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홍성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아시아 최대 저비용항공사(LCC) 에어아시아가 14억 링깃(약 4000억원) 규모 자본 확충을 추진한다. 지분 인수 제안을 받은 SK그룹이 투자에 참여할지 주목된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에어아시아는 자금난을 극복하기 위해 기업, 금융기관,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자본 유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에어아시아가 급히 자본 확충에 나선 것은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경영 상황이 크게 악화해서다. 올해 1분기(1~3월) 6억6715만 링깃(약 1900억원)의 손실을 봤다. 3월 말 현재 현금성 자금은 11억 링깃(약 3100억원)에 불과하다.
싱가포르 투자은행(IB) UOB-카이히언(UOB Kay Hian)은 에어아시아가 올해 경영 유지를 위해 최소 20억 링깃(약 5600억원)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에어아시아는 자금난 타개를 위해 SK에 손을 내밀었다. 주당 1링깃, 총 3억3042만 링깃(약 930억원) 규모 지분 10% 인수를 제안했다. 이에 유상증자나 사채를 발행하면 SK가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회계법인 언스트앤영(EY)이 에어아시아에 대해 부정적인 감사의견을 내면서 SK의 고심이 깊어졌을 것으로 보인다. EY는 지난 8일(현지시간) "코로나19로 인해 현금 흐름과 재무 상태가 악화한 에어아시아의 미래가 '중대한 의심(significant doubt)'을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언스트앤영의 감사의견이 알려지면서 주가가 주저앉았다. 8일 말레이시아 증시에서 에어아시아 주가는 1당 0.705링깃으로 전날(0.855링깃)보다 17.5% 급락했다. SK그룹의 지분 인수 제안이 알려진 지난달 초 주가가 오름세를 보이며 지난달 9일 1.02링깃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이후 다시 하락을 거듭했다.
현재 SK그룹은 "경영권과 무관한 소수 지분 투자를 제안받아 검토 중이지만 확정된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토니 페르난데스 에어아시아그룹 회장은 이날 일본 닛케이아시안리뷰와의 인터뷰에서 "6개월 이내에 20억 링깃을 투자받아 경영 정상화를 시도할 것"이라며 "내년 충분히 수익성을 회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여러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면서 "제3의 투자자가 곧 새로운 주주로 합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언스트앤영의 감사 의견에 대해서는 "공정한 평가"라면서도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운 환경에 직면한 항공사는 에어아시아만이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