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밀로시 제만 체코 대통령이 중국과 러시아를 신규 원전 사업에서 배제하는 법안을 승인했다. 양국이 빠지며 한국수력원자력과 프랑스 EDF, 미국 웨스팅하우스의 '3파전'이 확정됐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제만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이른바 '두코바니 법'으로 일컫는 탄소 에너지 전환과 보조 에너지원에 관한 법 개정안에 서명했다.
개정안은 세계무역기구(WTO) 정부조달협정(GPA) 회원국만 신규 원전 사업의 공급망에 참여하도록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공급망 평가에서 국가 안보 위협 여부도 중요한 기준으로 삼도록 했다. 산업부가 안보에 위협이 되는 회사와 제멋대로 전력구매계약(PPA)을 체결하지 못하도록 정부 부처 간 협의를 강조했다. <본보 2021년 9월 16일 참고 체코, 두코바니법 개정안 통과…"러·중, 원전 유지보수도 배제">
개정안이 최종 문턱을 넘으며 체코는 GPA 회원국이 아닌 중국과 러시아의 원전 입찰 참여를 원천 차단했다. 당장 두코바니 원전 사업부터 중국핵전집단공사(CGN)와 러시아 로사톰이 배제된다.
양사는 두코바니 원전에 높은 관심을 보여왔다. 특히 로사톰은 체코 원전 6기를 운영하고 있다. 오랜 파트너십을 토대로 유력한 수주 후보로 거론됐다. 친러 성향인 제만 대통령은 안보 논란이 일었을 당시에도 로사톰을 두둔했다. 하지만 러시아가 2014년 발생한 브르베티체 탄약 창고 폭발 사고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지며 태도를 바꿨다.
후보는 한수원과 EDF, 웨스팅하우스로 좁혀졌다. 내달 총선 이후 차기 정부에서 최종 사업자를 결정한다.
두코바니 원전 사업은 약 60억 유로(약 8조원)가 투입되는 대규모 원전 프로젝트다. 1000㎿급 원전 1~2기가 건설된다. 체코는 당초 2019년 3월 입찰에 착수할 예정이었지만 중·러 참여를 두고 내부 갈등이 지속돼 미뤄졌다. 이르면 내년 사업자를 뽑아 2029년 착공, 2036년 완공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