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체코 산업통상부에 이어 총리실과 체코전력공사(CEZ)가 중국·러시아의 원자력 발전 사업 입찰 참여를 지지하며 양국 배제를 둘러싼 논란을 종식시켰다. 중국과 러시아를 밀어주는 기류가 형성되면서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수주 의지를 밝힌 '팀코리아'의 입지 변화에 이목이 쏠린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안드레이 바비시 체코 총리는 중국과 러시아의 두코바니 원전 입찰 참여를 막아달라는 요구를 거부했다.
CEZ도 같은 의견을 냈다. 다니엘 베네스 CEZ 최고경영자(CEO)는 현지 언론을 통해 "최대한 많은 입찰자 확보가 중요하다"며 "최상의 입찰 결과를 얻기 위해 서로 경쟁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여러 업체가 경쟁할수록 사업비용이 낮아지고 체코 정부가 최종 계약에서 우위에 점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카렐 하블리첵 체코 산업통상부 장관도 지난 4월 공개적으로 양국 참여에 동의하는 입장을 표명했다. 하블리첵 장관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원전 확장 계획에서 중국이나 러시아 기업을 제외해서는 안 된다"고 밝힌 바 있다.
체코 산업통상부에 이어 총리실과 CEZ가 중국과 러시아의 참여를 독려하며 '러·중 배제설'은 사그라들 것으로 보인다.
앞서 체코 언론들은 현지 정부가 중국광핵집단(CGN)과 러시아 로사톰을 입찰에서 제외하는 내용의 보고서를 채택했다고 보도했다. 로사톰은 즉각 부인했지만 체코 상원 외교안보위원회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참여로 인한 안보 위협을 제기하며 논란이 커졌다.
양국 참여가 확실시되면서 원전 수주전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두코바니 원전 입찰에는 러시아와 중국 외에 한국수력원자력과 미국 웨스팅하우스, 프랑스 EDF, 일본 미쓰비시와 프랑스 아레바의 합작사 ATMEA 등이 경합 중이다.
특히 로사톰은 한수원과 함께 가장 유력한 사업자로 꼽힌다. 로사톰은 체코에서 이미 6기의 원전을 운영하고 있다.
한수원은 정부, 기업과 공동 대응하며 원전 수주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전력기술과 한전연료, 두산중공업, 대우건설 등과 입찰전담조직을 꾸리고 사무소 개소와 현지 봉사활동 등을 추진했다.
대한민국 정부 관계자들과도 밀접히 접촉하고 있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19일 하블리첵 장관, 야로슬라브 밀 원자력발전 특사와 릴레이 화상 면담을 갖고 수주 의지를 피력했다.
특히 성 장관은 양국 협력 모멘텀을 살리고, 성과 창출을 촉진하기 위해 올해 내 '한-체코 산업협력위'를 개최할 것을 제안했다. 성 장관은 밀 원전특사와 면담에서 양국 원전사업에 대한 현황을 공유하고 우리나라와 체코 간 원전 전 주기 협력방안에 대해 집중 논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