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자동차 엔지니어 300명 채용…애플카 본격화

전기차·배터리·도로 안전 전문가 등 채용 공고
애플카 프로젝트 조직 재정비…임원 대거 교체

 

[더구루=정예린 기자] 애플이 자동차 분야 엔지니어 300여명 채용에 나서는 등 '전기자동차 구루(Guru·전문가)'를 잇따라 영입하며 애플카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해 자동차, 전기 배터리, 도로 안전 전문가 등 자동차 분야 엔지니어 채용 공고를 냈다. 채용 규모는 300명 이상으로 이들은 모두 특별 프로젝트 그룹(Special Project Group·SPG)에 소속된다. SPG는 애플카 개발을 담당하는 부서로 알려져 있다. 

 

SPG는 테슬라 신차 개발 연구원 출신 더그 필드 부사장이 이끌고 있다. 애플은 지난 2018년 필드 부사장을 영입하면서 소문만 무성하던 SPG를 수면 위로 올렸다. 

 

애플은 채용공고를 내면서 자동차 업계 실무 경험과 전기 공학 분야 학위를 지원 자격으로 명시했다. 포지션은 대부분 전기차와 관련이 있다. △새로운 리튬 이온 배터리의 개발 및 실현을 주도할 배터리 셀 특성 엔지니어 △미국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 미국자동차공학회(SAE) 및 기타 관련 표준에 전문지식을 갖춘 안전 모델링 엔지니어 △전자 시스템과 모터 제어 및 결함 분석 방법론에 전문적인 엔지니어 △DC/DC 컨버터 설계 및 구현을 위한 LV 전문 엔지니어 등이다. 

 

이 밖에 자동차 디지털 분야, 무선 기술 및 관련 생태계 경험이 있는 인재 채용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아이폰, 애플워치 등 애플 기기를 애플카의 '디지털 키'로 활용하기 위한 작업으로 풀이된다. 실제 애플은 최근 현대자동차그룹과 협업해 아이폰으로 차량 문을 열고 시동을 걸 수 있는 '디지털 키'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현재도 애플의 채용 페이지에서 SPG 검색 키워드를 입력하면 26개의 포지션에 대한 채용이 진행중이다. 

 

애플은 지난해 말부터 애플카 개발과 관련된 부서의 임원진을 교체하며 프로젝트 조직을 재정비했다.  

 

SPG를 포함한 애플카 개발 전체를 진두지휘하던 고(故) 스티브 잡스의 측근 밥 맨스필드가 지난해 '두번째'로 은퇴하고, 인공지능(AI) 전략 및 머신 러닝 부서 부사장인 존 지안드레아가 역할을 넘겨 받았다. 지안드레아는 구글 출신으로 지난 2018년 영입됐다. 

 

최근에는 댄 리치오 하드웨어(HW) 엔지니어링 담당 수석 부사장도 새로운 직책으로 옮겼다. 리치오 부사장이 앞으로 어떤 프로젝트를 담당하게 될 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으면서 애플카 관련 업무를 맡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리치오 부사장은 맨스필드의 최측근으로 알려졌다. 맨스필드는 미래 제품을 연구하고 팀 쿡 CEO에게 보고하는 등 자문 역할을 맡겠다며 지난 2012년 은퇴했다. 이듬해 복귀한 맨스필드는 애플카 프로젝트에 다시 합류했다. 리치오 부사장 역시 새로운 프로젝트를 맡으며 진행 상황을 쿡 CEO에게만 별도 보고할 예정이다. 

 

애플은 테슬라 출신 인력을 끌어모으는데도 공을 들이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애플은 우리가 해고한 사람들을 고용한다"며 "테슬라에서 성공하지 못하면 애플에서 일하게 된다"고 표현하는 등 공개 석상에서 애플의 테슬라 출신 인력 고용을 비판할 정도다. 

 

한편 인재 영입과 더불어 애플카 개발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애플이 현대차그룹 등과 접촉하며 협력 의사를 타진하고 있는 가운데 구체적인 부품 협력사도 거론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애플카에는 대만 TSMC의 칩과 삼성 하만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탑재될 전망이다. <본보 2021년 1월 20일 참고 '애플카' 팀 쿡의 선택은?…'자율주행칩 TSMC·인포테인먼트 하만' 유력>

 

애플은 2017년부터 본사가 위치한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운행을 하는 등 테스트를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캘리포니아 DMV에 따르면 애플은 66대의 시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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