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실리콘웨이퍼 제조사 "제재로 매출 감소" 걱정 토로

-수출 규제로 매출 등 간접적 영향…"장기화시 반도체산업 전체 악영향"


[더구루=길소연 기자] 일본 정부가 지난 2일 한국을 수출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한 가운데 일본 실리콘웨이퍼 제조사가 수출 규제로 인해 매출에 영향을 받고 있다고 털어놨다.

 

일본 정부의 규제 조치로 수출길이 막히자 매출 부진이 이어져 일본 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웨이퍼는 반도체의 핵심 소재다. 불순물을 제거한 실리콘(규소)를 가공해 만든 동그란 원판에 나노미터 단위의 미세회로를 그린 다음 모양대로 웨이퍼를 깎아내고 불순물을 없애면 반도체가 생산된다. 

 

실리콘웨이퍼 제조업체인 섬코(SUMCO)의 하시모토 마사유키 회장 겸 최고 경영자(CEO)는 지난 6일 다수의 일본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반도체 패널 재료 3개 품목이 한국 수출 규제로 인해 간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며 "미중 무역 마찰에 이어 한국 수출 규제 제한까지 이어져 득이된 건 하나도 없다"라고 밝혔다. 

 

히시모토 회장은 또 "불화 수소의 재고량이 상당하다"며 "불화 수소가 없으면 전부 멈춰 버린다. 실리콘웨이퍼도 생산할 수 없어 반도체 산업 전체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까지는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겠지만, 이 사태가 장기화되면 실적 악화가 우려된다고 관측했다.  

 

일본의 수출 규제 제한 조치로 불화수소나 포토레지스트 외 전략물자에 포함된 다른 반도체 필수 소재 수출길이 막히면서 매출 부진이 예상된다는 게 이유다.


실제로 한국 기업이 폴리이미드 불소의 90%, 에칭가스의 44%를 일본에 의존하고 있는데 지난 한 달간 이들 3개 품목은 우리나라에 대한 수출 허가가 한건도 이뤄지지 않았다. 이는 곧 일본 기업도 단 한건의 수출 실적을 올리지 못했다는 얘기와 같다. 섬코의 거래처는 한국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이다.   
 

한국화학연구원에 따르면 일본 섬코(SUMCO)의 실리콘 웨이퍼 시장 점유율은 26%를 차지하고 있다. 독일 실트로닉스(13%)와 한국 SK실트론(9%) 등이 웨이퍼를 생산하고 있지만 점유율이 일본보다 적다.

 

업계는 일본의 반도체 핵심 소재에 대한 수출 규제로 점유율 하락은 물론 반도체 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쿠치 마코토 묘조자산운용의 수석대표는 "한국에 대한 제약은 제한적이지만 특정 부품의 병목현상은 모든 관련 제품에 영향을 미친다"며 "이번 규제 조치는 너무 명확해서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도 핵심 소재 확보 및 대체품목 공급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 협력사들에 "모든 책임을 지겠으니 일본산 소재를 3개월치가량 확보해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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