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홍성환 기자] 지난 3월 11일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를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선언한 지 100일이 지났다. 하지만 미국에서 확산세는 멈추지 않고 있다. 미국의 경제전문매체 마켓워치는 미국 미네소타주(州) 로체스터에 있는 메이오클리닉의 그레고리 폴란드 박사 말을 인용, 미국이 코로나19 사태에서 범한 다섯 가지 실수를 소개했다.
◇코로나19 확산 속 늦은 대응
코로나19는 작년 12월 초 중국 우한에서 처음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는 이 사실을 정확하게 공개하지 않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하지도 않았다. 그 사이 중국의 설 명절인 춘철을 맞아 우한에서 500만명이 도시 밖으로 이동했다.
미국의사협회보(JAMA)에 따르면 코로나19는 단 30일 만에 단일 도시에서 전국으로 확산했다. 전문가들은 당시 중국 정부가 초기에 코로나19 확산을 경고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 역시 대응이 늦었다. 국경 폐쇄와 경제 활동 셧다운을 뒤늦게 실시했다. 가장 잘 대응했다고 평가를 받는 뉴욕시조차도 더 빨리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는다.
◇펜데믹 한 달 지나 마스크 착용 권장
안면 마스크의 효과를 놓고 논쟁이 벌어진 2개월 동안 뉴욕은 미국에서 대유행의 진원지가 됐다. 결국 미국은 공공장소에서 안면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했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를 펜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한 지 한 달 이상 지난 시점이었다.
뉴 잉글랜드 의학저널은 지난 1월 "지난 12월 중순 이후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전염이 발생한 증거가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국립면역호흡기질환센터(NCIRD)의 낸시 메소니 센터장은 1월 30일 "바이러스는 지역 사회에서 확산하지 않고 있다. 호흡기 질환 예방을 위해 안면 마스크 사용을 권장하지 않는다"고 했다.
◇트럼프 치료제 놓고 오락가락
확산 초기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치료제로 말라리아 치료제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권장했다.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지만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3월 중순 이 약품에 대해 응급 사용 허가를 냈다. 하지만 FDA는 최근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EUA를 철회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를 귀중한 시간을 낭비한 불필요한 방해 요소로 지적했다. EUA는 FDA의 승인과 같지는 않지만 다른 치료 방법이 없을 때 응급 상황에서 내리는 승인 유형이다. 승인 이후 트럼프 정부의 홍보에 따라 이 약물은 점점 정치화됐다.
특히 트럼프는 지난 4월 코로나19 치료제로 소독약을 활용하자는 제안을 했다. 살균 소독제를 인체에 주입해 바이러스를 치료하자는 것이다. 이 제안은 의료진들로부터 큰 비난을 받았다.
◇성급한 경제 활동 재개·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지난주 경제 활동 재개와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플로리다, 캘리포니아, 네바다, 노스캐롤라이나, 텍사스 등에서 감염자가 급증했다. 일분 분석가들은 뉴욕에 이어 플로리다가 다음 바이러스의 진원지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WHO 역시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를 경고했다. WHO는 "각 국가는 공중 보건 및 사회적 조치, 감시 조치 등 종합적 전략을 지속해서 시행해 하향세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11월 대선 앞두고 갈린 공화당-민주당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코로나19 사태가 정치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화당과 민주당은 이번 사태를 놓고 논쟁을 벌이고 있다. 일반 대중들 역시 정치적 성향에 따라 이번 사태에 대해 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폴란드 박사는 비당파적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2차 대유행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정치적으로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국민을 보호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