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길소연 기자] 세계 5위 해운업체 독일 하팍로이드가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도 메가 컨테이너선 발주 사업을 예정대로 추진한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독일 하팍로이드는 2만3000TEU급 컨테이너선 6척의 발주를 강행한다. 발주 규모는 12억 달러(약 1조4600억원)로 추정된다.
롤프 하벤-얀센(Rolf Habben Jansen) 하팍로이드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성명을 내고 "메가 컨테이너선 6척 발주 프로젝를 예정대로 추진한다"며 "다만 코로나19가 장기화될 경우 프로젝트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시황 회복 여부를 지켜본다고 밝혔다.
이어 "팬데믹이 얼마나 오래 갈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다"며 "하팍로이드는 이런 상황을 대비해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해 놨다"고 덧붙였다.
현재 하팍로이든 선대 중 쉬고 있는 선박은 거의 없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쉬게할 선박이 생기고, 용선 선박은 선주에게 돌려줄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선대 감축이 필요할 수 있다고 판단, 이에 대한 유연성도 대비하고 있다.
하팍로이드는 아직까지는 코로나19가 수송 물량과 현금 흐름에 미치는 영향을 제한적으로 보고 있으며, 영향을 미치더라도 오는 5월부터 3분기까지일 것으로 관측했다.
하팍로이드는 올해 세금이자지급전이익(EBITDA) 예상치를 17억 유로~22억 유로(2조3000억~2조9800억원)로 예상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에도 하팍로이드가 메가 컨선 발주를 강행하는 건 컨테이너 운임 시황에 대해 확신을 갖고 있어서다. 올 들어 운임이 상승기조를 달리는 데 컨선의 운임 변화의 징조가 보이지 않는데다 수송 물동량이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하팍로이드의 수송 물동량은 1200TEU였으며, 올해는 이보다 약간 더 늘어날 전망이다. 1분기 운임 수입이 호조세를 보인 반면 4월 이후 상황은 지켜봐야 한다.
발주가 예정대로 진행되면서 대규모 프로젝트를 확보하기 위해 한중 조선소간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수주전은 발주 소식이 들린 지난달부터 시작됐다. <본보 2020년 2월 24일 참고 하팍로이드는 지난달 '3조 규모' 메가 컨선 12척 발주 사업 가동…한·중 물밑 수주전>
메가 컨선 수주를 노리고 있는 조선소는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빅3'와 중국 국영 중화후동조선소를 비롯 장난조선소, 다롄조선소, 양쯔장조선소, 중일 합작조선소 난통코스코KHI(Nantong Cosco KHI Ship Engineering, Nacks) 등 7개 업체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수주가 가장 유력한 조선소는 국내 '빅3'다. 하팍로이드 등이 한국 조선소에 발주 경험이 많은 데다 중국에 비해 선가는 높지만, 건조 기술력이 뛰어나 경쟁력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빅3'가 선정될 경우 선가는 1척당 1억8000만~2억 달러(약 2189억원~2432억원)이나, 중국 조선소가 선택될 경우 선가는 1척당 1억7000만~1억8500만 달러(약 2068억원~2250억원)이다. 한국과 중국 간 선가는 최대 180억원 차이를 보인다.
하팍로이드는 그동안 오는 2022년 중반 인도 조건으로 한, 중 조선소들과 건조 상담을 진행해왔다. 신조선 건조 입찰 의향을 표명한 이후 구체적으로 문의서를 제출했다. 문의서를 받은 일부 조선업체는 지난 1월 기술·공급제안서를 제출했으며, 3월 기술설명회를 개최했다.
한편, 하팍로이드는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으로 새로운 상황에 맞게 전략을 수정 중이라고 강조했다. 중단기 시장 전망이 불투명하지만, 효율적인 에너지 솔루션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롤프 하벤-얀센 CEO는 "세계 경기 침체로 석유시장의 원유 및 석유제품 공급량은 넘쳐나고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이같은 시장 조선에 맞춰 석유 공급 및 판매량을 조절할 수 있는 유연성을 확보했다"고 밝혔다.