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카 위협 못 느껴…편안하게 잔다" BMW CFO, 협력 거부 의사

"경쟁은 동기 부여…BMW, 강력한 위치에 있어"
애플 하청업체 전락 부담 느낀듯…글로벌 완성차업체 줄줄이 '손절'

 

[더구루=정예린 기자] BMW CFO(최고재무책임자)가 애플의 자동차 산업 진출은 위협이 되지 않는다며 우려를 일축했다. 애플카를 제조할 '이상적인 파트너사'로 거론됐으나 BMW도 애플의 '하청업체' 역할은 담당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니콜라스 피터 BMW CFO는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애플의 자율주행·전기차 시장 진출에도 불구하고 "나는 매우 편안하게 자고 있다"고 밝혔다. 애플카 출시를 걱정하지 않는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전한 것이다.

 

피터 CFO는 "경쟁은 동기를 부여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BMW는 매우 강력한 위치에 있으며, 업계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계속 유지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특히 BMW가 자동차 산업 내 치열해지는 경쟁을 이겨낼 수 있다고 자신했다. 

 

BMW는 현대자동차그룹, 폭스바겐, 닛산 등 애플이 접촉했던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줄줄이 애플카 제조 협력 제안에 퇴짜를 놓자 시장에서 이상적인 파트너사로 언급되기 시작했다. 

 

미국 증권회사 샌퍼드 번스타인은 지난달 보고서에서 "두 회사(애플과 BMW)는 모두 선도적인 혁신, 우수한 브랜드와 디자인을 보유하고 있고 글로벌 제조와 가치사슬 관리에서도 탁월하다"며 양사의 협력을 점쳤다. 5년 전에는 팀 쿡 애플 CEO가 BMW의 독일 뮌헨 본사를 방문해 차량의 연결성 등을 논의하기도 했다. 

 

그러나 다른 완성차 업체들과 마찬가지로 BMW 역시 연구개발 협업이나 기술 공유없이 제조·생산만 담당하는 하청업체 역할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BMW도 자율주행차를 개발하고 있는 입장에서 애플과의 단순 협력은 미래 경쟁사를 도와주는 셈이어서 제안을 받아들일 이유가 없다. 

 

앞서 유력 후보로 떠올랐던 폭스바겐의 허버트 다이스 CEO도 지난달 "자동차 산업은 한번에 정복할 수 있는 일반적인 기술 분야가 아닌 만큼 애플은 하룻밤 사이에 이룰 수 없을 것"이라며 "우리는 애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잠재적인 경쟁자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폭스바겐 미래차 사업에 대한 자신감을 보인 동시에 애플과의 협력 논의 중단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본보 2021년 2월 15일 참고 현대차 이어 폭스바겐도 거부…"애플, 車시장 정복 어렵다”>

 

애플은 지난 2014년부터 '프로젝트 타이탄'이라는 이름으로 비밀리에 자율주행차를 개발해왔다. 업계에서는 이르면 오는 2024년 애플카 생산이 시작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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