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홍성환 기자] 올해 한국 경제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한국이 다른 선진국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위기를 잘 극복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이 지난 수십 년간 경제 성장을 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기술을 적극적으로 수용한 결과가 차이를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골드만삭스 자산운용 회장과 영국 재무부 차관을 지낸 짐 오닐 채텀하우스 의장은 최근 한 영국 언론의 기고문에서 "한국은 올해 1월 코로나19 시작된 중국을 제외하고 처음 전염병이 발생한 국가 가운데 하나였다"며 "확산 초기 한국이 다른 OECD 국가들보다 더 많은 고통을 겪을 것이라고 가정하는 것은 무리가 아니었다"고 전했다.
이어 "하지만 다른 초기 희생자인 이탈리아와 달리 한국은 전염병을 가장 잘 예방했다"면서 "반면 이탈리아와 영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심각한 위기를 겪었다"고 지적했다.
오닐 의장은 지난 수십 년간 지속 성장한 한국 경제를 주목했다. 그는 "한국은 지난 40년 동안 1인당 국민소득이 선진국 수준으로 증가한 유일한 개발도상국"이라며 "1980년대 초 한국의 소득 수준은 아프리카와 비슷했는데, 현재는 스페인과 같은 수준이다"고 했다.
그는 또 "한국은 단순히 경제 성장만 한 것이 아니라 기술을 수용함으로써 경제적 계층을 올렸다"면서 "과거 골드만삭스 수석이코노미스트로 근무하면서 180개 이상 국가의 지속가능 개발 지수를 작성했을 때 한국은 대부분 지표에서 상위 10위 안에 들었을 뿐 아니라 기술 채택·확산 지표에서 미국보다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했다.
오닐 의장은 "오늘날 한국은 기술 집약적인 사회이고, 펜데믹 국면에서 특히 지역 감염 위험을 모니터링하고 바이러스 확산을 억제함으로써 확실한 차이를 만들어냈다"며 "반면 영국은 필요한 기술을 충분히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세계적인 수준의 테스트·추적 시스템을 보유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끝으로 "지난 7월 한국의 수출 실적은 눈에 띄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한국이 위기 관리를 잘 했다는 신호이고 모두가 한국을 배우기 시작할 때이다"고 강조했다.
한편, OECD는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0.8%로 전망했다. 지난 6월 전망치인 -1.2%에서 0.4%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OECD가 성장률 전망치를 올린 국가는 한국이 처음이다. 여전히 역성장 구간에 머물러 있지만, 다른 OECD 국가의 평균치가 -7.6%라는 점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경제가 가장 좋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