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윤진웅 기자] 애플이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그린 뉴딜에 힘입어 애플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현대자동차와 폭스바겐의 전기차 플랫폼 E-GMP와 MEB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10일 미국 증권사 웨드부시(Wedbush)에 따르면 애플이 애플카 개발에서 현대차와 폭스바겐을 중 하나를 협력사로 염두에 두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웨드부시 소속 애널리스트 다니엘 아이브스(Daniel Ives)는 9일(현지시간) "현대차와 협상이 결렬됐다고 보기엔 E-GMP 플랫폼은 애플카에 여전히 매력적"이라며 "향후 3~6개월 안에 파트너사를 결정할 확률이 85% 이상"이라고 말했다.
E-GMP는 현대차의 차세대 전기차 라인업의 뼈대가 되는 기술집약적 신규 플랫폼이다. 완충 시 500km 이상의 범위를 제공 할 수 있는 배터리를 갖췄으며 고속충전 기술을 사용해 18분 이내에 최대 80%까지 충전 할 수 있다. 고성능 모델의 경우 최고 속도 약 257km, 3.5초 이내에 시속 0km에서 100km까지 속도를 낼 수 있다고 알려졌다.
그는 이어 "애플은 현대차와 협상이 재개되지 않을 경우 폭스바겐을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며 "E-GMP의 차선책으로 폭스바겐의 MEB 플랫폼이 유력하다"고 주장했다. 자율주행 전기차 확보를 위해서는 이들 플랫폼 외 뾰족한 방법이 어렵다는 것.
폭스바겐의 MEB 플랫폼은 전기차 전용 설계로 차체 바닥에 낮게 깔린 대용량 배터리와 듀얼 전기모터, 전자식 4륜 구동 시스템 등의 파워트레인을 통해 센터터널 없이 넓은 실내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아이브스는 올해가 애플이 전기차 사업에 뛰어들기 '적기'이라고 분석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친환경차 등 그린 뉴딜 정책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미국 전기차 시장 내 큰 변화가 예상된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바이든 대통령의 행보는 그의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바이든은 취임 직후 '바이 아메리칸'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정부 기관 차량은 미국산 전기차로만 교체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바이 아메리칸은 연방정부가 납세자의 세금으로 공공물품을 조달할 때 미국산 제품을 우선 사용하도록 하는 규정을 말한다. 이를 토대로 친환경차와 관련된 다양한 정책이 쏟아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끝으로 그는 전기차 산업은 △수요 확대 △배터리 기술 발전 △정부 지원 등으로 황금기를 맞이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오는 2024년 애플카가 출시될 경우 테슬라와 GM, 포드 등의 시장 점유율이 크게 흔들릴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미국 CNBC는 이날 현대차와 애플 간 자율주행 전기차 제조에 대한 협상이 완전히 결렬된 것은 아니라고 보도했다. 협상은 일시적인 중단이며 아무도 끝이라고 말하지 않았기 때문에 양측이 거래를 재검토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