좌석 공급을 축소한다. 기존 A330 항공기로 운항한 인천발 후쿠오카·오사카·오키나와 노선에 B767·A321 등이 투입키로 한 것이다.

 

대형항공사(FSC)보다 일본 노선을 더 보유하고 있는 저비용항공사(LCC)는 이미 지난달 초부터 항공노선 운휴 및 축소에 나섰다. 

 

티웨이항공은 무안∼오이타 노선 운항 중단에 이어 오는 9월부터 대구∼구마모토, 부산∼사가 등 정기편을 중단한다. 이스타항공도 다음달부터 부산∼삿포로·오사카 노선 운항을 정지시키고, 에어부산은 9월 1일부터 대구∼오사카 노선항공편을 2편에서 1편으로 축소한다. 

 

화이트 리스트 제외로 불매운동이 장기화 될 경우 타격이 예상되는 건 여행업계도 마찬가지다. 성수기인데도 일본 여행 예약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80%나 감소했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에 따르면 지난달 패키지 여행상품 수요는 최대 14%까지 감소했다. 이들 여행사의 일본인원 비중은 각각 26%, 14%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기존보다 5~10%가량 줄었다. 

 

노랑풍선은 지난달 일본 여행 예약 취소율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0% 증가했으며, 인터파크투어는 패키지 예약에 한해 일본 여행 취소 건수가 2배가량 늘었다.

 

특히 한일관계 악화로 1년 앞으로 다가온 도쿄올림픽 흥행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올림픽 관련 상품을 준비해 온 여행업계는 대책 마련에 분주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인해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초부터 시작된 일본여행 보이콧 분위기로 하나투어가 패키지 수요에 훨씬 더 큰 타격을 입었다"며 "다만 항공사들은 일본노선 축소, 동남아 및 중국 노선 확대 등 항공좌석 공급의 다변화와 9~10월부터 진행되는 중국 신규 노선 취항이 확대될 전망으로 실적 개선이 점진적으로 나타날 개연성이 높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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