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홍성일 기자] 일본 정부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로 벌어지고 있는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에 비상이 걸린 기업들이 많다.
일본 기업과 콜라보를 했거나 일본 관련 제품을 판매하던 업체들을 중심으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들 기업들은 일본 정부의 경제 보복 이전부터 상품을 준비했거나 진행 중이던 사안들 이어서 고민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이런 기업들에 대해 온라인 상에서는 "어떤 상황인지 알고 있으나 기분이 좋지는 않다"는 반응이 올라오고 있다.
불매운동의 불꽃이 점점 꺼지는 것이 아니라 점점 더 타오르고 있고 한일 양국 정부 간의 대화도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난처한 상황에 빠진 기업들은 최대한 몸을 사리고 있을 뿐이다.
◇건담과 태권V
지난달 23일부터 일본 애니메이션 '기동전사 건담'과 콜라보레이션을 진행 중이 휠라도 고민이 깊은 회사 중 하나일 것으로 보인다.
건담은 일본을 대표하는 로봇만화로 두 회사의 콜라보는 일찍부터 진행됐던 사안이다.
지난달 공개 당시만 하더라도 건담매니아 등을 중심으로 뜨거운 반응을 얻었고 3분기 실적 개선에도 큰 힘을 보탤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점점 반일 여론이 들끓으면서 적극적인 홍보를 하기에 난처한 상황이 발생해 콜라보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이랜드월드의 SPA브랜드인 스파오가 오늘부터 '로보트 태권브이 협업 라인'을 출시한다고 밝혀 극적인 대비가 이루어 질 것으로 보인다.
◇게임에도 영향미친 불매운동
이런 분위기는 게임업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물론 일본 불매운동이 게임 산업까지 번지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지만 업계는 관련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넥슨은 일본의 유명 게임개발사인 '포케라보'가 개발한 '시노앨리스'의 출시를 연기했다.
넥슨은 "게임의 완성도가 최상의 서비스를 담보할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는 이유를 밝혔다.
불과 출시 이틀을 남기 상황이었기 때문에 넥슨과 같은 큰 기업의 결정이라고 보기에는 이례적인 부분이 많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이에 넥슨이 일본 불매운동의 추이를 보고 역풍을 우려해 게임의 한국 론칭을 연기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여전히 일본산 IP를 이용한 게임들이 상당한 이익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 것이라는 의견도 많다.
이번 불매운동에 직격탄을 맞은 것은 항공과 여행업계이다.
특히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일본 노선 확대에 나섰던 항공사들은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카페베네, 할리스 등 카페 프랜차이즈 업계도 일본 텀블러, 접시 업체들과 콜라보를 진행하기도 했다.
또한 한일축제한마당에 후원한 기업들도 해당 사실이 대대적으로 알려질까를 우려해 홈페이지가에서 리스트를 없애는 등 긴장하고 있다.
근거가 비약한 이유로 시작된 일본 정부의 경제 보복이 한일 양국 기업들을 곤란하게 만들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건이 앞으로 한일 양국 기업의 콜라보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