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체코전력공사(CEZ)의 자회사가 두코바니 원전 사업 준비에 속도를 낸다. 원전 위치와 토지 활용 등을 결정하는 구역 설정 절차를 밟으며 신규 원전 사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CEZ의 자회사 두코바니 발전Ⅱ는 트레비치 당국에 원전 건설에 관한 구역 설정을 요청했다.
구역 설정은 체코 건축법에 따라 건물의 위치, 토지 사용·분할 등을 구체적으로 결정하는 절차다. 환경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건축물의 경우 반드시 거쳐야 한다.
두코바니 발전Ⅱ는 전문가 70여 명의 참여 아래 2년에 걸쳐 구역 설정 신청 문서를 준비했다. 3만 페이지가 넘는 문서를 작성해 트레비치 건축 당국에 넘겼다. 문서에는 원전 2기(최대 발전용량 2400㎿)에 대한 구역 설정이 담겼다.
페트르 자보츠키(Petr Zavodsky) 두코바니 발전Ⅱ 최고경영자(CEO)는 체스케 노비니(České noviny) 등 현지 매체에서 "현재 우리는 1기 건설을 기대하고 있으나 후속 절차를 고려하면 총 2기(최대 발전용량 2400㎿)를 지으려 한다"고 밝혔다. 이는 당초 계획한 1000㎿~1200㎿급 1기에 이어 추가 원전이 지어질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두코바니 발전Ⅱ가 구역 설정에 착수하며 체코의 원전 건설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체코 정부는 2019년 9월 두코바니 원전에 대한 환경영향평가를 승인하고 이듬해 7월 기본협약(Framework agreement)와 실시협약(Implementation agreement)을 체결했다. CEZ에 두코바니 원전 사업비의 70%를 무이자 대출로 지원하기로 하며 사업이 본궤도에 올랐지만 공급사 후보자 선정이 늦어져 일정이 지연됐다. 작년 말 예정된 입찰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체코는 연내 입찰을 개시할 방침이다. 안보 위협으로 논란이 됐던 러시아 로사톰과 중국광핵집단공사(CGN)을 입찰 참여 업체 명단에서 배제됐다. 한수원과 프랑스 EDF, 미국 웨스팅하우스가 경합한다.
다니엘 베니스 CEZ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일정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며 "지금의 유럽 에너지 트렌드는 안정적이고 탄소 배출이 없는 발전원이 필요하다는 원래의 가정을 확인시켜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