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동 러시아, 물가 고공행진에 '시름'…2015년 이후 최고

서방 제재에 4월 물가상승률 15% 웃돌아
패닉바잉 움직임에 설탕값 50% 급등

 

[더구루=홍성환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서방의 경제 제재로 극동 러시아 지역이 극심한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코트라 러시아연방 블라디보스토크무역관이 작성한 '극동 러시아, 가파른 인플레이션에 시름' 보고서를 보면 러시아 극동 지역의 물가상승률은 올해 1~2월 7~8% 수준에서 서방 제재가 본격화한 지난 3월 14.48%로 급등했다. 4월에는 15.54%까지 치솟았다.

 

극동연방관구 월간 물가상승률이 15%대를 기록한 것은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으로 서방 제재가 있었던 지난 2015년 이후 처음이다. 당시 △2월 15.11% △3월 15.85% △4월 15.46%를 기록했고 연말까지 10%대가 지속했다. 2016년 1월 들어 10% 아래로 내려갔고, 2017년 4월 이후 2~3%대로 안정세를 보였다.

 

물가 상승의 주요 원인은 소비자의 패닉 바잉으로 인한 일시적 수요 급증, 루블화 약세 등이 꼽힌다. 또 물류비 상승과 세계 공급망 혼란, 제재에 따른 수입 감소 등도영향을 미쳤다.

 

4월 기준 극동연방관구에서 물가상승률이 가장 높은 지역은 △부랴티아 공화국(19.97%) △자바이칼주(18.69%) △유대인 자치주(18.69%) △연해주(16.06%) 등이었다. △추코트카 자치구(9.67%) △사하공화국(12.87%) △캄차카주(13.10%) 등은 상대적으로 상승률이 낮았다.

 

극동지역 식료품 가격은 3월 16.28%, 4월 18.51% 각각 상승했다. 4월 기준 △설탕(52.25%) △면·곡물류(30.37%) △과일·채소류(28.46%) 순으로 상승률이 높았다.

 

주민들이 생필품 부족을 우려해 가장 먼저 식품을 비축하기 시작했으며 제품 품귀와 가격 급등 현상이 이어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연해주정부는 지난 3월 현지 대형 소매 유통망에서 1인당 식료품 구매 수량을 1인당 2㎏으로 제한하기도 했다. 

 

육류와 유제품의 경우 수입사료와 수의약품의 가격 상승으로 축산업자의 비용 증가를 야기했으며 루블화 약세와 더불어 육류(17.34%)와 유제품(19.44%) 가격이 크게 상승했다. 또 국제 운송의 차질로 인해 일부 가공업자들은 수입 장비, 예비 부품 조달에 애로를 겪었으며 포장제품 생산에도 차질이 빚었다.

 

비식료품은 3월과 4월 연속 17%대를 기록했다. 4월 기준 물가 상승이 가장 높은 비식료품은 △자동차(32.67%) △건축자재(32.61%) △세제(27.85%) △향수·화장품(27.66%) 등이었다.

 

현지 진출 기업이 생산을 중단하거나 시장에서 철수한 자동차는 수입이 원활하지 않아 신차와 중고차 가격이 모두 급등했다. 건축자재, 세제, 화장품 등 수입 의존도가 높은 품목 위주로 원자재 가격 인상, 물류비 상승에 따라 높은 인플레이션이 불가피했다.

 

코트라는 "러시아 정부가 서방 제재 등에 맞서 각종 신규 조치를 지속 시행하는 상황에서 이러한 조치가 얼마나 인플레이션 완화에 기여할지 지켜봐야 한다"며 "우리 기업은 높은 인플레이션에 따른 소비자들의 실질 소득과 구매 여력 감소 등을 고려한 가격, 제품 정책 등을 수립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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