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팍로이드, '코로나 여파' 컨선 발주 계획 취소…조선 빅3 '씁쓸'

코로나19 장기화로 신규 발주 전면 중단
국내 빅3 조선소 외 중국 조선소 등 7개 업체 수주 경쟁 '허탈'

 

[더구루=길소연 기자] 독일 하팍로이드가 코로나 펜데믹(세계적 대유행)에도 추진하려던 메가 컨테이너선 발주를 전면 중단한다. 발주 규모가 12억 달러(약 1조4600억원)로 추정되는 대규모 수주로, 이를 노렸던 국내 조선소는 씁쓸한 입맛을 다시게 됐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하팍로이드는 최근 영국에서 발행되는 항만관련기술 전문잡지인 '포트 테크놀로지'에 2만3000TEU급 컨테이너선 6척의 발주 계획을 무기한 연기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하팍로이드 발주 물량 확보 경쟁에 나선 조선소들은 아쉬운 표정이 역력하다. 코로나 여파로 수주에 차질이 빚은 국내 조선소가 하팍로이드 물량으로 수주 곳간을 채우려는 계획도 틀어졌다. 

 

당초 하팍로이드는 코로나 여파에도 불구하고 발주 강행의지를 드러냈다. <본보 2020년 3월 30일 참고 "코로나 비켜" 하팍로이드, '1.5조' 컨선 발주 강행…韓·中 물망> 

 

지난 1월 한·중·일 주요 조선소들에 2만 3000TEU급 메가 컨테이너선 6척을 2022년 인도받는 조건으로 신조 발주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기술적, 상업적 신조사업 제안서를 정식으로 발송했다.

 

롤프 하벤-얀센(Rolf Habben Jansen) 하팍로이드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3월 성명을 통해  "메가 컨테이너선 6척 발주 프로젝를 예정대로 추진한다"며 "다만 코로나19가 장기화될 경우 프로젝트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시황 회복 여부를 지켜본다고 밝혔다. 

 

이어 "팬데믹이 얼마나 오래 갈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다"며 "하팍로이드는 이런 상황을 대비해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해놨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코로나 장기화로 인해 프로젝트에 영향을 받아 발주 계획을 전면 중단했다. 코로나로 운항 중단 선박이 생기고, 용선 선박은 선주에게 돌려줄 가능성이 높아지자 신규 발주를 무기한 연기한 것이다. 

 

하팍로이드는 코로나19가 수송 물량과 현금 흐름에 미치는 영향을 제한적으로 보고 있으며, 영향을 미치더라도 오는 5월부터 3분기까지일 것으로 관측했으나 이 역시 빗나갔다.

 

이번 발주 중단으로 아쉬움을 안은 건 비단 국내 조선소만의 애기가 아니다. 하팍로이드의 메가 컨선 수주를 노리고 있는 조선소는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빅3'와 중국 국영 중화후동조선소를 비롯 장난조선소, 다롄조선소, 양쯔장조선소, 중일 합작조선소 난통코스코KHI(Nantong Cosco KHI Ship Engineering, Nacks) 등 7개 업체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국내 '빅3'가 수주전 우위를 점했다. 하팍로이드 등이 한국 조선소에 발주 경험이 많은 데다 중국에 비해 선가는 높지만, 건조 기술력이 뛰어나 경쟁력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하팍로이드는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으로 새로운 상황에 맞게 전략을 수정한 것"이라며 "발주 중단으로 국내 조선소의 수주 물량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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