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日에 발목잡힌 삼성…애플, '1100억원 어치' 패널 주문 취소

-업계 "하반기 아이폰에 BOE 패널 탑재" 전망

 

[더구루=오소영 기자] 애플이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1억 달러 규모의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주문량을 취소하고 중국 BOE와 손을 잡았다. 일본의 디스플레이 소재 수출 규제로 생산 차질이 우려돼서다. 핵심 고객사인 애플을 BOE에 빼앗기며 삼성디스플레이의 '스마트폰 패널 시장 1위' 타이틀이 위협받고 있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플렉시블 OLED 패널 구매를 취소했다. 구체적인 주문량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1억 달러(약 11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업계에서는 애플과 삼성디스플레이의 결별설이 무성했다. 조짐은 이미 있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그동안 아이폰에 탑재되는 OLED 패널을 독점적으로 납품했으나 최근 애플이 공급선 다변화를 꾀했다. LG디스플레이에 이어 BOE가 지난 2월 세번째 OLED 공급사 지위를 따냈다. 품질 인증 과정을 거쳐 2020년 말 패널을 공급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하지만 BOE의 공급 시기는 예상보다 빨라질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올 가을 출시 예정인 아이폰 XI 시리즈에 BOE의 패널이 쓰였다는 관측이 나온다.

 

애플이 BOE와 협력을 모색하는 건 일본 수출 규제의 여파로 풀이된다. 일본은 지난 4일부터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에 대해 계약 건마다 수출 심사를 받도록 했다.

 

규제 대상에는 OLED 패널 공정에 필요한 플루오린 폴리이미드(PI)가 포함됐다. PI는 불소 처리를 통해 열 안정성과 전용성을 높인 기판용 폴리이미드 필름으로 일본산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당장 재고를 소진해 패널을 양산할 계획이지만 규제가 장기화되면 생산 차질을 피할 수 없다.

 

벌금 문제도 불거졌다. 애플은 당초 삼성디스플레이와 일정 수준 물량을 담보하는 계약을 체결했으나 이에 미치지 못했다. 처음으로 OLED 패널을 쓴 아이폰X 판매가 저조했고 이후 제품들도 높은 가격 때문에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

 

패널 주문량이 급감하며 삼성디스플레이의 공장 가동률은 20% 미만으로 떨어졌다. 계약에 따라 애플은 삼성디스플레이에 7억6400만 달러(약 9000억원)의 벌금을 물어야 했다.

 

애플이 BOE와 협력을 확대하며 스마트폰용 패널 시장에서 삼성디스플레이의 입지는 좁아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1분기 세계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점유율 40.2%로 전년 동기(46.8%) 대비 6%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중국 BOE는 같은 기간 점유율이 6.5%에서 11.9%로 두 배 가까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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