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홍성환 기자]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전쟁 우려가 심화하는 가운데 미국이 러시아에 대한 강력한 경제 제재를 예고했다. 러시아는 이에 대비해 자체적인 국제 결제망을 구축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1일 코트라 러시아 모스크바무역관이 작성한 '미국의 스위프트(SWIFT) 금융 제재에 대비하는 러시아 행보'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강행할 경우 미국이 스위프트 금융망에서 러시아를 제외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스위프트는 북미와 유럽 주요 은행들이 가맹한 비영리 조직으로, 민간 국제은행 간 통신 협정이다. 현재 200개국의 1만1000개 금융기관이 스위프트 코드를 사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연간 1조 달러(약 1200조원) 규모의 국제 송금이 이뤄진다. 러시아는 미국 다음으로 스위프트 거래액이 많은 국가로 알려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직후부터 러시아를 스위프트에서 제외하는 논의가 꾸준히 이어졌다. 특히 유럽은 작년 4월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러시아 군대가 철수하지 않으면 러시아로부터 스위프트 결제 시스템을 분리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다만 취리히대 동부유럽연구센터는 "스위프트 분리 결과로 큰 손실을 보는 국가는 러시아가 아닌 미국과 독일"이라며 "이들 국가가 러시아와 국제 송금 거래가 가장 많기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러시아 투자회사 오트키티예는 "러시아를 스위프트에서 분리하며 러시아 외국 채무 개인이나 정부에는 '불가항력 조항'이 적용돼 채무 변제 기한이 무한대로 연장될 가능성이 있다"며 "결과적으로 국제 채권자들에게 큰 손실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러시아는 2014년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서방 국가의 경제 제재가 본격화하면서 금융결제 정보전달 시스템(SPFS)과 국가결제카드 시스템(Mir)을 구축했다.
코트라는 "러시아는 2014년 이후 경제 제재가 지속되면서 스위프트 제외에 대비해 각종 결제 시스템을 구축했다"면서 "이와 함께 외환 보유고에서 달러 비중을 낮추는 데도 총력을 기울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