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홍성환 기자]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러시아를 통하는 물류길이 차단되면서 운송 비용이 더욱 상승할 것이란 우려가 커졌다.
26일 코트라 러시아연방 모스크바무역관이 작성한 '우크라이나 긴장 고조, 러시아 물류 현황 파악'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러시아 화물 운송량은 전년 동기 대비 5.5% 증가한 59억t㎞(톤-킬로미터)를 기록했다. 앞서 지난 2020년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전년 대비 4.9% 감소했던 것에서 회복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글로벌 물류시장은 큰 혼란을 겪고 있다. 이로 인해 전자부품, 원자재 등의 글로벌 공급 부족과 비용 상승을 초래하고 있다.
러시아도 글로벌 물류 대란의 영향으로 작년 말부터 승용차·상용차 시장이 위축, 지난해 12월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20%나 급감했다. 또 작년 3월 수에즈 운하에서 발생한 에버기븐호 좌초로 해상 운송경로가 막히면서 연쇄적인 적체 현상을 겪고 있다.
유럽-아시아 해상 노선 화주들은 배송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지난해 러시아 극동 항만으로 노선을 대대적으로 전환했다. 특히 중국을 비롯해 주요 아시아 교역국의 노선 변경으로 작년 말부터 올해 초까지 극동 항구의 과부하 상태가 지속됐다.
과부하 상태의 극동 항만은 선적 처리 속도를 내기 위해 블라디보스토크 상업 항만이 일반 컨테이너 작업을 인계받아 영업 시간을 최대로 확대했다. 작년 12월 러시아 전체 항만의 컨테이너 처리량은 전년 동월 대비 4.2% 증가했다.
유럽-아시아 간 해상 운송 문제가 발생하자 러시아 시베리아 횡단(TSR)으로 화물 운송이 전환되는 현상이 작년 하반기부터 시작됐다. 순수 해상 운송이 육상으로 재분배되면서 러시아 물류 처리능력상 적체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순수 해상 운송이 육로 복합운송으로 전환되면서 비용이 급증한 결과를 초래했다. 주요 아시아 항만들은 화물 운송 적체 현상을 감지하고 러시아 TSR로 전환하기 시작했다. 유라시아 철도연맹지수(ERAI)에 따르면 2020년부터 지수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2020년 1월 기준 1762달러였던 ERAI는 1년 뒤에 2799달러로 뛰었고, 작년 9월에는 1만278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전쟁이 현실화하면서 물류 비용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코트라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가시화된 현재로는 유럽-모스크바 최댄 거리 경로가 차단될 것이고 이로 인해 폴란드와 벨라루스로 우회하는 경로를 이용할 가능성이 커졌다"며 "유럽-서부 러시아 육상 운송이 이미 확대된 상황에서 운송경로 우회까지 이루어진다면 물류비의 추가적인 급증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