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길소연 기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미국 바이든 정부와 유럽 각국이 액화천연가스(LNG) 수급에 나섰다. LNG 수요 증가에 따라 이를 운송할 LNG 운반선 발주도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본 경제신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3일(현지시간) 유럽과 러시아간 갈등으로 한국 조선업계에 LNG 운반선 수주 확대가 기대된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미국과 유럽 각국이 액화천연가스(LNG) 수급을 위해 한국을 포함한 LNG 수입국들과 협의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면서 LNG 운반선 수요도 덩달아 늘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고, 유럽으로 가스 공급을 중단하는 사태에 대비해 물량 확보하고 나선 것으로 유럽의 에너지 위기가 곧 LNG 운반선 수요 증가로 이어진 것이다.
유럽은 현재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러시아에 대한 LNG 의존도를 피해 다른 지역 해상 수입을 늘리면서 LNG운반선이 필요하다. 유럽의 러시아산 천연가스 의존도는 40%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은 자국 파이프라인에서 러시아로부터 천연가스를 대량 수입하고 있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문제에 대응해 공급 중단 사태를 점멸하기 시작했다. 중동·동남아 지역 수입을 늘리기 위해서는 LNG 운반선 확보가 필수적이라 유럽 선사들이 발주량을 늘리고 있다.
실제 한국 조선소들의 LNG 운반선 수주량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갈등으로 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3일 유럽 주요 해운사로부터 LNG 운반선을 수주했다. 그리스 주요 선사로부터 LNG 운반선 2척, 또 다른 유럽 해운사로부터 컨테이너선 6척 등 8척을 총 1조8490억원(약 1770억엔)에 수주했다. 대우조선은 지난해 15척의 LNG 운반선을 수주했다.
현대중공업그룹과 삼성중공업도 지난해 32척·22척의 LNG 운반선을 각각 보유하면서 조선 3사가 전 세계 83%를 차지했다. LNG 운반선은 영하의 극저온에서 천연가스를 저장하는 초대형 탱크의 강도와 연료 효율성이 요구되는데 국내 조선 3사가 기술력을 바탕으로 높은 시장점유율을 자랑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조선업 수주 실적은 1744만CGT(표준선 환산t수)로 2013년 1845만CGT 이후 8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2배 이상 큰 규모이고, 2019년 대비 85% 증가치다. 수주 금액 기준으로 한국은 지난해 439억 달러(약 5조엔)를 수주해 시장 점유율 41%를 차지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유럽의 가스 확보가 LNG 운반선 수요 급증으로 수주 확대가 예상된다"며 "다만 아시아로 향하던 LNG운반선 다수가 유럽으로 향하면서 동아시아 겨울철 가스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